&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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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가을이 오는 때면 네가 웃음 지을 때 미간에 드리우는 그늘이 생각난다. 그 미간에서 내려오는 찡그린 콧잔등엔 특히 부끄럼이 많았지.
&nbsp;
조용히 말을 꺼낸 도서관 앞 벤치. 넌 가을이 찾아오면 마음이 거덜 날 것 같다 했어. 그 벤치에 나란히 앉은 우리 둘. 사이를 스쳐 떨어지는 마른 나뭇잎. 그 나뭇잎에 뚫린 벌레 먹은 자리가, 지금도 어쩐지 자꾸 생각나. 네가 머물다 간 시간 마디마디가 그렇게 느껴지곤 해. 발아래 젖은 촉촉한 노란 은행잎.
&nbsp;
그곳에선 잘 지내? 거기 가을은 이렇게 사무치는 바람, 건조한 낙엽 냄새는 그래도 안 날 테니까.
​
오늘처럼 비가 억수로 퍼붓던 날, 넌 내게 전화해 꺼억꺼억 울며 곁에 와 달라고 했지. 깊은 바닷물에 잠겨 허우적대다 결국 못 참고 휴대폰 너머로 넘어오는 검푸른 파도. 그 마음. 네 새파란 울음소리를 생전 처음 듣고는, 손발 끝에서 시작해 온몸이 촛농처럼 굳어버리더라. 그런데 나는 갈 수가 없었어.
&nbsp;
&ldquo;정말 안 되는 거야?&rdquo;
&nbsp;
응. 네 갈기갈기 찢겨나간 그 마음으로 가늘고 길게 그물을 지어 까마득한 우주 너머로, 네가 날 날려버릴 것 같았거든. 저 멀리.
이대로 당장 너에게 달려간다면, 반드시 넌 날 한입에 베어 물어 잡아먹으려 했겠지.
&nbsp;
그러나 그게 무서웠던 건 아니야. &lsquo;도대체 왜?&rsquo;라고 묻는 네게,
&ldquo;비가 너무 많이 와.&rdquo;
할 말은 그뿐이었다. 이유는 다른 데 있었으니까.
&nbsp;
단지 내가 독을 품고 있기 때문이야. 파란 독이지. 너도 가끔 봤잖아. 내 눈 밑을 타고 흐르는 거.
​
네가 정녕 오늘에서야 죽고 싶은지, 난 알 수가 없었어. 그러기엔 짙푸른 비는 무수히 쏟아졌고, 가을 다가온 숨결은 살을 에는 듯 차디찼으니. 전화 속에 잠긴 네 깊은 목소리처럼.
&nbsp;
지금 당장 달려가 내가 가진 파란 독이 네 목 너울을 넘겨 널 뜨겁게 잠식한 순간, 내리는 비는 모든 걸 씻겨내, 흔적도 없이 녹아 사라졌을 텐데 우리.
​
그곳에선 잘 지내? 네 눈물에 여전히 내 파란 독이 비출까.
난 가끔 그게 궁금하긴 해.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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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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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lt;HER&gt;는 이혼 소송으로 힘들어하며 연애편지를 대필해 주는 작가 테어도르가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SF 로맨스다. 놀랍게도 이 영화의 배경은 2025년. 올해 을사년이 된 지 한 달쯤 더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이 영화를 떠올렸다니. 어쩐지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영화 속 테어도르와 사만다처럼 지금은 2025년, 우리는 놀랍게도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기술을 통해 인간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고 그것이 중대한 국가 경쟁력이 된 시대에 실제 살고 있다.
​
영화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해 준다. 과연 인공지능과의 사랑을 우리는 사랑이라 말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서부터, 편지를 대필해 주는 테어도르의 업무와 사만다가 테어도르에게 선물로 지어준 음악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
AI 사만다와의 관계에서 다시 일상의 활기를 되찾은 테어도르는, 미루던 이혼 절차를 직면하기 위해 전 아내 캐서린을 만난다. 그녀에게 거짓이 없길 바라는 테어도르는 인공지능과 만나고 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캐서린은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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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se-component-content">
<div class="se-section se-section-text se-l-default">
<div class="se-module se-module-text">
&ldquo;이게 다 외로워서 그래.&rdquo;
​
영화를 보다 보면 이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외롭지 않기 위해 사람을 만나다가도, 다시금 사람으로부터 숨어버리는 우리가, 과연 &lsquo;내 말을 잘 듣는 인공지능&rsquo;에 만족이란 걸 할 수 있을까? 인간의 감정은 변화무쌍한 것이라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둘러싼 타성에도 지치기 마련이고, 그렇다고 늘 새롭기만 하다가는 주변이 산만해 마냥 편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혹시 인간의 행복은, 이러한 카오스(혼돈)과 코스모스(질서)를 오가는 데서 아주 찰나에 발현하는 아주 미세한 것이 아닐까.
​
사람은 정적이다가도 동적이고, 동적이다가도 정적일 때 아름다움을 느끼곤 한다. 따라서 유행도 돌고 돈다. 예전에 엄마가 젊은 시절 입다가 촌스러워 옷장 깊숙한 곳에 숨겨둔 옷을 발견해 꺼내보니, 요즘 꽤 값나가는 옷보다도 원단이 훨씬 고급스럽고 모양도 예쁘다. 요즘 2030세대가 과거 세기말 감성에 다시 열광하기도 하고, 옛날 판소리를 오늘날에 맞추어 재해석한 &lsquo;조선팝&rsquo;이 새롭게 사랑을 받는 것도 같은 일환이다.
​
너도나도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는 추세고, 나 또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많아 공부하고 연구도 하고 있지만, 그래서 앞으로 더 가치 있게 여겨질 영역이 이 미(美)에 대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미는 인간의 행복(快)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반면 컴퓨터는 &lsquo;무엇이 아름다운지&rsquo; 알지 못한다. 수많은 데이터 학습을 통해 컴퓨터가 드디어 대상을 &lsquo;예쁘다&rsquo;고 이해했을지라도, 변덕이 심한 인간들은 또 쉽게 질려버릴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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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se-section se-section-text se-l-default">
<div class="se-module se-module-text">
​
영화 HER에서, 결국 주인공의 유일한 사랑인 사만다가 오로지 자신만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낀 순간, 테어도르의 사랑은 끝이 난다. 꼭 그 사실이 아니어도,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은 언젠가 끝이 난다. 그 유한성에 지쳐 우리는 언제나 외로워하지만, 반대로 또 유한한 삶이기에 행복은 행복일 수 있는 것이다.
​
2013년 개봉 직후부터, 이 영화를 꽤 많이 다시 봤다. 예전엔 생각했다. 잠시라도 우리를 외롭지 않게 해준다면 인공지능과 인연을 맺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하고. 하지만 인공지능이 흔해지고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지금에 와서는 인공지능과 인연을 맺는 일에 대해 그리 달갑지 않다. 인간은 그런 존재다. 참을 수 없이 가볍다가도, 무거운 그런 존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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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se-imageStrip-container se-imageStrip-col-2">
<div class="se-module se-module-image">
책 '오늘도 꽃은 피어라' 작가
코스미안뉴스 인문 칼럼니스트
브런치 작가
bkksg.com
bkksg.studio@gmail.com
_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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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덕스러운 인간, 영화 'Her'

[출간소식] 오늘도 꽃은 피어라

[영화]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작은 등불. 영화,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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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개요]
2024.7월경
<ul id="docs-internal-guid-6de01f05-7fff-4489-1cc6-2daf2748a57a">
<li dir="ltr" aria-level="2">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소장 전적, 문서, 유물 등을 중심으로 국학 자료의 가치와 역사적 맥락
</li>
<li dir="ltr" aria-level="2">
자료의 특징과 주제에 집중하여 한국 유교 문화의 특징과 역사적 의미를 탐구하는 콘텐츠 기획
</li>
</ul>
&nbsp;
[콘텐츠 트리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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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청일사의 역사
설명 : 청일사는 김시습과 김효종을 모신 사당으로 1621년 무량사 옆에 영각을 세우고 김시습의 초상을 모신 것이 그 시작이다. 영각의 중수와 이건에 대한 기록은 『동봉서원 청풍각 상량문』에 전해지며, 「윤증-송시열 간찰 별지」에는 윤증이 송시열에게 청풍각기를 지어줄 것을 부탁한 내용이 담겨 있다. 1704년 &lsquo;청일&rsquo;이라는 사액을 받았고, 1895년에는 김효종이 추가로 배향되었다. 유림들은 이곳에서 매년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내며 교류를 이어왔고, 이를 기록한 자료로는 「가석 등 시(可石 等 詩)」가 전해진다.
[구현한 지식관계망 웹 링크]
<a title="[충청국학 디지털 아카이브] 청일사의 역사" href="https://archives.ikcc.or.kr/network/view?themeId=T0022" target="_blank" rel="noopener">[충청국학 디지털 아카이브] 청일사의 역사</a>
<img src="https://bkksg-images.s3.ap-northeast-2.amazonaws.com/ProjectImages_highquality/%E1%84%8C%E1%85%B5%E1%84%89%E1%85%B5%E1%86%A8%E1%84%80%E1%85%AA%E1%86%AB%E1%84%80%E1%85%A8%E1%84%86%E1%85%A1%E1%86%BC.png" width="100%" height="100%">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충청국학 디지털 아카이브 - 청일사의 여정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img" data-app="{&quot;type&quot;:&quot;img&quot;,&quot;align&quot;:&quot;content-full&quot;,&quot;mobileAlign&quot;:&quot;full&quot;,&quot;url&quot;:&quot;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rzUdYWJLG6Z15y0-sbhpp8FYzy0.jpg&quot;,&quot;caption&quot;:&quot;&quot;,&quot;width&quot;:&quot;4592&quot;,&quot;height&quot;:&quot;3448&quot;,&quot;originalName&quot;:&quot;igor-son-FV_PxCqgtwc-unsplash.jpg&quot;}" data-block-index="1" data-shown="fa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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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는 그가 한껏 즐거워 식물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게 보기 좋아서, 괜히 이것저것 더 물어봤다. 식물들이 잘 자라는 토양 환경, 습도, 그리고 채광과 어울리는 장소 등에 대해 물어보면, 그는 드물게 활기를 띠며 만물박사처럼 가진 지식을 쏟아냈다. 함께 길을 걷다 만난 들꽃들이 왜 이곳에서 피고 지는지, 저 꽃나무가 지금은 무성한 가지뿐이어도 언제 꽃망울을 터뜨려 나비와 벌들이 찾아오는지에 대해 내게 알려주었다.&quot;}]}" data-block-index="5" data-shown="false">나는 그가 한껏 즐거워 식물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게 보기 좋아서, 괜히 이것저것 더 물어봤다. 식물들이 잘 자라는 토양 환경, 습도, 그리고 채광과 어울리는 장소 등에 대해 물어보면, 그는 드물게 활기를 띠며 만물박사처럼 가진 지식을 쏟아냈다. 함께 길을 걷다 만난 들꽃들이 왜 이곳에서 피고 지는지, 저 꽃나무가 지금은 무성한 가지뿐이어도 언제 꽃망울을 터뜨려 나비와 벌들이 찾아오는지에 대해 내게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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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며칠 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조경가 정영선의 전시, \u003c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u003e에 다녀왔다. 한국 1세대 조경가 정영선 선생은 한국의 토양에 걸맞은 아름다운 조경을 평생에 걸쳐 해온, 견문이 대단한 인물이었다.&quot;}]}" data-block-index="14" data-shown="false">&nbsp;며칠 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조경가 정영선의 전시, &lt;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gt;에 다녀왔다. 한국 1세대 조경가 정영선 선생은 한국의 토양에 걸맞은 아름다운 조경을 평생에 걸쳐 해온, 견문이 대단한 인물이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의 가치와 철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 속 정영선은, 내가 만난 직장 동료처럼 식물이 사람에게 주는 휴식과 안식, 그리고 사랑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병원 건물을 설계할 때 일화였다. 병원에 조경이 필요한 이유는 환자들이 나와 쉴 수 있고, 그 가족들이 속상한 마음을 달랠 곳이 필요해서라고 한다. 정영선 조경가가 가진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과 경륜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quot;}]}" data-block-index="15" data-shown="false">그의 가치와 철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 속 정영선은, 내가 만난 직장 동료처럼 식물이 사람에게 주는 휴식과 안식, 그리고 사랑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병원 건물을 설계할 때 일화였다. 병원에 조경이 필요한 이유는 환자들이 나와 쉴 수 있고, 그 가족들이 속상한 마음을 달랠 곳이 필요해서라고 한다. 정영선 조경가가 가진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과 경륜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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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는 남다른 식물 사랑에 대해, &lsquo;그냥 식물들이 날 필요로 하는 것 같았다.&rsquo;고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며 웃었다. 하지만 나는 잘 알고 있다. 가장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라야 가장 깊이 사랑했다는 것을.&quot;}]}" data-block-index="17" data-shown="false">그는 남다른 식물 사랑에 대해, &lsquo;그냥 식물들이 날 필요로 하는 것 같았다.&rsquo;고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며 웃었다. 하지만 나는 잘 알고 있다. 가장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라야 가장 깊이 사랑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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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전시관을 나와서 북촌으로 이어지는 길가에 잘 길러 놓은 잔디를 밟아보며, 식물을 기르는 일은 사람을 기르는 일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quot;}]}" data-block-index="19" data-shown="false">&nbsp;전시관을 나와서 북촌으로 이어지는 길가에 잘 길러 놓은 잔디를 밟아보며, 식물을 기르는 일은 사람을 기르는 일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사과나무가 포도를 길러 낼 수 없듯이, 사람도 타고난 모양새가 있기 마련이니까. 타고난 잎이 활엽인지 침엽인지에 따라서 적절한 물과 햇빛의 양도 달라지는 식물처럼, 사람도 타고난 성정과 환경에 따라 사랑을 줘야 하는 방식이 다르다.&quot;}]}" data-block-index="20" data-shown="false">사과나무가 포도를 길러 낼 수 없듯이, 사람도 타고난 모양새가 있기 마련이니까. 타고난 잎이 활엽인지 침엽인지에 따라서 적절한 물과 햇빛의 양도 달라지는 식물처럼, 사람도 타고난 성정과 환경에 따라 사랑을 줘야 하는 방식이 다르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또한 식물은 병들어 가도 말이 없다. 그에 비해 사람은 시의적절하지 못한 말과 행동을 해서 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해결책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바로 애정과 믿음을 가지고 지켜봐 주는 것. 우리는 이것을 지지(支持)라고 부른다&quot;}]}" data-block-index="21" data-shown="false">또한 식물은 병들어 가도 말이 없다. 그에 비해 사람은 시의적절하지 못한 말과 행동을 해서 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해결책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바로 애정과 믿음을 가지고 지켜봐 주는 것. 우리는 이것을 지지(支持)라고 부른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lsquo;지지한다&rsquo;는 표현이 사뭇 진지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은 &lsquo;함께 버틴다&rsquo;는 친숙한 뜻이다.&quot;}]}" data-block-index="22" data-shown="false">&lsquo;지지한다&rsquo;는 표현이 사뭇 진지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은 &lsquo;함께 버틴다&rsquo;는 친숙한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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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어려움을 겪는다. 그때마다 고마운 것은, 가까이서든 멀리서든 나를 지지해 주던 사람들이었다. 그들 중 한 명은 내가 &lsquo;은혜를 갚겠다&rsquo;했을 때, &lsquo;더 크게 자라서 다른 사람에게 갚아.&rsquo;라고 말해주었다.&quot;}]}" data-block-index="24" data-shown="false">&nbsp;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어려움을 겪는다. 그때마다 고마운 것은, 가까이서든 멀리서든 나를 지지해 주던 사람들이었다. 그들 중 한 명은 내가 &lsquo;은혜를 갚겠다&rsquo;했을 때, &lsquo;더 크게 자라서 다른 사람에게 갚아.&rsquo;라고 말해주었다.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img" data-app="{&quot;type&quot;:&quot;img&quot;,&quot;align&quot;:&quot;content-full&quot;,&quot;mobileAlign&quot;:&quot;full&quot;,&quot;url&quot;:&quot;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5mt1fZoCzuiMB1af0rz1yZCVpRs.jpg&quot;,&quot;caption&quot;:&quot;&quot;,&quot;width&quot;:&quot;6000&quot;,&quot;height&quot;:&quot;4000&quot;,&quot;originalName&quot;:&quot;val-vesa-L0DeZp3sxas-unsplash.jpg&quot;}" data-block-index="25" data-shown="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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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wrap_img_float"><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5mt1fZoCzuiMB1af0rz1yZCVpRs.jpg" alt="브런치 글 이미지 3" width="100%" height="100%" data-filename="val-vesa-L0DeZp3sxas-unsplash.jpg" data-phocus-index="2"></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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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가 고향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해 이렇게 스스로 분갈이를 한 이유도 다르지 않다.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사람과 만나 서로를, 나아가 이 사회를 지탱하는 일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 존엄을 지키고, 내가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가장 본질적인 방법이니까.&quot;}]}" data-block-index="26" data-shown="true">내가 고향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해 이렇게 스스로 분갈이를 한 이유도 다르지 않다.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사람과 만나 서로를, 나아가 이 사회를 지탱하는 일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 존엄을 지키고, 내가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가장 본질적인 방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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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나 빠른 지금, 우리는 고효율과 고부가가치를 계산하느라 어려움을 함께 버티는 시간은 마치 &lsquo;비효율적이고 무가치한 일&rsquo;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lsquo;함께 버티는 일&rsquo;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보건대 더 많은 건강한 사람을 길러 내는, 그러니까 더 단단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효율적이고 가치 있는 방식이 아닐까?&quot;}]}" data-block-index="28" data-shown="true">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나 빠른 지금, 우리는 고효율과 고부가가치를 계산하느라 어려움을 함께 버티는 시간은 마치 &lsquo;비효율적이고 무가치한 일&rsquo;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lsquo;함께 버티는 일&rsquo;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보건대 더 많은 건강한 사람을 길러 내는, 그러니까 더 단단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효율적이고 가치 있는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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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오늘도 우리 주변 식물들은 말이 없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기나긴 장마 속에서도. 그들은 묵묵히 이 지구를 지지하고 있다. 생텍스의 소설, \u003c어린 왕자\u003e에서 &lsquo;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rsquo;는 말처럼, 누군가는 말없이 그렇게 당신을 지지하고 있을 테니, 부디 당신도 어여삐 자라주기를.&quot;}]}" data-block-index="30" data-shown="true">오늘도 우리 주변 식물들은 말이 없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기나긴 장마 속에서도. 그들은 묵묵히 이 지구를 지지하고 있다. 생텍스의 소설, &lt;어린 왕자&gt;에서 &lsquo;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rsquo;는 말처럼, 누군가는 말없이 그렇게 당신을 지지하고 있을 테니, 부디 당신도 어여삐 자라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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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_이로 글&quot;}]}" data-block-index="32" data-shown="true">_이로 글

식물을 기르는 마음으로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img" data-app="{&quot;type&quot;:&quot;img&quot;,&quot;align&quot;:&quot;content-full&quot;,&quot;mobileAlign&quot;:&quot;full&quot;,&quot;url&quot;:&quot;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wozUUcUpu6g712j30-ZqzgpY_EM.jpeg&quot;,&quot;caption&quot;:&quot;&quot;,&quot;width&quot;:&quot;800&quot;,&quot;height&quot;:&quot;1143&quot;,&quot;originalName&quot;:&quot;다운로드 (9).jpeg&qu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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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wrap_img_float"><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wozUUcUpu6g712j30-ZqzgpY_EM.jpeg" width="100%" height="100%" data-filename="다운로드 (9).jpeg"></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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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영화 \u003c소년시절의 너\u003e는 길거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양아치 소년 샤오베이와, 학교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범생 소녀 첸니엔의 고된 사랑 이야기다. 이 둘은 전혀 달라 보이지만, 사실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외롭고 불안정한 가정환경이다. 소년은 어린 나이에 혼자 집을 나와 살고 소녀는 부모가 진 빚에 시달리며 필사적으로 공부한다.&quot;}]}]}">&nbsp;영화 &lt;소년시절의 너&gt;는 길거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양아치 소년 샤오베이와, 학교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범생 소녀 첸니엔의 고된 사랑 이야기다. 이 둘은 전혀 달라 보이지만, 사실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외롭고 불안정한 가정환경이다. 소년은 어린 나이에 혼자 집을 나와 살고 소녀는 부모가 진 빚에 시달리며 필사적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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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첸니엔은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해 자살한 친구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다음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더군다나 집안 환경에 대해서도 소문이 나면서 상황은 더 악화한다. 학교 밖에서는 길거리에서 같은 양아치들에게 구타당하는 샤오베이를 구해주는데. 그녀의 용기를 먼저 알아본 샤오베이는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명문대 진학을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는 첸니엔을 지켜주기로 약속한다.&quot;}]}">첸니엔은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해 자살한 친구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다음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더군다나 집안 환경에 대해서도 소문이 나면서 상황은 더 악화한다. 학교 밖에서는 길거리에서 같은 양아치들에게 구타당하는 샤오베이를 구해주는데. 그녀의 용기를 먼저 알아본 샤오베이는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명문대 진학을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는 첸니엔을 지켜주기로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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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렇게 둘은 불안한 주변 환경으로부터 서로의 안식처가 된다. 이후, 이야기는 샤오베이와 첸니엔에게 어려운 상황으로 더욱 치닫지만 둘의 사랑은 어린 아이들의 치기를 넘어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진심으로, 강한 유대감으로 사랑을 지켜간다.&quot;}]}">그렇게 둘은 불안한 주변 환경으로부터 서로의 안식처가 된다. 이후, 이야기는 샤오베이와 첸니엔에게 어려운 상황으로 더욱 치닫지만 둘의 사랑은 어린 아이들의 치기를 넘어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진심으로, 강한 유대감으로 사랑을 지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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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를 태어나게 해준 가족이 아닌 곳을 떠나서야 비로소 안식처를 찾은 둘은, 모두를 기만해서라도 그들의 사랑을 지키려고한다. 그러나 샤오베이와 첸니엔의 특별한 관계를 눈치 채고 있던 정 형사는, 둘의 사랑을 지키게 하고 싶어서라도 서로의 잘못을 자백하게 하는 마지막 교두보 역할을 해야만 한다.&quot;}]}">나를 태어나게 해준 가족이 아닌 곳을 떠나서야 비로소 안식처를 찾은 둘은, 모두를 기만해서라도 그들의 사랑을 지키려고한다. 그러나 샤오베이와 첸니엔의 특별한 관계를 눈치 채고 있던 정 형사는, 둘의 사랑을 지키게 하고 싶어서라도 서로의 잘못을 자백하게 하는 마지막 교두보 역할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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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영화 속 인물 첸니엔과 샤오베이에게 삶은 지독하다. 미성년자이기에 더욱더 위험천만하며, 부모의 그늘에서 자랄 수 없는, 안식처가 없는 그들의 삶은 매번 낭떠러지 같은 신세다.&quot;}]}">영화 속 인물 첸니엔과 샤오베이에게 삶은 지독하다. 미성년자이기에 더욱더 위험천만하며, 부모의 그늘에서 자랄 수 없는, 안식처가 없는 그들의 삶은 매번 낭떠러지 같은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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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영화는 일차적으로는 서로를 구원하는 사랑 이야기로 보이지만, 사실 감독은 불안정한 어린 시절의 우리들과, 그 시기를 지나고 어른이 된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인다.&quot;}]}">영화는 일차적으로는 서로를 구원하는 사랑 이야기로 보이지만, 사실 감독은 불안정한 어린 시절의 우리들과, 그 시기를 지나고 어른이 된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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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우리는 어린 시절 어른들이 해결해 줄 수 없는 여러 문제들에 한 번쯤은 봉착한다. 그리고 그 문제는 앞으로 있을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의 인격은 모두 이 &lsquo;소년 시절&rsquo;에 대부분 형성된다.&quot;}]}">&nbsp;우리는 어린 시절 어른들이 해결해 줄 수 없는 여러 문제들에 한 번쯤은 봉착한다. 그리고 그 문제는 앞으로 있을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사람의 인격은 모두 이 &lsquo;소년 시절&rsquo;에 대부분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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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우리 속담에, &lsquo;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rsquo;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올챙이였다가 언젠가 개구리가 된다. 그러나 다 자란 개구리라고 모두가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닐 텐데도, 우리는 금세 어린 시절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너무도 쉽게 잊어버린다. 사랑으로 모든 위기를 극복하려는 어린 사오베이와 첸니엔. 영화 속 주변 어른들은 그들에게 책임과 자격을 강요한다. 어른 정 형사만 빼고.&quot;}]}">&nbsp;우리 속담에, &lsquo;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rsquo;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올챙이였다가 언젠가 개구리가 된다. 그러나 다 자란 개구리라고 모두가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닐 텐데도, 우리는 금세 어린 시절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너무도 쉽게 잊어버린다. 사랑으로 모든 위기를 극복하려는 어린 사오베이와 첸니엔. 영화 속 주변 어른들은 그들에게 책임과 자격을 강요한다. 어른 정 형사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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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허나 스스로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lsquo;소년&rsquo;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영화는 2차적으로 &lsquo;정 형사&rsquo;라는 인물을 통해 다른 관점으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관객들이 느끼기에 샤오베이와 첸니엔의 감정이 진정 소중한 것이라면, 그를 지킬 수 있는 좀 더 나은 세상을 꾸리기 위해 무엇보다 어른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quot;}]}">허나 스스로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lsquo;소년&rsquo;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영화는 2차적으로 &lsquo;정 형사&rsquo;라는 인물을 통해 다른 관점으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관객들이 느끼기에 샤오베이와 첸니엔의 감정이 진정 소중한 것이라면, 그를 지킬 수 있는 좀 더 나은 세상을 꾸리기 위해 무엇보다 어른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lsquo;어린이날&rsquo;을 만든 방정환 선생의 뜻과 다르게, 갈수록 &lsquo;미성년자&rsquo;를 미숙하게 바라보기만 하는 시선이 만연하다. 교복을 입고 부단히도 자신의 인격을 형성해 나가느라 바쁜 어린아이들에게, 우리는 너무나 많은 책임과 자격을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어른들도 책임지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강요는, 자유롭게 자랄 권리가 있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족쇄가 돼버린 것은 아닐까.&quot;}]}">&nbsp;&lsquo;어린이날&rsquo;을 만든 방정환 선생의 뜻과 다르게, 갈수록 &lsquo;미성년자&rsquo;를 미숙하게 바라보기만 하는 시선이 만연하다. 교복을 입고 부단히도 자신의 인격을 형성해 나가느라 바쁜 어린아이들에게, 우리는 너무나 많은 책임과 자격을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어른들도 책임지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강요는, 자유롭게 자랄 권리가 있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족쇄가 돼버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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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wrap_item item_type_img img_align_left" data-app="{&quot;type&quot;:&quot;img&quot;,&quot;align&quot;:&quot;content-left&quot;,&quot;mobileAlign&quot;:&quot;content-full&quot;,&quot;url&quot;:&quot;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Fg0Cb1kEQEMBymLDqenP2xiQt3Y&quot;,&quot;caption&quot;:&quot;&quot;,&quot;width&quot;:&quot;400&quot;,&quot;height&quot;:&quot;561&quot;,&quot;originalName&quot;:&quot;&qu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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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후속세대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그 일에는 그들을 한 인격체로서 대우하는 인식과, 아이들에겐 진정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quot;}]}">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후속세대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그 일에는 그들을 한 인격체로서 대우하는 인식과, 아이들에겐 진정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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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지난 10월, 호주 정부는 혐오적 표현과 정서가 SNS를 통해 아이들 인경 형성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해 16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SNS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사례는 앞서 말한 &lsquo;사회적 합의&rsquo;에 대한 훌륭한 선례가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혐오와 같은 무방비하고 정제되지 않는 자극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다.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샤오베이와 첸니엔같은 아이들이 덜 외로울 수 있게.&quot;}]}">지난 10월, 호주 정부는 혐오적 표현과 정서가 SNS를 통해 아이들 인경 형성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해 16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SNS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사례는 앞서 말한 &lsquo;사회적 합의&rsquo;에 대한 훌륭한 선례가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혐오와 같은 무방비하고 정제되지 않는 자극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다.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샤오베이와 첸니엔같은 아이들이 덜 외로울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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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마지막으로 생텍쥐 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며 마무리한다.&quot;}]}">마지막으로 생텍쥐 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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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wrap_item item_type_hr hr_type_4" data-app="{&quot;type&quot;:&quot;hr&quot;,&quot;kind&quot;:&quot;hr_type_4&qu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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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모든 어른은 한때 아이였다. 소년시절의 너

[숨은영화찾기] 운명을 그토록 사랑하여. 영화 <컨택트>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처음엔 음식 배달 문화가 이렇게나 발달할 줄은 몰랐다. 코로나 이후 급격히 우리 식습관에 스미어, 어떨 때는 도자기류 식기보다 플라스틱 용기가 넘쳐나는 부엌 개수대 모습이 보인다. &lsquo;도대체 저 많은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가는 거지?&rsquo;라는 생각이 &lsquo;우리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rsquo;까지 의식의 흐름이 이어지는 건 심히 괴로운 일이다.&quot;}]}]}" data-block-index="1" data-shown="false">&nbsp;처음엔 음식 배달 문화가 이렇게나 발달할 줄은 몰랐다. 코로나 이후 급격히 우리 식습관에 스미어, 어떨 때는 도자기류 식기보다 플라스틱 용기가 넘쳐나는 부엌 개수대 모습이 보인다. &lsquo;도대체 저 많은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가는 거지?&rsquo;라는 생각이 &lsquo;우리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rsquo;까지 의식의 흐름이 이어지는 건 심히 괴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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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러다 나는 과도한 플라스틱 배출에 심한 죄책감을 느껴서, 최근에는 배달음식을 줄이는 노력 중이다. 너무 바쁘면 어쩔 수 없지만, 요리해서 먹는 일이 일상에서 멀어질수록, 플라스틱이 넘치는 부엌 개수대로부터 나라는 인간이 소외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꺼림칙하기 때문이었다.&quot;}]}" data-block-index="3" data-shown="false">그러다 나는 과도한 플라스틱 배출에 심한 죄책감을 느껴서, 최근에는 배달음식을 줄이는 노력 중이다. 너무 바쁘면 어쩔 수 없지만, 요리해서 먹는 일이 일상에서 멀어질수록, 플라스틱이 넘치는 부엌 개수대로부터 나라는 인간이 소외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꺼림칙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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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우습지만 나는 &lsquo;장을 봐서 요리해 먹는 노력&rsquo;을 한 달째 지속 중이다. 놀라운 것은, 살이 정말 많이 빠졌다는 거다. 독립하기 전, 모친에게 귀에 피가 나도록 듣던 &lsquo;바깥 음식은 다 짜고 달고 양이 많다.&rsquo;는 말은 정말 사실이다. 인간이 &lsquo;맛있다&rsquo;라고 느끼게 하려면 달고 짜면 쉽기 때문이다. 수익 계산을 위해 2인 이상 먹게끔 정량화된 배달 음식은, 필요 이상으로 그 양이 많고 달고 짜다.&quot;}]}" data-block-index="5" data-shown="false">우습지만 나는 &lsquo;장을 봐서 요리해 먹는 노력&rsquo;을 한 달째 지속 중이다. 놀라운 것은, 살이 정말 많이 빠졌다는 거다. 독립하기 전, 모친에게 귀에 피가 나도록 듣던 &lsquo;바깥 음식은 다 짜고 달고 양이 많다.&rsquo;는 말은 정말 사실이다. 인간이 &lsquo;맛있다&rsquo;라고 느끼게 하려면 달고 짜면 쉽기 때문이다. 수익 계산을 위해 2인 이상 먹게끔 정량화된 배달 음식은, 필요 이상으로 그 양이 많고 달고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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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런 의미에서 몸은 참으로 정확하다. 배달 음식을 줄이니, 빠르게 건강해지는 몸과 마음 덕에 일상을 살아가기 가뿐한 상태를 금방 만들 수 있었다.&quot;}]}" data-block-index="7" data-shown="false">그런 의미에서 몸은 참으로 정확하다. 배달 음식을 줄이니, 빠르게 건강해지는 몸과 마음 덕에 일상을 살아가기 가뿐한 상태를 금방 만들 수 있었다.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img" data-app="{&quot;type&quot;:&quot;img&quot;,&quot;align&quot;:&quot;content-full&quot;,&quot;mobileAlign&quot;:&quot;full&quot;,&quot;url&quot;:&quot;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vXqTY5FasknxKD_2Tq7bSswY7KE.jpg&quot;,&quot;caption&quot;:&quot;&quot;,&quot;width&quot;:&quot;4506&quot;,&quot;height&quot;:&quot;3004&quot;,&quot;originalName&quot;:&quot;danzadelume-DPmZ5QGoYf0-unsplash.jpg&quot;}" data-block-index="8" data-shown="false">
<div class="wrap_content mobile_align_full">
<div class="wrap_img_float"><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vXqTY5FasknxKD_2Tq7bSswY7KE.jpg" alt="브런치 글 이미지 1" width="100%" height="100%" data-filename="danzadelume-DPmZ5QGoYf0-unsplash.jpg" data-phocus-index="0"></div>
</div>
</div>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그다음 좋은 점은 일상에 마디가 생겼다는 점이다. &quot;}]}" data-block-index="9" data-shown="false">&nbsp;그다음 좋은 점은 일상에 마디가 생겼다는 점이다.&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 같은 현대인은 강박적으로 바쁘게 살기 때문에 동시에 하는 일이 두 가지인 경우가 번다하다. 컴퓨터 모니터에 업무 화면과 메신저 화면을 둘 다 띄어 놓는 것처럼, 밥을 먹으며 스마트폰을 한다든지 하는 행동들 말이다.&quot;}]}" data-block-index="10" data-shown="false">나 같은 현대인은 강박적으로 바쁘게 살기 때문에 동시에 하는 일이 두 가지인 경우가 번다하다. 컴퓨터 모니터에 업무 화면과 메신저 화면을 둘 다 띄어 놓는 것처럼, 밥을 먹으며 스마트폰을 한다든지 하는 행동들 말이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요리하는 순간만큼은 재료 손질부터 익혀, 그릇에 음식으로 내기까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오로지 먹기 위해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목적과 수단이 명료한 일에서 나는 어떤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먹고살기 위해 컴퓨터를 두들기고, &lsquo;도파민 충전&rsquo;을 위해 영상과 이미지를 빠르게 소비하며 시청각 이외에 감각에서 멀어지는 어리숙한 내게, 요리는 일종의 &lsquo;촉감 놀이&rsquo;가 된다.&quot;}]}" data-block-index="11" data-shown="false">요리하는 순간만큼은 재료 손질부터 익혀, 그릇에 음식으로 내기까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오로지 먹기 위해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 목적과 수단이 명료한 일에서 나는 어떤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먹고살기 위해 컴퓨터를 두들기고, &lsquo;도파민 충전&rsquo;을 위해 영상과 이미지를 빠르게 소비하며 시청각 이외에 감각에서 멀어지는 어리숙한 내게, 요리는 일종의 &lsquo;촉감 놀이&rsquo;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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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다 만들어진 음식에선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긴다. 만든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그릇에 덜어 소소하게 이야기하며 나누어 먹는다. 직접 끓이고 볶은 채소와 고기들에서 스며 나온 즙과 향이 알맞게 뒤섞여 내 목 너울을 넘길 때, 이제 이 음식은 내 몸을 구성하는 단단한 근육과 에너지가 되리라는 확신이 든다. 내일이 더 나을 거라는 희망이 된다. 희망이라는 새로운 세포가 내 몸을 이루는 피와 살이 된다.&quot;}]}" data-block-index="13" data-shown="false">다 만들어진 음식에선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긴다. 만든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그릇에 덜어 소소하게 이야기하며 나누어 먹는다. 직접 끓이고 볶은 채소와 고기들에서 스며 나온 즙과 향이 알맞게 뒤섞여 내 목 너울을 넘길 때, 이제 이 음식은 내 몸을 구성하는 단단한 근육과 에너지가 되리라는 확신이 든다. 내일이 더 나을 거라는 희망이 된다. 희망이라는 새로운 세포가 내 몸을 이루는 피와 살이 된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이는 어떤 종교적 의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도 살아있음에 신성함과 감사함을 느끼며.&quot;}]}" data-block-index="14" data-shown="false">이는 어떤 종교적 의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도 살아있음에 신성함과 감사함을 느끼며.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lsquo;식사&rsquo;라는 일상의 마디에서, 바쁘게 사느라 잊고 있던 단순한 진리를 그제야 깨닫는다. &quot;}]}" data-block-index="15" data-shown="false">&lsquo;식사&rsquo;라는 일상의 마디에서, 바쁘게 사느라 잊고 있던 단순한 진리를 그제야 깨닫는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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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그래.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밥을 나누어 먹기 위해 사는구나! 삶은 이토록 단순하다.&quot;}]}" data-block-index="17" data-shown="false">- 그래.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밥을 나누어 먹기 위해 사는구나! 삶은 이토록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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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것이 살아가는 데 큰 위안이 된다.&quot;}]}" data-block-index="19" data-shown="false">그것이 살아가는 데 큰 위안이 된다.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img" data-app="{&quot;type&quot;:&quot;img&quot;,&quot;align&quot;:&quot;content-full&quot;,&quot;mobileAlign&quot;:&quot;full&quot;,&quot;url&quot;:&quot;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G0c6Ko9Hxj3N4MtCPApNtlDDh4k.jpg&quot;,&quot;caption&quot;:&quot;&quot;,&quot;width&quot;:&quot;3419&quot;,&quot;height&quot;:&quot;4273&quot;,&quot;originalName&quot;:&quot;clement-PAWH_0YWJKg-unsplash.jpg&quot;}" data-block-index="20" data-shown="false">
<div class="wrap_content mobile_align_full">
<div class="wrap_img_float"><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G0c6Ko9Hxj3N4MtCPApNtlDDh4k.jpg" alt="브런치 글 이미지 2" width="100%" height="100%" data-filename="clement-PAWH_0YWJKg-unsplash.jpg" data-phocus-index="1"></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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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한국 전쟁 당시, 갈 곳 잃은 한국의 여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요리하는 재주를 가지고 &lsquo;한식&rsquo;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먹고살 일을 걱정하던 것은 오늘날 우리와 다르지 않지만, 그들이 모여 만든 한식 문화에는 확실히 무언가 다른 게 있다. 예를 들어, 한식집에 가면 &ldquo;만지면 뜨거워요.&rdquo;하고 집게에 들려 나오는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 눈앞에서 팔팔 끓는 뚝배기. 요즘 같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차가운 음식도 미지근하고, 뜨거운 음식도 미지근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동아시아 북방의 추운 나라답게, 식사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온몸을 뜨겁게 데울 수 있는 뚝배기 음식. 그 안에는 &lsquo;추워도 기죽지 마!&rsquo;라는 갸륵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 뚝배기를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 여인들이 먹는 사람을 얼마나 생각했는지, 그 재치와 배려에 웃음이 나곤 한다, 덕분에 다 먹고 나면 그렇게 속이 든든하고 벅찰 수가 없다. &quot;}]}" data-block-index="22" data-shown="false">&nbsp;한국 전쟁 당시, 갈 곳 잃은 한국의 여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요리하는 재주를 가지고 &lsquo;한식&rsquo;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먹고살 일을 걱정하던 것은 오늘날 우리와 다르지 않지만, 그들이 모여 만든 한식 문화에는 확실히 무언가 다른 게 있다. 예를 들어, 한식집에 가면 &ldquo;만지면 뜨거워요.&rdquo;하고 집게에 들려 나오는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 눈앞에서 팔팔 끓는 뚝배기. 요즘 같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차가운 음식도 미지근하고, 뜨거운 음식도 미지근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동아시아 북방의 추운 나라답게, 식사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온몸을 뜨겁게 데울 수 있는 뚝배기 음식. 그 안에는 &lsquo;추워도 기죽지 마!&rsquo;라는 갸륵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 뚝배기를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 여인들이 먹는 사람을 얼마나 생각했는지, 그 재치와 배려에 웃음이 나곤 한다, 덕분에 다 먹고 나면 그렇게 속이 든든하고 벅찰 수가 없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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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어쩌면 이 뚝배기가, 우리가 지난 60년 동안 &lsquo;한강의 기적&rsquo;을 만든 힘의 원천은 아니었을까. 같은 이유에서 일까, 요즘 &lsquo;가성비 좋다&rsquo;, &lsquo;보기만 해도 든든하다.&rsquo;라는 말을 &lsquo;국밥&rsquo;이라고 말하기도 하던데. 참 재미난 일이다.&quot;}]}" data-block-index="24" data-shown="false">어쩌면 이 뚝배기가, 우리가 지난 60년 동안 &lsquo;한강의 기적&rsquo;을 만든 힘의 원천은 아니었을까. 같은 이유에서 일까, 요즘 &lsquo;가성비 좋다&rsquo;, &lsquo;보기만 해도 든든하다.&rsquo;라는 말을 &lsquo;국밥&rsquo;이라고 말하기도 하던데. 참 재미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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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wrap_item item_type_img" data-app="{&quot;type&quot;:&quot;img&quot;,&quot;align&quot;:&quot;content-full&quot;,&quot;mobileAlign&quot;:&quot;full&quot;,&quot;url&quot;:&quot;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e4WJhTjCqDBs8cbL-tC7UXxOISQ.jpg&quot;,&quot;caption&quot;:&quot;&quot;,&quot;width&quot;:&quot;3000&quot;,&quot;height&quot;:&quot;2000&quot;,&quot;originalName&quot;:&quot;michael-kahn-ILwexpeaG_o-unsplash.jpg&quot;}" data-block-index="26" data-shown="true">
<div class="wrap_content mobile_align_full">
<div class="wrap_img_float"><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e4WJhTjCqDBs8cbL-tC7UXxOISQ.jpg" alt="브런치 글 이미지 3" width="100%" height="100%" data-filename="michael-kahn-ILwexpeaG_o-unsplash.jpg" data-phocus-index="2"></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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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앞서 말한 나의 &lsquo;요리를 해 먹는 노력&rsquo;으로 다시 돌아와 보자. 주변 먹거리가 풍부해졌으나 바빠서 아무거나 입에 마구 넣는 일이 많아진 요즘. 그래서 일상의 마디가 차츰 사라지는 요즘. 그럼에도 커피로 꾸준히 &lsquo;카페인 충전&rsquo;을 해야 하는 참으로 기이한 요즘. 우리는 무엇을 위해 먹고사는 걸까? 반세기 전 그 어려운 전쟁을 겪고도, 뚝배기 한 그릇에 삶의 긍지와 존엄을 담아 나눠 먹던 우리가.&quot;}]}" data-block-index="28" data-shown="true">&nbsp;앞서 말한 나의 &lsquo;요리를 해 먹는 노력&rsquo;으로 다시 돌아와 보자. 주변 먹거리가 풍부해졌으나 바빠서 아무거나 입에 마구 넣는 일이 많아진 요즘. 그래서 일상의 마디가 차츰 사라지는 요즘. 그럼에도 커피로 꾸준히 &lsquo;카페인 충전&rsquo;을 해야 하는 참으로 기이한 요즘. 우리는 무엇을 위해 먹고사는 걸까? 반세기 전 그 어려운 전쟁을 겪고도, 뚝배기 한 그릇에 삶의 긍지와 존엄을 담아 나눠 먹던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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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적어도 삶을 지탱할 작은 마디 정도는, 가엾은 우리에게 허락해야 하지 않겠는가.&quot;}]}" data-block-index="30" data-shown="true">적어도 삶을 지탱할 작은 마디 정도는, 가엾은 우리에게 허락해야 하지 않겠는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적어도 삶을 지탱할 작은 마디 정도는, 가엾은 우리에게 허락해야 하지 않겠는가.&quot;}]}" data-block-index="30" data-shown="true">_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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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 뚝배기 하실래예?

[칼럼]존엄에 관하여, 영화 <굿윌헌팅>

[서평] 최선의 삶

* 영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타인의 고통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강가에서 내려오는 여학생 시신을 롱테이크로 촬영한 장면으로 프롤로그를 시작하는 영화&lt;시&gt;.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단출하다.
&nbsp;
영화의 주인공은 늙은 할머니,&nbsp;미자다.&nbsp;그녀는 그 나이답게 모르는 사람과도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nbsp;그리고 자주 깜박깜박하는 그저 그런 평범한 할머니다.&nbsp;딸의 부탁으로 중3&nbsp;손자 하나를 맡아 키우고 있다.&nbsp;사춘기 아이답게 평소 말이 없는 손자의 끼니를 챙겨주는 것도 미자의 일이다.&nbsp;미자는 소일거리로 생전 써본 적 없는&nbsp;&lsquo;시&rsquo;를 배우기 위해 동네에서 열리는 강의를 다녀보기로 한다.&nbsp;평소에 헛소리를 많이 하는 자신은 시를 좀 잘 쓸 수 있을 거라 농담 반 진담 반,&nbsp;딸에게 통화하며.
&nbsp;
한편 미자는 한 주에 몇 번,&nbsp;오후에 부유한 집에서 지내는 거동이 불편한 늙은 회장님을 씻기고 보살피는 일을 하고 있다.&nbsp;고된 일을 하고와서도 시를 쓰기 위해 골몰해보지만,&nbsp;시 쓰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nbsp;작중에 출연한 김용택 시인의 대사를 빌리자면, &lsquo;시를 쓸 마음을 먹기란 쉽지가 않다.&rsquo;
&nbsp;
요양 일을 마친 미자는 회장님 며느리가 일하는 마트에서 걸어나오며,&nbsp;어떤 중년의 여인이 혼이 나간 표정으로 장터에 주저앉은 모습을 발견한다.&nbsp;이름 모를 여인의 얼굴은 햇빛에 그을린 것인지,&nbsp;슬픔에 그을린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검고 또 검다.&nbsp;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대로 미자는 별 탈 없이 귀가한다.
&nbsp;
얼마 지나지 않아,&nbsp;그 여인을 미자가 다시 만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하며.
&nbsp;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고통에 관한 이야기다.&nbsp;그 고통이 너무도 흔해,&nbsp;그 고통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무도 관심이 없는 끔찍한 이야기다.
그럼에도 이창동 감독의 영화, &lt;시&gt;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nbsp;
&nbsp;
타인의 고통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nbsp;
작중 김용택 시인의 대사를 빌리자면, &lsquo;시상은 스스로 오는 게 아니라 직접 찾아야 하는 것&rsquo;이라는 말의 의미를 영화 내내 미자는 우리에게 그대로 보여준다.
&nbsp;
장터에서 마주한 여인의 주저앉은 고통 속으로,&nbsp;그리고 그 여인의 죽은 딸아이의 고통 속으로 미자는 기꺼이 걸어 들어간다.&nbsp;그녀가 용감해서가 아니라,&nbsp;그럴 수밖에 없어서.&nbsp;고통이란 그런 것이다.
&nbsp;
미자는 그제야 시를 쓴다.&nbsp;자신이 체화한 타인의 고통을 쓴다.
&nbsp;
&nbsp;
불교의 유명한 가르침 팔정도(八正道)에는 정견(正見)이라는 가르침이 있다.&nbsp;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nbsp;
&lsquo;시를 쓴다&rsquo;는 것은 내가 아닌 것을 정견 하는 일이다.&nbsp;우리의 고통까지도.
&nbsp;
그러나 우리는 이 바쁜 세상을 살면서 남의 고통에 감흥 하기는 쉽지 않다.&nbsp;그러니 시를 쓸 마음을 먹기란 정말 쉽지 않다.&nbsp;마찬가지로 더욱이 요즘같이 경쟁에 치우치고,&nbsp;인간의 도리라는 게 희미해지는 때에는, &lsquo;개인주의&rsquo;라는 명목하에 우리는 타인을 그저&nbsp;&lsquo;타자화&rsquo;시키는 것에 익숙한 때에는 더욱더.&nbsp;이해한다.&nbsp;나도 그렇다.
&nbsp;
데이터가 넘치는 세상을 살면서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게, &lsquo;뭐든지 검색하면 알 수 있다&rsquo;고 생각한다는 것이다.&nbsp;그러나 그것이 대상을 온전히 바로 본,&nbsp;그러니까 이해한 것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전혀 모른다.&nbsp;그렇게 우리는&nbsp;&lsquo;잘 안다&rsquo;는 베일에 싸여 상대를 함부로 바라보기에 십상인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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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우리가 인정해야 하는 단 하나는, &lsquo;결국 세상에는 모르는 것이 투성이&rsquo;라는 사실이어야한다.&nbsp;그래서 내 주변을 이해하려고 배우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nbsp;그런 이후에도 함부로 당신을 안다고 오판하지 않는 것.&nbsp;나는 그것이&nbsp;&lsquo;인간다움&rsquo;이라고 생각한다.
&nbsp;
세기의 명작들은 우리에게 어떤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nbsp;해결하지 못한 욕망을 비로소 해소하는 경험.&nbsp;이를 통해 우리는 타인을 이해할 실마리를 찾아내곤 한다.&nbsp;가장 중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nbsp;타인을 바로 볼 용기,&nbsp;우리는 그것을&nbsp;&lsquo;사랑&rsquo;이라고 한다.
&nbsp;
시를 쓰는 마음과 타인을 사랑할 용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nbsp;
_이로 글

[칼럼] 영화<시>, 타인의 고통

*영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nbsp;참고 바랍니다.
&nbsp;
&nbsp;살다 보면 &lsquo;죽다 살아났다&rsquo;라고 느낄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겨우 살아서 그때를 돌이켜보면, &lsquo;내가 그때 그렇게 선택하지 않았다면 난 이 세상에 없었을 거야.&rsquo;라는 식으로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안 감독의 영화 &lt;라이프 오브 파이(2013)&gt;는 폭풍에 침몰하는 난파선에서, 작은 배를 가지고 겨우 혼자 살아남아 바다를 표류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소년, 파이의 이야기다.
&nbsp;
배가 침몰하기 전,
파이는 인도의 동물원을 운영하며 종교보단 합리적 이성의 힘을 믿는 아버지와,&nbsp;종교와 영성의 힘을 더 신뢰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조금은 특이한 아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한 가지 종교 활동을 하느라 바쁜데,&nbsp;파이는 이에 물음을 가지고 여러 명의 신을&nbsp;&lsquo;소개받아&rsquo;&nbsp;여러 가지 종교활동을 한꺼번에 하느라 바쁜 아이였기 때문이다.&nbsp;직접 보이지 않지만,&nbsp;그것을 마음으로 느끼는 것에 호기심과 희망을 품은 아이.&nbsp;
&nbsp;
열정이 넘치던 파이는 자신의 동물원 사육시설에 숨어들어, &lsquo;리차드 파커&rsquo;라는 이름의 호랑이와 영혼의 교류를 시도하다&nbsp;&lsquo;짐승에게 잡이먹힐 뻔 했다&rsquo;며 아버지에게 크게 혼이 난다.&nbsp;이날 아버지가 본보기로 보여준 호랑이의 산짐승 사냥을 본 뒤로는 충격을 받아,&nbsp;영혼과 영성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을 뒤로하고 평범한 학생으로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nbsp;파이의 아버지는 아이들의 더 나은 교육과 미래를 위해 가족을 북미로 이사하는 것으로 결정한다.&nbsp;파이네 집안은 동물원의 동물들을 화물선에 모두 태우고 북미로 향한다.
&nbsp;
그렇게 배는 침몰.
폭풍 속에 기절한 채 작은 배 위에서 겨우 깨어난 파이의 눈앞엔,&nbsp;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잠하기만 한 망망대해만이 펼쳐진다.&nbsp;그리고 화물선에서 뛰쳐나온 다리를 다친 얼룩말과 그를 잡아먹으려는 하이에나,&nbsp;그리고 오랑우탄뿐 자신과 같은 사람은 없었다.
곧이어 다친 얼룩말은 하이에나의 먹잇감이 되어 죽고,&nbsp;오랑우탄도 하이에나와 싸우다 죽는다.&nbsp;그리고 갑자기 작은 배 천막에서 호랑이,&nbsp;리차드 파커가 뛰쳐나와 하이에나를 물려 죽인다.
&nbsp;
바다에서 꼼짝없이 호랑이와 살아남아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파이.&nbsp;어린 시절 영혼의 교류는 물론이거니와 산짐승을 잡아먹던 그 호랑이가 무섭지 않을 리 없다.&nbsp;그러나 배에 있던 비상식량과 생존 가이드,&nbsp;그리고 호랑이를 길들임으로써 구조를 기다리다 끝내 불굴의 의지로 살아남는다.
&nbsp;
바다를 표류하면서 만나는 날치떼와 빛나는 해파리들의 향연,&nbsp;그리고 다시 만난 폭풍우와 그로 인해 우연히 정박한 작은 섬의 비밀 등은 파이가 인간의 이성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초월적인 힘을 목도하며 신의 존재를 느낄 수밖에 없는 순간들에 연속이었다.&nbsp;또한 자신과 달리 철저히 본능대로 행동하는 호랑이와 영혼이 맞닿는 순간 깨닫는다.&nbsp;이는 아버지의 가르침과는 정반대의 것이었다.
&nbsp;
마침내 구조된 파이는 엉엉 울며 생각한다.&nbsp;리차드 파커가 없었다면,&nbsp;자신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nbsp;
영화 마지막쯤에선,&nbsp;감독은 파이의 이 기이한 생존 경험이 실재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도록 관객들을 유도한다.&nbsp;영화 속 파이의 말을 빌리자면, &lsquo;내 생존 경험에 대해 아무도 알 수 없고 증명할 수도 없다면,&nbsp;당신은 무엇을 믿을 것이냐.&rsquo;라며.
&nbsp;
영화는 단순히 파이와 호랑이의 장대한 영상미의 조난 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nbsp;이것은&nbsp;&lsquo;믿음&rsquo;에 관한 이야기이다.&nbsp;파이의 아버지가 가진 인간의 합리적 이성에 대한 믿음,&nbsp;그리고 파이의 어머니와 호랑이 리차드 파커가 가르쳐준 내 안의 본능을 다루는 힘과 초월적 존재 앞에서 겪어야 할 겸허한 믿음,&nbsp;나아가 미래를 믿는&nbsp;&lsquo;희망&rsquo;에 대한 이야기다.
&nbsp;
실제 이런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연구한 기록들에 따르면,&nbsp;생존을 위해 얼마 남지 않은 물로 갈증을 해결하기보단,&nbsp;얼굴을 닦으며 자신의 존엄을 지킨 사람들이 살아남는다고 한다.&nbsp;즉 희망을 잃지 않은 자들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nbsp;
파이가 그토록 무서워하던 호랑이와 함께 살아남으며 끝내 영혼의 교류와 우정을 느끼는 장면은 인간이 문명에서 학습하며 믿어온 것과 달리 자연 본연의 모습일 때,&nbsp;직면한 자신의 모습을 상징한다.&nbsp;이는 가족도 잃고 모두 잃은 파이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다른 대륙에 정착해 살게 한 원동력이 된다.
&nbsp;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파이를 살아남게 한 것은 비상식량도,&nbsp;생존 가이드도 아니었다.&nbsp;바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경험과 그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힘.&nbsp;포기하지 않고 꿈꾸는 희망이 결국 스스로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nbsp;
살다 보면&nbsp;&lsquo;죽다 살아났다&rsquo;라고 느낄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nbsp;우리는 그제야 깨닫는다.&nbsp;옳은 답은 미리 정해진 게 아니라,&nbsp;내가 선택한 것을 정답으로 만드는 강한 믿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nbsp;
Life.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다는 사실을.
&nbsp;
_이로 글

[숨은영화찾기] 라이프 오브 파이, 희망의 힘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지음(知音)이라는 말이 있다. 내 마음의 소리를 알아주는 친구.&quot;}]}]}" data-block-index="3" data-shown="false"><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U-SlXsNQGkh_6mvZxi_ZVhcs7Lg.jpg" width="100%" heigh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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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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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_이로 글&quot;},{&quot;type&quot;:&quot;br&quot;}]}" data-block-index="36" data-shown="true">_이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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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영화찾기] 천문 : 하늘에 묻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서울로 이사하고 조용한 동네에서 살고 있다. 내가 사는 동네는 도시 한복판인데도 불구하고 비추는 볕이 좋고, 주변 동네 분들이 자기 주택 조경에 힘을 쓰다 보니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다르고 열리는 열매를 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여름이라 옆 주택 건물 돌담엔 햇빛을 붉게 머금은 능소화가 가득 피었다. 어느덧 창문 앞 테이블에 앉아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좋아하는 차를 마시고 글공부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는 이 일상을 꽤 좋아한다.&quot;}]}" data-block-index="1" data-shown="false"><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VWdDyWBSR5REzYuKlfQOgapx5c0.jpg" width="100%" height="100%">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서울로 이사하고 조용한 동네에서 살고 있다. 내가 사는 동네는 도시 한복판인데도 불구하고 비추는 볕이 좋고, 주변 동네 분들이 자기 주택 조경에 힘을 쓰다 보니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다르고 열리는 열매를 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여름이라 옆 주택 건물 돌담엔 햇빛을 붉게 머금은 능소화가 가득 피었다. 어느덧 창문 앞 테이블에 앉아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좋아하는 차를 마시고 글공부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는 이 일상을 꽤 좋아한다.&quot;}]}" data-block-index="1" data-shown="false">&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서울로 이사하고 조용한 동네에서 살고 있다. 내가 사는 동네는 도시 한복판인데도 불구하고 비추는 볕이 좋고, 주변 동네 분들이 자기 주택 조경에 힘을 쓰다 보니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다르고 열리는 열매를 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여름이라 옆 주택 건물 돌담엔 햇빛을 붉게 머금은 능소화가 가득 피었다. 어느덧 창문 앞 테이블에 앉아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좋아하는 차를 마시고 글공부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는 이 일상을 꽤 좋아한다.&quot;}]}" data-block-index="1" data-shown="false">&nbsp;서울로 이사하고 조용한 동네에서 살고 있다. 내가 사는 동네는 도시 한복판인데도 불구하고 비추는 볕이 좋고, 주변 동네 분들이 자기 주택 조경에 힘을 쓰다 보니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다르고 열리는 열매를 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여름이라 옆 주택 건물 돌담엔 햇빛을 붉게 머금은 능소화가 가득 피었다. 어느덧 창문 앞 테이블에 앉아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좋아하는 차를 마시고 글공부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는 이 일상을 꽤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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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가 작업하며 바라보는 창에는 작지만, 튼튼한 선반이 밖으로 달려 있는데 가끔 바라보고 있으면 내려앉은 새들이 창틀에서 쉬다 눈이 마주치기도 한다. 하루는 까투리가, 하루는 참새 부부가 짹짹 인사하고 푸드덕 날아간다.&quot;}]}" data-block-index="3" data-shown="false">내가 작업하며 바라보는 창에는 작지만, 튼튼한 선반이 밖으로 달려 있는데 가끔 바라보고 있으면 내려앉은 새들이 창틀에서 쉬다 눈이 마주치기도 한다. 하루는 까투리가, 하루는 참새 부부가 짹짹 인사하고 푸드덕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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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얼마 전 저녁, 한강으로 자전거를 타러 갔다가 물 마시러 간 식수대에 고인 물을 마시는 귀여운 제비를 봤다. 그런데 저 멀리서 한 부자지간이 다가오더니 그 물에 비누를 묻힌 채 손을 씻고는 사라졌다. \u0027여기 식수대인데요.\u0027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진 뒤였다. 고인 물은 이제 새가 먹을 수 없는 물이 되었다. 근처 나뭇가지 끝에 앉아 이 광경을 보던 다른 색 제비도 건조하게 쏘아보다 푸드덕 날아가 버렸다.&quot;}]}" data-block-index="5" data-shown="false">&nbsp;얼마 전 저녁, 한강으로 자전거를 타러 갔다가 물 마시러 간 식수대에 고인 물을 마시는 귀여운 제비를 봤다. 그런데 저 멀리서 한 부자지간이 다가오더니 그 물에 비누를 묻힌 채 손을 씻고는 사라졌다. '여기 식수대인데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진 뒤였다. 고인 물은 이제 새가 먹을 수 없는 물이 되었다. 근처 나뭇가지 끝에 앉아 이 광경을 보던 다른 색 제비도 건조하게 쏘아보다 푸드덕 날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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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다음날 또다시 일상. 식탁에 앉아 멍하니 바라보는 창틀엔 어김없이 새가 와서 날 보고 울었다. 문득 어제 한강에 비눗물이 된 고인 물이 생각났다. 비 오는 날이 아니면 새들이 도시에서 물을 먹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겨우 찾은 샘물도 사람 욕심에 쉽게 오염되는데.&quot;}]}" data-block-index="7" data-shown="false">&nbsp;다음날 또다시 일상. 식탁에 앉아 멍하니 바라보는 창틀엔 어김없이 새가 와서 날 보고 울었다. 문득 어제 한강에 비눗물이 된 고인 물이 생각났다. 비 오는 날이 아니면 새들이 도시에서 물을 먹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겨우 찾은 샘물도 사람 욕심에 쉽게 오염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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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적당한 크기의 물그릇과 앉아서 마실 수 있는 돌덩이를 하나 구해 창틀 선반에 올려놨다. 이제 우리 집에 잠시 쉬어가는 새들이 목을 축일 수 있을 것이다. 며칠 지나지 않아 참새가 물을 마시고 가더니, 얼마 전에는 큰 까마귀 한 마리가 물을 마시러 오더니 나와 눈을 마주치며 깍-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맙다 인사를 하는 건가!&quot;}]}" data-block-index="9" data-shown="false">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적당한 크기의 물그릇과 앉아서 마실 수 있는 돌덩이를 하나 구해 창틀 선반에 올려놨다. 이제 우리 집에 잠시 쉬어가는 새들이 목을 축일 수 있을 것이다. 며칠 지나지 않아 참새가 물을 마시고 가더니, 얼마 전에는 큰 까마귀 한 마리가 물을 마시러 오더니 나와 눈을 마주치며 깍-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맙다 인사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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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어릴 적에 가족들과 산속 계곡에 놀러 갔다가 먹던 쑥 지짐을 잘게 찢어 \u0027고시레\u0027라 외치며 숲 속에 던지던 일을 떠올렸다. 주변에 있을 작은 신들에게 공양을 바치는 재미있는 전래 풍습.&quot;}]}" data-block-index="11" data-shown="false">어릴 적에 가족들과 산속 계곡에 놀러 갔다가 먹던 쑥 지짐을 잘게 찢어 '고시레'라 외치며 숲 속에 던지던 일을 떠올렸다. 주변에 있을 작은 신들에게 공양을 바치는 재미있는 전래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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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사람이 아니고, 이 세계 것이 아니어도 모두가 물을 마시고 밥을 먹는 것, 즉 살아남는 일은 모두 똑같을 테니. 아무리 고도로 발달한 도시인 이 서울에서도, 작게나마 자연이 찾아와 인사하는 일에는 어쩐지 뭉클한 감동이 일었다.&quot;}]}" data-block-index="13" data-shown="false">사람이 아니고, 이 세계 것이 아니어도 모두가 물을 마시고 밥을 먹는 것, 즉 살아남는 일은 모두 똑같을 테니. 아무리 고도로 발달한 도시인 이 서울에서도, 작게나마 자연이 찾아와 인사하는 일에는 어쩐지 뭉클한 감동이 일었다.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img" data-app="{&quot;type&quot;:&quot;img&quot;,&quot;align&quot;:&quot;content-full&quot;,&quot;mobileAlign&quot;:&quot;full&quot;,&quot;url&quot;:&quot;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VWdDyWBSR5REzYuKlfQOgapx5c0.jpg&quot;,&quot;caption&quot;:&quot;&quot;,&quot;width&quot;:&quot;3581&quot;,&quot;height&quot;:&quot;6016&quot;,&quot;originalName&quot;:&quot;kevin-bezuidenhout-ZMcWDFXfqaQ-unsplash.jpg&quot;}" data-block-index="14" data-shown="true">
<div class="wrap_content mobile_align_full">
<div class="wrap_img_float">&nbsp;</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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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이처럼 다른 것을 보살피는 일은 사실, 나 자신을 보살피는 일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후에도 새들이 물 마시는 거를 보려고 냉큼 테이블에 앉아 책 한 장을 더 넘기고, 글 한 줄을 더 쓰기도 했다. 옆 건물 돌담에 핀 능소화를 기르는 할머니도 이런 마음으로 자신을 보살피는 여생을 보내고 있으리라.&quot;}]}" data-block-index="15" data-shown="true">이처럼 다른 것을 보살피는 일은 사실, 나 자신을 보살피는 일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후에도 새들이 물 마시는 거를 보려고 냉큼 테이블에 앉아 책 한 장을 더 넘기고, 글 한 줄을 더 쓰기도 했다. 옆 건물 돌담에 핀 능소화를 기르는 할머니도 이런 마음으로 자신을 보살피는 여생을 보내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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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렇다면 나 자신을 보살피는 일은 다른 것을 아름답게 하는 일과 마찬가지겠다. 살아내는 일이 쉽지 않아 그만큼 생존 불안이 커진 박약한 세상이지만, 끝내 내가 보살피는 것들이 결국 나를 살펴봐 주더라.&quot;}]}" data-block-index="17" data-shown="true">그렇다면 나 자신을 보살피는 일은 다른 것을 아름답게 하는 일과 마찬가지겠다. 살아내는 일이 쉽지 않아 그만큼 생존 불안이 커진 박약한 세상이지만, 끝내 내가 보살피는 것들이 결국 나를 살펴봐 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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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얼마 전 친구 생일을 착각하고 한 달이나 미리 전화해 축하했다. 친구는 나보고 매번 까먹는다고 나무라기도 했지만, 내 철딱서니 없음에 오히려 오랜만에 안부를 전할 수 있어 고맙다고 하며 웃었다.&quot;}]}" data-block-index="19" data-shown="true">&nbsp;얼마 전 친구 생일을 착각하고 한 달이나 미리 전화해 축하했다. 친구는 나보고 매번 까먹는다고 나무라기도 했지만, 내 철딱서니 없음에 오히려 오랜만에 안부를 전할 수 있어 고맙다고 하며 웃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얼마 전 친구 생일을 착각하고 한 달이나 미리 전화해 축하했다. 친구는 나보고 매번 까먹는다고 나무라기도 했지만, 내 철딱서니 없음에 오히려 오랜만에 안부를 전할 수 있어 고맙다고 하며 웃었다.&quot;}]}" data-block-index="19" data-shown="true">&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어쩌면 우리, 아무리 작고 사소한 배려와 관심이어도 먼저 베푸는 게 좋겠다. 실수여도 웃어넘기면 그만이니, 주변 사람들에게 안녕을 기원하며 살뜰히 보살피자. 나도 사는 게 불안하고 어려운 만큼, 다른 이들도 불안하고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일 테니. 작고 여린 새가 이 내리쬐는 무더위에도 짧게나마 목을 축이듯이. 작은 보살핌은 되려 내게 충만한 사랑으로 돌아온다.&quot;}]}" data-block-index="21" data-shown="true">&nbsp;어쩌면 우리, 아무리 작고 사소한 배려와 관심이어도 먼저 베푸는 게 좋겠다. 실수여도 웃어넘기면 그만이니, 주변 사람들에게 안녕을 기원하며 살뜰히 보살피자. 나도 사는 게 불안하고 어려운 만큼, 다른 이들도 불안하고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일 테니. 작고 여린 새가 이 내리쬐는 무더위에도 짧게나마 목을 축이듯이. 작은 보살핌은 되려 내게 충만한 사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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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_이로 글&quot;},{&quot;type&quot;:&quot;br&quot;}]}" data-block-index="23" data-shown="true">_이로 글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opengraph" data-app="{&quot;type&quot;:&quot;opengraph&quot;,&quot;openGraphData&quot;:{&quot;title&quot;:&quot;비껴서기 | BKKSG&quot;,&quot;url&quot;:&quot;https://bkksg.com/&quot;,&quot;canonicalUrl&quot;:&quot;https://bkksg.com/&quot;,&quot;image&quot;:&quot;https://img1.daumcdn.net/thumb/C400x400/?fname\u003dhttps://bkksg.com/thumbnail/bkksg_thumbnail.png&quot;,&quot;description&quot;:&quot;이로가 비껴서서 생각하고 설계하고 만드는, 움직이는 화랑 | 시, 수필, 미술, 시각, 기획&quot;}}" data-block-index="28" data-shown="true">&nbsp;</div>

[칼럼] 작은 물그릇에 담긴 큰 울림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홀로 가는 길에 우두커니&quot;},{&quot;type&quot;:&quot;br&quot;}]}">홀로 가는 길에 우두커니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차가운 겨울이 까슬하게 잡히는&quot;},{&quot;type&quot;:&quot;br&quot;}]}">차가운 겨울이 까슬하게 잡히는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 살갗 가장 여린 데&quot;},{&quot;type&quot;:&quot;br&quot;}]}">살갗 가장 여린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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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불그스름하게 사기된 마음은 오늘도 누일 데 없어&quot;},{&quot;type&quot;:&quot;br&quot;}]}">불그스름하게 상기된 마음은 오늘도 누일 데 없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처져만 간다오&quot;},{&quot;type&quot;:&quot;br&quot;}]}">처져만 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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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계절이 바뀌어 오늘자 새벽이 어슴프레 건너오면&quot;},{&quot;type&quot;:&quot;br&quot;}]}">계절이 바뀌어 오늘자 새벽이 어슴프레 건너오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날이 못서리치는 내 안에 가시덩굴&quot;},{&quot;type&quot;:&quot;br&quot;}]}">나날이 몸서리치는 내 안에 가시덩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위를 구르며, 구르며&quot;},{&quot;type&quot;:&quot;br&quot;}]}">그 위를 구르며, 구르며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가녀린 목구멍에서 꽃을 피워내는 일이란 전부&quot;},{&quot;type&quot;:&quot;br&quot;}]}">가녀린 목구멍에서 꽃을 피워내는 일이란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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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세상은 힘든 것이다&quot;},{&quot;type&quot;:&quot;br&quot;}]}">세상은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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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저물어가는 이 새벽마디&quot;},{&quot;type&quot;:&quot;br&quot;}]}">저물어가는 이 새벽마디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마디마디마다 우리가 목전에 놓고 사는 생명의 단말마&quot;},{&quot;type&quot;:&quot;br&quot;}]}">그 마디마디마다 우리가 목전에 놓고 사는 생명의 단말마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어휘, 그 어휘, 내 어휘&quot;},{&quot;type&quot;:&quot;br&quot;}]}">어휘, 그 어휘, 내 어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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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오늘도 발바닥을 파고드는 내 뜨거운 가시를&quot;},{&quot;type&quot;:&quot;br&quot;}]}">오늘도 발바닥을 파고드는 내 뜨거운 가시를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가시들 끝에 촘촘하게&quot;},{&quot;type&quot;:&quot;br&quot;}]}">가시들 끝에 촘촘하게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 눈물 매달린 이슬방울&quot;},{&quot;type&quot;:&quot;br&quot;}]}">내 눈물 매달린 이슬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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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사는 일에 못 이겨 눈시울만 붉히느라 바빴다&quot;},{&quot;type&quot;:&quot;br&quot;}]}">사는 일에 못 이겨 눈시울만 붉히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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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림자 지는 저 색별&quot;},{&quot;type&quot;:&quot;br&quot;}]}">그림자 지는 저 샛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발끝애 머무는 가시나무 향기&quot;},{&quot;type&quot;:&quot;br&quot;}]}">발끝에 머무는 가시나무 향기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유잣잎&quot;},{&quot;type&quot;:&quot;br&quot;}]}">유잣잎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마른 잎에서 풍기는 내 소중한 생명의 단말마&quot;},{&quot;type&quot;:&quot;br&quot;}]}">그 마른 잎에서 풍기는 내 소중한 생명의 단말마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어휘, 그 어휘.&quot;},{&quot;type&quot;:&quot;br&quot;}]}">어휘, 그 어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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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_이로 시&quot;},{&quot;type&quot;:&quot;br&quot;}]}">_이로 시

[시]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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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남에 매번 깊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는 지인이 있다. 하지만 그 짧은 대화에서 지인이 무심코 남기는 단어와 언변은 그 깊이가 굉장히 깊고 본인만의 색깔이 있었다. 나는 그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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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내가 글을 쓰는 일을 매번 응원해 주시면서도,&nbsp;글쓰기는&nbsp;&lsquo;자신은 못할 일&rsquo;이라고 생각하고 지레 혀를 내두르곤 했다.&nbsp;그래서 한번은 누가 되지 않게 조심스레 용기 내 글을 한 번 써 보시라고 권했다.&nbsp;지인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으신 것처럼 놀라더니,&nbsp;자신의 어떤 면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냐고 되물었다.
&nbsp;
가장 먼저,&nbsp;당신은 정직하다
&nbsp;
누구나 실수하며,&nbsp;누구나 초심자의 시절을 겪는다.&nbsp;살다 보면 알게 되지만,&nbsp;자신이 모른다는 것을&nbsp;&lsquo;모른다&rsquo;&nbsp;인정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nbsp;그리 제대로 알지 못해도 살 수는 있기 때문이다.&nbsp;하지만 스스로가 모르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다는 것부터가,&nbsp;내 생각을 의심하고 반성하며 사고하는 일이 시작이다.&nbsp;글쓰기는 결국 자신과 이야기하는 가장 가까운 방법이니까.
&nbsp;
그리고,&nbsp;당신의 글과 말엔 특유의 느낌이 있다
&nbsp;
특히,&nbsp;문학적인 작품을 쓸 때 필요한 능력이다.&nbsp;이것을 갖춘 사람이면 꿀과 향을 쫓아 나비와 벌이 날아드는 활짝 핀 꽃처럼 어디를 가나 고유한 매력적인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nbsp;
마지막으로,&nbsp;당신은 진지하다
&nbsp;
우리는 요즘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을지 모른다.&nbsp;호흡이 빠르고 메시지가 단순한,&nbsp;일명 숏폼(Short-form)&nbsp;콘텐츠들이 많아졌기 때문에,&nbsp;대상을 보고 사고하는 능력과 그를 정리해 서술하는 능력은&nbsp;&lsquo;왜 이렇게 진지해?(Why So Serious?)&rsquo;는 어떤 영화의 대사처럼 폄훼당하고 있으니 말이다.&nbsp;더군다나 혜성같이 등장한&nbsp;AI&nbsp;기술은 마치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답을 얻을 수 있는,&nbsp;일명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에 빠지도록 유혹하는데 탁월하다.&nbsp;이런 간편한 시대를 살아가면서,&nbsp;대상을 보고 다시 한 번 내 생각을 되뇌고 통찰력을 발휘해 다른 영역과 고유한 경험을 버무려야 하는 지적 활동은 점점 등한시 되는 추세다.&nbsp;
&nbsp;
그래서 진지할 줄 안다는 것은 인간의 자산이다
&nbsp;
한편,&nbsp;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인공지능에&nbsp;&lsquo;네가 가장 어려워하는 일이 뭐니?&rsquo;라고 물으면, &lsquo;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일&rsquo;이라고 답한다.&nbsp;기존 데이터를 가져와 수식을 활용해 서술하는 것은 이미 인공지능이 우리보다 더 잘하기 시작했다.&nbsp;그러나 데이터를 만드는 일,&nbsp;즉 정보를 생산하는 일은 아직 인간의 몫이다.&nbsp;정보를 생산하는 일.&nbsp;즉&nbsp;&lsquo;생각하고 글쓰기&rsquo;다.&nbsp;세상이 급변한 것 같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았다.&nbsp;사고와 통찰은 여전히 인간,&nbsp;인문의 영역이다.&nbsp;나아가 요즘 화제인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도&nbsp;&lsquo;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읽고 쓰는 능력&rsquo;을 말하는 것이다.
&nbsp;
나는 앞서 말한 이유를 들어, 지인에게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였고, 나 자신에게도 하는 말이었다. 세상 모든 게 빠르게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할루시네이션이 가득한 세상을 살고 있지만 사실 이것은 거짓이다. 결국 이 모든 게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만이 명확하다. 글쓰기는 인간이 가장 오래 가장 정교하고 방대하게 해온 데이터 만들기 작업이다.
당연한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습관이 빠른 속도로 상실되는 요즘,&nbsp;나는 오히려 지금이 글 쓸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nbsp;가치는 희소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nbsp;그 때문에 매사를 진지하게 살펴볼 줄 알고,&nbsp;내가 모르는 것을 발견해 익히고 그 과정에서 나만의 독창성을 발휘한 나만의 데이터,&nbsp;즉 글을 쓸 때 좋은 삶은 우리에게 다가온다.&nbsp;개성 없는 사람은 없다.&nbsp;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당신 생각보다 유일무이하다.&nbsp;이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nbsp;
&nbsp;
글 쓰는 것처럼 살고 싶다고.&nbsp;지인에게 웃으며 말했다.
&nbsp;
_이로 글

[칼럼] 변하지 않는 것,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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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그런 사람이 있다. 길지 않은 만남이지만 잠깐의 침묵에서 그가 살아온 인생이 느껴지는 애틋하고도 깊어 배우고 싶은 사람. 직접 걸어온 길을 설명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사실 너무나 멀리, 다른 이들보다 앞서간 사람이 별처럼 품은 고독을 그늘처럼 가진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
&nbsp;
얼마 전 좋아하는 선생님께서 퇴임하셨다.&nbsp;그분도 그런 사람이다.&nbsp;마지막 수업도 그답게 단출하지만 멋들어졌다.&nbsp;스승의 스승이면서,&nbsp;그는 마지막에 와서야 다시 처음 출발선에 섰다는 듯이 설레며 말했다. &lsquo;교사라는 직업을 존경한다&rsquo;고.&nbsp;자신도 스승이면서,&nbsp;저렇게 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련을 견디며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왔을까.&nbsp;자연스레 밀려오는 엄숙한 존경심이 파도처럼 학생들을 스치고 지나갔다.
&nbsp;
모두가 별과 같이 자신만의 빛을 품고 태어났으면서,&nbsp;나이를 먹으며 빛깔은 퇴색되고 반사체로 남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지만,&nbsp;저렇게 저물어 가는 자리에서도 끝내 자신만의 빛을 뿜는 별과 같은 선생님.&nbsp;나도 그를 존경한다.&nbsp;동경한다.
&nbsp;
언젠가 제자들이 떠날 줄 알면서도 그 자리에 나무처럼 남아 한결같이 그곳에 머무는 사람이 선생이란 사람이며,&nbsp;자신은 그런 이를 존경한다는 말 뒤에는 침묵이 이어졌다.&nbsp;잠깐의 침묵이 보다 많은 것을 말해주었다.&nbsp;그리고 제자들에게 나와 같은 길을 선택해 주어 감사하다는 말도.
&nbsp;
내가 선생님을 뵌 지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nbsp;그가 품은 빛을 쬐는 데 충분한 시간이었다.&nbsp;그동안 많은 제자들의 길을 비추느라,&nbsp;가진 생명력으로 등대가 되어 주는 그의 다부진 어깨가 기억에 남는다.&nbsp;그 어깨에 내려앉은 친구 같은 고독을 나는 바라본다.&nbsp;그 찬란한 외로움을 존경한다.
&nbsp;
이처럼 나는 스스로 빛을 내는 사람들 마음에 진 아늑한 그늘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nbsp;어쩐지 남 일 같지가 않으니까.&nbsp;그것이 애처롭다.&nbsp;그래서 이 순간이야말로 어떠한 것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자 영광이다.&nbsp;그가 떠난 자리를 바라보며,&nbsp;앞으로 수많은 학생이 그를 본보기로 삼고,&nbsp;그리워하며 또 다른 색깔로 인생을 채워 갈 것이다.&nbsp;
&nbsp;
이제 막 인생을 배우기 시작한 나는,&nbsp;인생의 한 막을 끝내는 어떤 이의 마지막 수업에서,&nbsp;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형용할 수 없는 깊이의 우주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nbsp;우리는 간혹 겁이 날 때면&nbsp;&lsquo;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rsquo;고 철없이 외치곤 하지만,&nbsp;사실은 나보다 먼저 간 자들이 비추는 별의 그늘 아래 살고 있는 걸지도.
&nbsp;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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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연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한다.&nbsp;매체 발달로 삽시간에 많은 사람의 흔적을 쉴 틈 없이 자극으로 받아들여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고달픈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지만,&nbsp;교사의 마음으로.&nbsp;내 눈앞에 있는 이가 언젠가는 떠날 줄 알면서도 열과 성의를 다해 세상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날 인연들을 소중히 대하는 일.&nbsp;마음에 미련과 후회를 내려놓고,&nbsp;더 나은 기회를 그 인연에게 기꺼이 건네는 선물 같은 삶.&nbsp;언젠가는 누군가,&nbsp;내 그늘을 보고 날 어여삐 여겨주는 것을 고맙다고 소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멋진 날이 내게도 올 테니.&nbsp;그러니 오늘의 인연은 내일의 빛이다.&nbsp;그 빛을 동경한다.
&nbsp;

[칼럼] 별의 그늘과 인생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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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인들은 말했다. 인생은 고해, 그러니까 고통의 바다라고. 그렇다. 삶에서 고통을 마주하지 않고 살아갈 순간은 몇 안 된다. 단지 우리가 너무 쉽게 잊는다. 편리한 교통시설, 주변에 넘쳐나는 군것질거리가 충분히 갖춰져도 해체되는 인간관계, 죄책감과 경쟁에서 뒤처질지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으로 고통스러운 게 인생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연꽃처럼 피어나는 게 아름다워 붙인 또 다른 이름은 &lsquo;삶&rsquo;이다. 삶은 인간이라면 겪어야 하는 숙명이다. 난 우리의 이러한 운명에서 어떤 숭고를 느낀다.
&nbsp;
이제 뜨거운 여름이다.&nbsp;여름은 생명력의 계절이다.&nbsp;그리고 곧 가을이 올 거다.&nbsp;봄에 열심히 싹을 틔우고 그 새싹에선 꽃이 피고 그 꽃이 지고 열매를 맺어,&nbsp;낙엽으로 쇠락하는 계절이.&nbsp;달리 말하면 여름에 생명이 가뜩이나 넘치는 이유는 나머지 계절이 있기 때문이다.
&nbsp;
우리의 불행과 고통도 나머지 계절이 있기 때문이다
&nbsp;
간혹 아이들이 꽃잎이 떨어질 때쯤이면,&nbsp;이왕 떨어질 거 빨리 떨어지라는 듯 흔들어 꽃잎을 떨군다.&nbsp;아이들이 생명력이 넘치기 때문인지 몰라도,&nbsp;성숙한 사람들은 떨어지는 꽃잎을 그저 바라보는 게 오로지 지금뿐이란 것을 안다.&nbsp;생명이 고통을 딛고 태어나 단 한 번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nbsp;내년에도 피고 지는 꽃은,&nbsp;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nbsp;이 소중한 진실을 아는 사람에게 인고의 시간을 견뎌 핀 꽃이,&nbsp;단 한 번 지는 모습이 애달프지 않을 수 없다.&nbsp;우리네 삶도 다르지 않으니까.&nbsp;그래서 소중하다.&nbsp;이게 우리가 가진 숭고다.
&nbsp;
메멘토 모리(Memento mori).&nbsp;우리는 언젠가 모두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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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삶의 숭고조차 개인의 능력으로 섣불리 결론 나는 게 요즘 세상이다.&nbsp;내 기쁨도,&nbsp;슬픔도 내 탓인 세상.&nbsp;내가 불행한 탓이 내 잘못만이라는 섣부른 생각은,&nbsp;내 삶을 순식간에 부정하는 일이 된다.&nbsp;그럴 거면 왜 태어나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나.&nbsp;누구나 어릴 적에는 부모님&nbsp;&lsquo;등골브레이커&rsquo;가 되어야 하는데.&nbsp;서둘러 꽃잎을 떨구는 아이들처럼,&nbsp;우리는 가끔 잊는다.&nbsp;꽃은 피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을.&nbsp;이제 막 피어난 아이들은 그래서 자신이 그토록 아름다운 지 모른다.&nbsp;우리는 살아있기 때문에 아프다는 것을.
&nbsp;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의 정신분석은 아이들이 어른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무의식을 통찰한 학문이다.&nbsp;그러나 이 정신분석은 사후 확증적으로 인간의 현상을 해석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만,&nbsp;어떻게 살아야 할 지는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다.&nbsp;그런데 우리는 섣불리 결론을 내려버린다.
&nbsp;
&lsquo;내가 불행한 탓은,&nbsp;어릴 때 가정 환경 탓이야&rsquo;
&nbsp;
그러나 이것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nbsp;즉,&nbsp;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nbsp;태어나 나고 자란 환경이 중요하다 쳐도,&nbsp;우리에겐 나머지 인생이 있다.&nbsp;그래서 사람이 겪는 경험에는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nbsp;고통을 겪는다면,&nbsp;우리는 더 강해진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nbsp;행복을 겪는다면,&nbsp;우리는 내 행복이 영원하지 않아 감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nbsp;이토록 다행이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nbsp;
&nbsp;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언젠가는 반드시 피고 지는 꽃과 같은 존재라,&nbsp;살아있는 매 순간이 찬란하다는 걸 아는 일이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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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그러니 너무 쉽게 단정 짓는 일을 멈추자.&nbsp;우리 삶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nbsp;훨씬 더 복잡다단하니 아름답다.&nbsp;그러니 어떤 고통도,&nbsp;어떤 행복도 내게 왔을 때 향긋한 찻잎을 따뜻한 물에 우려내듯 자신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nbsp;내게 지금 어떤 인면이 스쳐 가,&nbsp;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nbsp;즉, &lsquo;어떻게 살아야 할지&rsquo;를 충분히 고민해 볼 시간 말이다.
&nbsp;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nbsp;그래서 인생은 단순하지도 그리 비참하지도 않다.&nbsp;그러니 오늘 내 옆에 핀 이 꽃과 같은 시간이 얼마나 다행인가.&nbsp;이토록 다행이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nbsp;오늘도 삶은 너무도 소중하다.
&nbsp;
*
칼럼니스트 제5회 코스미안상 수상 메일:&nbsp;<a href="mailto:bkksg.studio@gmail.com">bkksg.studio@gmail.com</a>

[칼럼] 꽃처럼 피고 지는 삶, 메멘토모리

<a title="코스미안 뉴스 보러가기" href="https://www.cosmiannews.com/news/288536" target="_blank" rel="noopener">코스미안 뉴스 보러가기</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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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같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우분께 창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lsquo;그 고생이 즐거워서 하신다니 정말 대단하다.&rsquo;라는 말을 들었다. 당황스러웠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서.&nbsp;
&nbsp;
나는 만들지 않고선 도저히 괴로운 인생을 사는 팔자다.&nbsp;글도,&nbsp;그림도 하물며 요리도.&nbsp;무언가를 만들지 않으면 불안하다.&nbsp;고생이라 생각해 볼 겨를 없이 무언가에 쫓기듯 표현하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일단은 만들어 왔다.&nbsp;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갖은 방법으로 공부하고,&nbsp;익히고 배웠다.&nbsp;이런 게 내게는 습관이다.&nbsp;대단한 일은 아니다.
&nbsp;
같은 날 저녁,&nbsp;뮤지컬을 보러 갔다.&nbsp;무대 연출이 굉장히 세련돼서 인상 깊은 찰나, 1부가 끝나고&nbsp;20분간의 휴식 시간이 됐다.&nbsp;같은 열에 앉은 대학생 한 분이 뒷 열에 교수님과 아는 사이인지 작품에 대해 짧게 이야기 나누는 것이 들렸다. &ldquo;저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 보려고 해요.&rdquo;&nbsp;공연예술을 공부하는 대학생 같았다.&nbsp;이어지는 말 전부를 듣고 나니, &lsquo;이 뮤지컬이 대학에서 열린 공연이니 이 학교 학생이겠지.&nbsp;나랑 동문이겠군.&nbsp;저 친구도 영감을 받으려고 열심히 하는구나.&rsquo;하고 자연스레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다.&nbsp;그 말을 하는 학생 눈은 반짝였고,&nbsp;누가 봐도 열정을 가진 청춘이었다.&nbsp;그래서 초면이지만 친구처럼 반가웠다.
&nbsp;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nbsp;혼자 오는 길이었지만 오히려 마음이 풍족했다.&nbsp;그날 본 작품은 멋졌고,&nbsp;그 학생에게 동질감을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nbsp;열정을 가진 이를 지켜보는 일은 즐겁다.&nbsp;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니,&nbsp;돌아오는 버스 안,&nbsp;밤이 내려앉는 창밖을 보면서 지친 몸이지만 가슴이 오랜만에 뛰었다.&nbsp;그러다 낮에 들은&nbsp;&lsquo;그 고생이 즐거워서 하신다니 대단하다.&rsquo;는 말이 다시 생각났다.&nbsp;
&nbsp;
누군가에겐 나도 열띤&nbsp;&lsquo;청춘&rsquo;이리라.
&nbsp;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nbsp;5단계로 나눠,&nbsp;가장 낮은 단계인 생계를 해결해야 다음 단계인 소속 욕구도,&nbsp;자아실현도 욕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nbsp;큰 확률로 적절한 이론이지만,&nbsp;아닌 사람도 꽤 있다.&nbsp;외로운 게 죽기보다 싫어서 생계를 포기하기도 하는 게 사람의 복잡한 심리다.&nbsp;그리고 아마 꽤 많은 사람들이 그럴지도.&nbsp;사실 나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표현하는 자아실현이 어떤 욕구보다 앞서는 사람이다.
&nbsp;
얼마 전, 2005년 이준익 감독 영화&nbsp;&lt;왕의 남자&gt;를 다시 봤다.&nbsp;
&nbsp;
&ldquo;줄 위라고 생각하면 안 돼.&nbsp;줄 위는 반 허공이야.&nbsp;땅도 아니고 하늘도 아닌 반허공.&rdquo;이라는 대사에서&nbsp;&lsquo;반허공&rsquo;이라는 단어를 나는 정말 좋아한다.&nbsp;사람에게 예술이란 게 무언지 참 멋스럽게,&nbsp;그리고 간결하게 잘 표현했다.&nbsp;땅에서 들끓는 아우성을 소재 삼아 하늘로부터 받은 영감을 타고 줄타기하듯,&nbsp;아슬하게 표현해야 하는 운명.&nbsp;안타깝지만 나도 그런 운명인 것 같다.
&nbsp;
굳이 땅도 아니고 하늘도 아닌,&nbsp;반허공을 휘저어 겨우 줄에 매달려야 재미난 인생.
&nbsp;
무언가를 만들지 않으면, 어느 순간 내가 소모품으로 대체될까 두렵다. 즉,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내 유일한 자유의지다. 그래서 난 오늘도 쓴다. 이 아슬한 줄타기가 몹시 즐거워 오늘도 살아간다.

[칼럼] 반허공, 예술

<a title="인공지능 스토리텔링 프로젝트" href="https://dh.aks.ac.kr/Edu/wiki/index.php/Class2024:Wormhole1" target="_blank" rel="noopener">인공지능 스토리텔링 프로젝트</a>
&nbsp;
내용 업데이트 예정.&nbsp;
_이로

제비다방 프로젝트

&nbsp;
네모난 상자는
몸을 가득 담아 나
온몸으로&nbsp;그곳을 부유한다오
&nbsp;
풍덩풍덩 헤엄치고
돌고 돌아&nbsp;손끝에 세상 끝에 당도하니
&nbsp;
닿는 순간 몸은 으슬으슬 떨려
오히려 마음은 중심을 되찾아&nbsp;몸은 느려진다.&nbsp;
&nbsp;
손끝으로 내가 갇힌 세상 모서리를 힘껏&nbsp;
밀어내고 밀어내니
&nbsp;
조만간 끝에서부터 넘어오는&nbsp;
내 것이&nbsp;되기엔 너무 벅찬 것으로 넘어오는&nbsp;
그 사이
앞다투어 생애 끝 수평선에 머문다오
&nbsp;
그렇게 내 우주의 범람을 지켜보며.
&nbsp;
-이로
*
&nbsp;

[시] 부유하는 상자

<img src="https://blog.kakaocdn.net/dn/bFFUcx/btsHCblCBri/nX6kr4drMZnX9gM6xrHG60/img.jpg" width="100%" height="100%">
&nbsp;
&nbsp;만유인력의 법칙.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6)이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를 보고 발견한 이 법칙은 우리 인간의 모든 것을 바꾼 세기의 발견이었다. 
힘은 달리 말해 &lsquo;에너지&rsquo;라 불리며,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은 &lsquo;중력&rsquo;이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나는 만유인력의 법칙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당연히 작용한다고 보는데 우리는 이를 쉽게 말해 우연, 인연 그리고 운명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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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불교에서는 부처의 가르침이 세상 어디에든 있다는 것을 &lsquo;인다라망(因陀羅網)&rsquo;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흔히 수많은 구슬이 달린 그물을 가리킨다. 구슬은 사람이며 이 그물 중 어느 지점이 흔들리면, 다른 쪽도 진동이 전달되어 함께 흔들려 구슬들이 반짝이는 것은 우리가 모두 &rsquo;인연&lsquo;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 사람이 &lsquo;좋은 음악&rsquo;이라고 인식하려면 그 사람이 가진 주파수와 일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 있다. 이것도 음악과 나의 인연, 그리고 중력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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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유인력, 즉 &lsquo;서로 끌어당김&rsquo;은 사실 &lsquo;인연&rsquo;이라는 공간 개념뿐 아니라 시간 개념으로도 존재한다. 나는 그것을 &lsquo;상상&rsquo;이라 부른다. 상상한 것을 강하게 믿으면 결국 확신과 결의에 찬 행동으로 귀결된다. 그러면 꿈꾸던 것이 실제로 이뤄지기도 한다. 존재하지도 않는데 가까운 미래에 있게끔 하는 힘. 이것이 상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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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상상하는 존재다. 박문호 박사는 인간은 상상하는 만큼 불안을 품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허황한 꿈을 꾸느라 현실을 외면하기도 하며, 이런 자에겐 &lsquo;꿈 깨라&rsquo;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그 불안을 견뎌 비로소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낸 이에게 물으면 그들은 하나같이 &lsquo;확신했다&rsquo;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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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이 마법 같은 힘은 &lsquo;확신&rsquo;을 만나 주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고도로 발전시켜온 문명도 모두 인류가 상상한 에너지의 결과다. 즉 확신을 통해 미래로부터 강하게 끌어당겨 현실로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또한 미래와 지금의 나를 이어주는 만유인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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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때 필요한 확신조차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끌어내는, 나와 내면의 힘이 끌어당겨 만나는 자기 암시의 결과다. 즉, 모든 것이 인연(因緣)이 아닌 게 없다. 모든 게 서로 끌어당긴 만유인력에서 비롯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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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꿈을 이루기 위해선 &rsquo;종이에 적어라.&rsquo;고 말한다. 이는 꿈을 향한 확신이 실현되는 하나의 작은 순간이다. 빗방울이 모여 강물이 되고 강물은 바다가 되듯, 이 작은 확신은 서로를 끌어당겨 언젠가 당신이 그토록 꿈꾸던 곳에 데려다줄 테니. 마음껏 상상하라. 이뤄지지 않을 수 없도록 강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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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래를 끌어당기는 중력

둘러싼 작은 벽 안에 갇혀 우연찮게 그 너머를 동경하고 나니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 모두가 위태로워 자그마치 한 걸음 내딛기에도 숨을 편히 쉴 수가 없다 건너 뻗어갈 세상과 비좁고 아득한 내 단칸방 사이에 서서 쉬이, 내쉬고 쉬이, 들이쉬는 숨 간극에 발맞추어 문 앞에 들이닥친 어둑시니같이 쉬이, 내쉬고 쉬이, 들이쉬며 춤추듯 휘청이다 축축한 두려움에 사무쳐 발톱으로 문지방을 긁는 일이 허다했다 문득 발아래 아스라이 놓인 절벽 아래로 떨어뜨린 절망 한 덩이 저 밑 깊고 푸른 바다에 퐁당 시원한 바람이 이는 소리가 들리는다 그곳을 그리며 오늘도 문지방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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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문지방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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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bkksg-images.s3.ap-northeast-2.amazonaws.com/ProjectImages_highquality/%E1%84%8B%E1%85%A9%E1%84%85%E1%85%B5%E1%84%8B%E1%85%A9%E1%86%AB%E1%84%8C%E1%85%A1%E1%84%85%E1%85%B5.jpg" width="100%" heigh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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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별이 많지 않은 세상이지만, 어릴 적부터 별을 좋아했다. 별자리를 외우고 파란색 별이 더 뜨겁고, 붉은 별은 나이가 많은 별이라는 사실이 참 재밌더랬다. 단지 이해가 가지 않던 것은 오리온자리는 아무리 봐도 사냥꾼 오리온인지 모르겠고, 염소자리는 아무리 봐도 염소인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그저 책에 나온 대로, `저 별자리 모양이면 그런 이름으로 불러야 하는구나.`하고 순순히 따랐을 뿐이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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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가 지은 유명한 동화&nbsp;&lt;어린 왕자&gt;에서 양을 그려달라 부탁하는&nbsp;어린 왕자에게,&nbsp;화자인&nbsp;`나`가 아무 상자나 그려주고는&nbsp;`네가 상상하는 양은 그 안에 있어.`라고 말했더니 오히려 마냥&nbsp;신이 나던 어린 왕자처럼&nbsp;말이다.&nbsp;어릴 적&nbsp;내가 상상한 오리온자리는 우스꽝스럽게 춤을 추는 사람과 더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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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쓰는 글이 늘어나면서, 다 쓴 글의 이름을 붙이는 일이 관건이다. 어렵지 않으면서 흥미를 끌고, 글의 맵시를 유추할 수 있도록 하되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단박에 아우르는 단어와 문장을 찾는 일. 이는 마치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는 저 별과 이 별을 이어놓고 내가 원하는 이름으로 별자리를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이 글의 제목은 '별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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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문화가 발달하면서 수시로 닉네임과 아이디를 생성하고 삭제하기 때문에 우리는 간혹 이름의 중요성을 잊고 산다.&nbsp;덕분에 재치가 넘치는 이름이 많아지기는 했다.&nbsp;휘발성이 강할 뿐.&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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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부모님에게 받은 거라면 머리카락도 평생 기르던 옛날엔 이렇지 않았다.&nbsp;
외국인들이 신기해하는 한국 전통 문화 중에 하나가,&nbsp;한 명을 지칭하는 이름이 여러 개라는 것이다.&nbsp;어릴 때 쓰던 아명(兒名),&nbsp;본명(本名),&nbsp;법명(法名)&nbsp;또는 세례명,&nbsp;그리고 친지들이 각자 서로를 부르는 호칭도 전부 달랐다.&nbsp;무속신앙에는 팔자가 잘 안 풀리면 개명하기를 권하는 전통도 그래서 남아있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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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우리 조상들은 이름의 소중함을 알고,&nbsp;기억하고 기록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다.&nbsp;그렇게 우리 민족은 이름을 통해&nbsp;'사람을 귀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널리 이롭게 하고자 했던&nbsp;'홍익인간'&nbsp;정신과, '사람이 곧 하늘이다(人乃天)'라는 인본주의로 이어온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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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누군가에겐 철학이자 정신이고,&nbsp;신념이자 역사다.&nbsp;즉 하나의 너른 세계다.&nbsp;어쩌면 이름은 상대를 이르러,&nbsp;상대를 존재하게 하는 마법 주문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nbsp;내 입으로 말해 상대 귀로 들어가면 그 사람은 비로소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걸지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 시인의&nbsp;&lt;꽃&gt;&nbsp;구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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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느끼는 감정 또한 마찬가지다.&nbsp;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면 기꺼워 감격스럽다가도 사라질까 두렵다.&nbsp;당장 어제 일을 후회하다가도 내일은 더 잘살아야지 희망을 품는다.&nbsp;이토록 한 사람의 감정은 굉장히 복잡하다.&nbsp;그러니 함부로 절망을 담아 내 감정을 이름 짓지 말자.&nbsp;내가 너무 쉽게 불행해질지도 모르니.&nbsp;그렇다면 내 감정에는 굳이 내일을 살아갈 희망을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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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하늘에 별이 많지 않은 세상이지만,&nbsp;여전히 수많은 별을 동경한다.&nbsp;저 별 하나하나가 가지각색 빛을 내고 있으니 그 이름들이 여전히 기특하고,&nbsp;씩씩하다.&nbsp;우리가 살아가는 모양새도 크게 다르지 않다.&nbsp;보이지 않아도 저기 있으니,&nbsp;행여 잠시 길을 잃어도 내가 기억해야 할 이름이 별빛처럼,&nbsp;꽃처럼 하늘에 피어나기를.&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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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네 손끝으로 이름 붙인 저 별과 저 별을 이어, 선 하나를 마음에 새길 때 우주와 우주는 그렇게 만나는 거란다. 그렇게, '우리'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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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별의 이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리쬐는 햇빛을 주워 담아&quot;}]},{&quot;type&quot;:&quot;br&quot;}]}]}" data-block-index="1" data-shown="true">&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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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정말 향긋해 감미롭지&quot;}]}]}" data-block-index="12" data-shown="true">이로 글

[시] 노란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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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 중이다. 학과 특성상 컴퓨터와 인공지능 및 기타 IT 기술을 활용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오랜만에 배움터로 온 첫 소감은 교육방식이 급격하고 변하고 있다는 격세지감이었다. 코로나 이후로 익숙해진 화상채팅 환경, 교육자보다 더 넓고 빠르게 지식과 정보를 설파하는 유튜브 및 SNS, 그리고 chat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교육 등, 내가 생업에 종사하는 동안 미래 세상을 준비하는 학문의 장은 그렇게 계절마다 모습을 바꾸는 나무처럼,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급변하는 세상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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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칠판을 쓰는 것보다 모니터 공유 화면을 보는 것이 익숙하고, 종이에 필기하는 것보다 노트북이나 전자 패드에 각자 기록하는 일이 익숙하다. 때론 수업을 운영하는 교육자보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선수지식을 겸비하기도 하고, 직접 도서관을 찾는 것보다 빠르고 쉽게 전자책 서비스로 필요한 자료를 찾는다. 온라인 속 흥미로운 정보가 넘치다 보니 사람들과 소통할 때도 말할 거리, 볼거리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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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이러다 정말 학교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 있다. 그러나 아무리 모든 곳에 정보로 넘쳐나도, 막상 직접 가보니 학교는 여전히 배움의 기쁨과 사람들이 만나는 광장으로 활기가 넘쳐났다. 이 모습을 보고 나는 '고대 아테네 학당'의 모습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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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www.ehom.kr/news/2024/04/26/100bcb7820a3cac2f8de6f50d0404460113648.png" width="50%" height="50%">라파엘로 산치오, &lt;아테네 학당&gt;,1509-1510, 출처: 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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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다른 세계에 살던 학생들이 만나 학제적 교류를 하고, 세상사를 나누며 새로운 생각과 배움이 꿈틀대는 공간.
본디 학교는 같이 배우고 공부하는 곳이 아니겠는가. 어쩌면 우리는 오랜 시간 수직적이고 맹목적인 교육시스템에 익숙해, 교육의 본질을 잊어왔는지도 모르겠다. 기존에 격식과 규칙이 선행되는 비교적 경직된 연대를 이뤄온 우리 공동체는, 충분히 발전해 어느덧 서로 느슨하게 이어지되 끈끈하게 이어지는, &lsquo;느슨한 연대&rsquo;를 추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교육 현장도 수평적이고 넓어지고 있다. 서로 묻고 답했던 고대 그리스 학당과 아고라(&Aacute;gora)의 현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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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불교 문화엔 &lsquo;전등식(傳燈式)&rsquo;이라는 오랜 전통이 있다. 스승으로부터 법맥(法脈)을 이어받는 의식을 뜻하며, 스승의 가르침이 제자의 배움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마치 &lsquo;등불에서 등불로 전하는 것&rsquo;과 같다 하여 만들어진 관습이다.
등불은 다른 이에게 전한다고 하여도 내 등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오히려 더 많은 불빛으로 이 세상은 밝아진다. 교육의 본질도 이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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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role="presentation" src="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1/1c/DiwaliOilLampCrop.JPG/440px-DiwaliOilLampCrop.JPG" alt="" width="50%" height="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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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여전히 배움의 터로 나서는 걸까. 세상은 여전히 복잡다단하기 때문이다. 이 암흑처럼 어려운 세상을 헤쳐 나가기 위해, 나만의 등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단 희망, 상대를 이해하고 싶은 사랑, 자신을 지키기 위한 정의(Justice)를 마음에 새기고 싶은 본능. 즉, 배움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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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학기에 들어, 새로 배운 게 있다. 인간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인공지능이 제일 어려워하는 건, &lsquo;데이터 만들기&rsquo;라는 사실. 데이터를 가지고 세련되게 가공하는 능력은 비상할지언정, 정보와 지식을 생산하는 일에 인공지능은 굉장히 무력하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정보와 지식은 인고의 시간을 지나,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사고와 통찰이 만들어낸 반짝반짝 빛나는 등불이기 때문이다.
이는 엄연히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다. 형식과 방법이 바뀌었을 뿐, 이러한 집단 지성을 통해 여전히 우리는 사람에게서 온 지식을 배우고, 사람을 가르친다. 아무리 첨단기술이 발달하고 정보 수집처가 다양해도, 이 지구는 인간이 만든 정보이자 세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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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기억하는 위대한 스승은 모두 학생들과 함께 배우는 자들이었다. 세 명이 모이면 그중 한 명은 스승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쩌면 그 모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요즘 세태 아닐까. 학생들은 스스로 배우며 스승도 그저 함께 배우는, 과거 아테네 학당의 모습처럼 말이다. 학교라는 공공의 마당은 그렇게 새로운 계절로 가는 옷을 갈아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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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학교는 세상을 밝힐 등불들로, 그 열정과 희망으로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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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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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하여 받은 등불, 배움

전시 도록 디자인 시안 1&nbsp;
<img src="https://bkksg-images.s3.ap-northeast-2.amazonaws.com/ProjectImages_highquality/%E1%84%8F%E1%85%B3%E1%84%85%E1%85%A9%E1%84%89%E1%85%B5%E1%86%BC%E1%84%8B%E1%85%AF%E1%86%AB-%E1%84%83%E1%85%A9%E1%84%85%E1%85%A9%E1%86%A81.jpg" width="100%" height="100%">
전시도록 디자인 시안 2
<img src="https://bkksg-images.s3.ap-northeast-2.amazonaws.com/ProjectImages_highquality/%E1%84%8F%E1%85%B3%E1%84%85%E1%85%A9%E1%84%89%E1%85%B5%E1%86%BC%E1%84%8B%E1%85%AF%E1%86%AB-%E1%84%83%E1%85%A9%E1%84%85%E1%85%A9%E1%86%A82.jpg" width="100%" height="100%">

Prototype Tample : 전시 도록 디자인

<a title="코스미안 뉴스 보러가기" href="https://www.cosmiannews.com/news/275164" target="_blank" rel="noopener">코스미안 뉴스 보러가기</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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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 쓸 때 최대한 신경 쓰는 부분은 쓸 거보다 쓰지 말아야 할 말을 안 쓰는 일이다. 불필요한 품사 지우기로 시작해 동어 반복이나 분명하지 않은 표현을 제거하는 등, 방식은 때에 따라 다양하고 변화무쌍하다. 글에서 풍기는 맵시와 여운을 만들기 위함인데, 이야기 흐름에 따라 조명을 인물에게 비추는 연극 연출과도 비슷하다. 괜히 쓰는 일은 글 내에 소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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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과 호흡이 중요한 시(時)를 쓰다 보니 생긴 버릇이지만 다른 형식으로 쓸 때도,&nbsp;글이 뻗어나가는 모양새를 깔끔히 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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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nbsp;&lsquo;글 고치기&rsquo;&nbsp;과정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읽는 이에 대한,&nbsp;그러니까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다.&nbsp;형식을 넘어 글은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체이자,&nbsp;나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러 가는 산책길이니까.&nbsp;그리고 여전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 중요한 건 결국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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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글쓴이는 읽는 사람을 먼저 믿고 써야 한다.&nbsp;추상적 표현과 주관적인 감정을 쓸 때조차, &lsquo;이해 못 하면 어쩌지.&rsquo;라는 노심초사 때문에 구구절절 말을 늘리는 것보다,&nbsp;읽는 이를 믿고 쓸 말만 남기고 세련되게 비워나가는 일이 중요하다.&nbsp;흔히 알려진 동양화의&nbsp;&rsquo;여백의 미&rsquo;도 같은 이치다.&nbsp;그림에서 구도를 짤 때,&nbsp;일부러 한쪽을 비워 보는 이로 하여금 제 생각과 감정을 채울 수 있는 시공간을 마련하는 일.&nbsp;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nbsp;드럼 박자를 일부러 비워내 선율에 긴장과 이완을 만들어 다른 악기와 소리가 섞일 수 있도록 해야 그 음악의 맛이 사는 법.&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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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로를 생각하는 배려와 마음씨가 작품에 녹아들어 여유와 풍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nbsp;물론 호흡이 긴 글을 폄훼하는 건 아니다.&nbsp;쓰는 목적에 부합한다면 그 역시 중요한&nbsp;&lsquo;신뢰 쌓기&rsquo;다.
&nbsp;
예로부터 매체가 발달하면 그에 따라 내용을 만드는 방식도 달라지기 마련인데,&nbsp;최근 디지털 기술이 발달해 매체에 노출이 많아진 만큼,&nbsp;디지털 읽기 능력보다 쓰기의 중요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nbsp;고로 기존 글쓰기에 대한 형식과 내용도,&nbsp;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독자들과 신뢰를 쌓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과 실험이 필요해 보인다.
&nbsp;
그래서 나도 최근에 X(구 트위터)라는 SNS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한 게시물을 300자 이내로 써야 한다는 재미있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줄여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디지털 매체에 맞는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또한 글을 올리는 대로 바로 반응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글 쓴 사람과 읽는 사람의 심리적 거리가 그만큼 가까워졌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분명한 의미를 전달하는 것 이외에도, 적절한 어휘 선택과 생략을 활용해 독자를 배려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nbsp;
이렇게 독자와 신뢰를 쌓고 호흡을 맞추어 나가다 보면,&nbsp;글에선 내 특유의 필체와 맵시가 생기기 마련이다.&nbsp;그 자신감으로 또 다른 넓은 세상을 글로 엮는 원동력을 얻을 수도 있다.&nbsp;그때부터 내 글에선 읽고 쓰는 이가 모두,&nbsp;함께 길을 나서는 동무가 된다.&nbsp;최근엔 글과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들이 힘을 얻고 있다.&nbsp;그러나 결국 모든 게 사람이 하는 일이다.&nbsp;인간에 대한 배려와 성찰,&nbsp;그리고 신뢰 없이는 그 무엇도 해낼 수 없다.
&nbsp;

[칼럼] 줄이는 글쓰기

&nbsp;최근 봄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봄비는 가볍게 흩뿌리며 얇은 빗발로 특유의 물 냄새를 풍기는데, 예전에 할머니 집에 묵을 때 밤에 내리는 비를 구경하다, 할머니께서 봄비가 잘 내리면 그 한 해 농사가 잘된다고 말씀하시던 기억이 났다. 참 신기했다. 비가 내리는 모양새를 보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게.
근래 어떤 예능프로그램에서,&nbsp;헤어진 연인과 지냈던 흔적을 모아 한 공간에 가득 전시하는 장면을 봤다.&nbsp;같이 지낸 시간이 오래된 만큼,&nbsp;공간을 빼곡히 채운 커플도 있었다.&nbsp;정말 신기했다.&nbsp;지나간 시간 기록을 방에 빼곡히 채우는 순간,&nbsp;저 공간에 입장한 사람도 과거로 돌아가는,&nbsp;마치 블랙홀 같은 시간의 틈에 빨려가는 느낌이 들 거 같아서.&nbsp;그래.&nbsp;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말했듯이 시간은 공간이고,&nbsp;공간은 시간이지.&nbsp;그래서 시공간이라 부르지.&nbsp;아하.
비록 방송을 위한 극적인 효과를 위한 연출이어도,&nbsp;연인이 지나온 세월이 주는 그 강력한 밀도감은 보는 사람에게 누군가의 소중한 기억이 물밀듯 밀려오는 깊은 감정을 느끼게 했다.
&nbsp;
&nbsp;오늘날 우리는 전자기기에 떠 있는 디지털 숫자를 보며 대부분 시간을 기억하고 인식한다. 그러나 근현대 &lsquo;시간&rsquo;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에는 해가 뜨면 농사를 지으러 나가,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옛말에는 그런 흔적들이 많다. 낮이 가장 긴 날이면 하지(夏至)라 불렀고, 밤이 가장 긴 날이면 동지(夏至)라 불렀다. 그리고 그런 날을 기념해 팥죽도 먹고 부럼도 깼다. 그것이 차츰 쌓여, 우리 민족의 문화와 관습이 되었다.
즉, 지금 사용하는 시간 개념보다 좀 더 공간을 연상하는 감각적 이미지를 담기 좋았다. 특히 &lsquo;해가 진다&rsquo;는 의미를 &lsquo;땅거미가 진다&rsquo;라고 말하는 우리식 표현을 나는 참 좋아한다. 외국 문화에도 이런 흔적이 남아있다. 예를 들어 해가 뜨고 질 때, 일종의 빛 산란으로 모든 세상이 파래지는 시간을 &lsquo;개와 늑대의 시간&rsquo;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nbsp;
그래서 나는 간혹 한가한 시간에 얼굴에 팩을 하거나 요리하는 등 특정 시간을 재야 할 때, 타이머를 사용하지 않고 노래 곡 개수로 시간을 잰다. 한 곡이 약 3~5분 정도 하니, 5곡을 들으면 20분 정도 지났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 매번 타이머를 맞추어 머리가 지끈지끈한 알람 소리를 듣는 것보다 백번 낫다. 좀 더 내 시간을 단순 숫자 배열이 아니라 당시에 내가 하는 일, 함께하는 사람, 기억 그리고 공간으로 기억하면 좀 더 소중한 인생을 사는 기분이라 일상에 숨통이 트인다.
&nbsp;
&nbsp;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세계, 그러니까 이 공간은 시간의 연속이다. 인간의 뇌는 연속된 시간으로부터 `마디`를 만들어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을 계속해 왔다. 예를 들어, 각종 기념일이나 점심시간 같은.&nbsp;
바삐 사는 현대인으로서, 이러한 삶의 마디들을 점점 챙기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가 시간을 숫자와 타이머로 한정해 인식하는 습관 때문에 세월과 삶의 숭고가 퇴색될지 걱정이다.
시간이란 사실, 인생이란 새하얀 도화지를 지금 함께 있는 사람, 날씨, 장소 그리고 감정 등으로 알록달록하게 채워나갈 수채화 물감 재료니까. 우리는 인생이란 그림을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가? 우리는 가끔 소중한 것을 너무 쉽게 잊고 산다.&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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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움직이는 화랑 &lt;비껴서기&gt; 운영 |</div>
<div>코스미안뉴스 인문 칼럼니스트</div>
<div>브런치 작가</div>
<div>bkksg.com</div>
<div>bkksg.studio@gmail.com</div>
<div>_이로 글</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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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억을 걷는 시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하루가 나지막이 내려앉는&quot;}]}]}" data-block-index="2" data-shown="false">&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하루가 나지막이 내려앉는&quot;}]}]}" data-block-index="2" data-shown="false">하루가 나지막이 내려앉는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따스한 하늘 아래&quot;}]}]}" data-block-index="3" data-shown="false">따스한 하늘 아래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드디어 피어난 봄 꽃나무 아래&quot;}]}]}" data-block-index="4" data-shown="false">드디어 피어난 봄 꽃나무 아래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여기, 참 많은 이야기를 가진 두 사람이 서 있다&quot;}]}]}" data-block-index="5" data-shown="false">여기, 참 많은 이야기를 가진 두 사람이 서 있다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들은 서로를 오해하고 미워한 시간이 너무나 길어&quot;}]}]}" data-block-index="7" data-shown="false">그들은 서로를 오해하고 미워한 시간이 너무나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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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흘러넘칠 마음 없이&quot;}]}]}" data-block-index="10" data-shown="false">흘러넘칠 마음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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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한참을 그렇게&quot;}]}]}" data-block-index="39" data-shown="true">한참을 그렇게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덤덤하지 못한 생각을 되뇌다&quot;}]}]}" data-block-index="40" data-shown="true">덤덤하지 못한 생각을 되뇌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다가온 황혼 앞에 덤덤히&quot;}]}]}" data-block-index="41" data-shown="true">다가온 황혼 앞에 덤덤히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리고 함께 서 있다.&quot;}]}]}" data-block-index="43" data-shown="true">그리고 함께 서 있다.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hr hr_type_4"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hr&quot;,&quot;kind&quot;:&quot;hr_type_4&quot;}" data-block-index="45" data-shown="true">&nbsp;</div>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bkksg.studio@gmail.com&quot;}]}]}" data-block-index="50" data-shown="true">-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bkksg.studio@gmail.com&quot;}]}]}" data-block-index="50" data-shown="true">이로 글

두 그루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시대는 가혹하고 아름답게 흘러&quot;}]}]}" data-block-index="2" data-shown="false">&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시대는 가혹하고 아름답게 흘러&quot;}]}]}" data-block-index="2" data-shown="false">시대는 가혹하고 아름답게 흘러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들에게 선사했다&quot;}]}]}" data-block-index="3" data-shown="false">그들에게 선사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세상과 그들이 만든 최고의 합작품&quot;}]}]}" data-block-index="4" data-shown="false">세상과 그들이 만든 최고의 합작품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녹록지 않던 세월 굴곡은&quot;}]}]}" data-block-index="6" data-shown="false">녹록지 않던 세월 굴곡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세상만사 누비는 저 깊은 협곡 되어&quot;}]}]}" data-block-index="7" data-shown="false">세상만사 누비는 저 깊은 협곡 되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해가 잠기는 &quot;}]}]}" data-block-index="8" data-shown="false">해가 잠기는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서쪽 바다로 향해 흐르고&quot;}]}]}" data-block-index="9" data-shown="true">서쪽 바다로 향해 흐르고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여의치 않던 시대 굴곡은&quot;}]}]}" data-block-index="11" data-shown="true">여의치 않던 시대 굴곡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삼라만상 둘러싼 거룩한 곡선 되어&quot;}]}]}" data-block-index="12" data-shown="true">삼라만상 둘러싼 거룩한 곡선 되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한 폭 산수화를 이루니&quot;}]}]}" data-block-index="13" data-shown="true">한 폭 산수화를 이루니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세대 앞에서&quot;}]}]}" data-block-index="15" data-shown="true">세대 앞에서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주름 없는 나와 그네들 간극은&quot;}]}]}" data-block-index="17" data-shown="true">주름 없는 나와 그네들 간극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한 줄&quot;}]}]}" data-block-index="18" data-shown="true">한 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또 다른 역사 위로 &quot;}]}]}" data-block-index="19" data-shown="true">또 다른 역사 위로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새긴다&quot;}]}]}" data-block-index="20" data-shown="true">새긴다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농도 짙은 그네들 삶에 새긴&quot;}]}]}" data-block-index="22" data-shown="true">농도 짙은 그네들 삶에 새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위대한 걸작들을 바라보며&quot;}]}]}" data-block-index="23" data-shown="true">위대한 걸작들을 바라보며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감히 고개 숙이는 수밖에&quot;}]}]}" data-block-index="25" data-shown="true">감히 고개 숙이는 수밖에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는 더 있나.&quot;}]}]}" data-block-index="26" data-shown="true">나는 더 있나.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는 더 있나.&quot;}]}]}" data-block-index="26" data-shown="true">-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는 더 있나.&quot;}]}]}" data-block-index="26" data-shown="true">이로 시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는 더 있나.&quot;}]}]}" data-block-index="26" data-shown="true">&nbsp;

세대 앞에서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타오르며&quot;}]}]}" data-block-index="1" data-shown="false">타오르며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타오르며&quot;}]}]}" data-block-index="1" data-shown="false">저 산 중턱 너머로 떨어지더니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떠나려는 이의 하루는&quot;}]}]}" data-block-index="3" data-shown="false">떠나려는 이의 하루는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이별로 마음이 기운다&quot;}]}]}" data-block-index="4" data-shown="false">이별로 마음이 기운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 data-block-index="5" data-shown="false">&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소리가 없어 네 우는 소리 듣지 못했던 나날은&quot;}]}]}" data-block-index="6" data-shown="false">소리가 없어 네 우는 소리 듣지 못했던 나날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더 이상 네가 아프지 않기를 바라지만서도&quot;}]}]}" data-block-index="7" data-shown="false">더 이상 네가 아프지 않기를 바라지만서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고통스러워 살을 에는 낌새 계속 일었다&quot;}]}]}" data-block-index="8" data-shown="false">고통스러워 살을 에는 낌새 계속 일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 data-block-index="9" data-shown="false">&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우리네가 단 한 번 사는 인생과&quot;}]}]}" data-block-index="10" data-shown="false">우리네가 단 한 번 사는 인생과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다시는 없을 네가&quot;}]}]}" data-block-index="11" data-shown="false">다시는 없을 네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 가슴팍 언저리에 닫힌 문 열고 &quot;}]}]}" data-block-index="12" data-shown="false">내 가슴팍 언저리에 닫힌 문 열고&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다가오면&quot;}]}]}" data-block-index="13" data-shown="false">다가오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 data-block-index="14" data-shown="false">&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떠나려던 몸과 마음에는 오늘도&quot;}]}]}" data-block-index="15" data-shown="false">떠나려던 몸과 마음에는 오늘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숨죽인 눈물 자욱&quot;}]}]}" data-block-index="16" data-shown="false">숨죽인 눈물 자욱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짙게 묻어있다&quot;}]}]}" data-block-index="17" data-shown="false">짙게 묻어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 data-block-index="18" data-shown="false">&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네 깊은 눈 아래&quot;}]}]}" data-block-index="19" data-shown="false">네 깊은 눈 아래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눅눅히 맺힌 마음은&quot;}]}]}" data-block-index="20" data-shown="false">눅눅히 맺힌 마음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어느 즈음에 고여있나&quot;}]}]}" data-block-index="21" data-shown="false">그 어느 즈음에 고여있나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 data-block-index="22" data-shown="false">&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여!&quot;}]}]}" data-block-index="23" data-shown="false">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여!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오늘도 숨이 달린 많은 사랑이여&quot;}]}]}" data-block-index="24" data-shown="false">오늘도 숨이 달린 많은 사랑이여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끝내 불태우고 사라지는 &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저 별에 &quot;}]}]}" data-block-index="25" data-shown="false">끝내 불태우고 사라지는&nbsp;저 별에&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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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다가와 주오&quot;}]}]}" data-block-index="37" data-shown="true">다가와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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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너머에 부디 &quot;}]}]}" data-block-index="40" data-shown="true">그 너머에 부디&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희망으로 남아있어 다오&quot;}]}]}" data-block-index="41" data-shown="true">희망으로 남아있어 다오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부디 그리움으로 남아있어 다오&quot;}]}]}" data-block-index="43" data-shown="true">부디 그리움으로 남아있어 다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부디 그리움으로 남아있어 다오&quot;}]}]}" data-block-index="43" data-shown="true">-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부디 그리움으로 남아있어 다오&quot;}]}]}" data-block-index="43" data-shown="true">이로

별똥별 위로

빈대가 뛰는 자리 위를 유리판으로 막으면,&nbsp;빈대는 어느 순간 그 높이만큼만 뛰어오른다고 한다.&nbsp;이와 같은 사회현상을 우리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라고 부른다.&nbsp;특정 사회에서 개인이 가진 능력과 별개로 계층과 계급 등 사회 구조 원인 때문에 더 이상 성장 및 발전하지 못하는,&nbsp;특히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구조적 차별을 뜻한다.&nbsp;
&nbsp;
사회 구조적 차별.&nbsp;말 어감이 참으로 무겁기 그지없다.&nbsp;이 말이 주는 무력감과 비정함,&nbsp;그리고&nbsp;&lsquo;혹여 내가 이 사회에서 고립된 것은 아닌가.&rsquo;라는 생각은 이 글을 쓰는 아침,&nbsp;내 기분을 매우 언짢게 만든다.
&nbsp;
구조와 시스템이 만드는 차별.&nbsp;맞다.&nbsp;그것은 정말 존재한다.&nbsp;나아가 미래에 아무리 괜찮은 사회라도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다.&nbsp;그러나 나는,&nbsp;어느 날 친구와 공원을 거닐다 인생의 크고 작은 고민을 나눌 때&nbsp;&ldquo;그건 사회 구조적 차별이 만든 문제야.&rdquo;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nbsp;아니,&nbsp;그럴 수 없다.
&nbsp;
한 번 더 예를 들어 보자.&nbsp;어느 날 가정폭력을 겪는 친구가 아버지 만행을 피해 우리 집에 하룻밤 신세를 지러 찾아왔다.&nbsp;이야기를 더 듣기 위해,&nbsp;동네 놀이터 그네에 앉아 친구와 서로 마주 본다.&nbsp;아이가 세상 떠나가라 울며 가족 이야기를 한다.&nbsp;그 아이에게 나는&nbsp;&ldquo;그건 사회 구조적 차별이 만든 문제야.&rdquo;라고 말할 수 없다.&nbsp;만약 말한다면,&nbsp;그게 설령 사실이라 해도 너무도 비정하지 않은가.&nbsp;
&nbsp;
이것은 또 다른 포기에 가깝다.&nbsp;차라리 아무 말 없이,&nbsp;눈앞에 친구가 흘리는 눈물을 닦을 손수건 한 장 건네며 등 한번 토닥여 주는 게 더 현명해 보인다.
&nbsp;
포기.&nbsp;이 말처럼 무서운 말은 없다.&nbsp;청년 실업은 여전히 암담하고 가계 부채가 날로 급증해 우리 사회 경제 전망이 어둡다.&nbsp;우리는 정말 난세에 살고 있다.&nbsp;그러나 비록 사회 구조에 소외되고 차별받아도,&nbsp;스스로 포기하는 순간 그 누구도 우리를 도와줄 수 없다.&nbsp;그 원인이 내 가정형편이고,&nbsp;사회가 만든 유리천장이어도 마찬가지다.&nbsp;포기해 버리면,&nbsp;정말 유리판을 걷어내도 더 높이 뛸 생각은 못 하고 그 높이만 오르락내리락하는 빈대 처지가 되고 말 거다.&nbsp;
&nbsp;
하지만 우린 빈대가 아니다. 희망을 품고 미래를 꿈꿀 줄 아는 &lsquo;사람&rsquo;이다. 장자(B.C396?~286)가 쓴 이야기 속 등장하는 붕새는, 큰 호수도 좁게 느껴질 정도로 그 몸집이 너무 거대해 오랜 시간을 날지 못했다. 매번 나는 연습을 해도 자기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해 땅에 고꾸라지고 넘어지는 일을 반복했다. 작은 몸집에 앙증맞은 참새들은 그런 붕새를 보며 &ldquo;참 어렵게 산다.&rdquo;라고 비아냥대며, 논밭에 자란 벼 높이만큼 오르락내리락하며 배를 채운다. 그러나 붕새는 포기하지 않았다. 온갖 시련과, 참새들 뭇매에도 굴하지 않고 날개를 펴는 연습을 계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알맞은 바람이 불었을 때, 마침내 붕새는 날아오른다. 하늘을 가릴 만큼 그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아주 높이, 저 멀리 날아간다. 훨훨. 좁디좁던 땅은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그 모습이 실로 대단하고 경건해 모두가 우러러봤다고 한다.
&nbsp;
&nbsp;장자의 붕새 이야기처럼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 어려운 세상이 우리를 계속해서 포기하고 싶게 할지라도, 즉 당신이 지금 있는 땅이 비좁아 날개 펴는 일이 어려워 거추장스럽기만 해도, 섣불리 가진 날개를 꺾으면 안 된다. 다신 날아볼 시도조차 할 수 없을 테니.
&nbsp;
당장 고꾸라진 몸을 좁은 땅에서 일으켜 날아오를 때를 기다리며 저 위에 무한히 뻗은 하늘과 별을 바라보는 일,&nbsp;그리고 눈앞에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에 있어서,&nbsp;매스컴에서 빈번히 접하는&nbsp;&lsquo;구조적 차별&rsquo;이란 말은 얼마나 비루하고 보잘것없는 것인지.&nbsp;
희망과 낭만 없는 현실은 우리를 현재로부터 매번 소외시킨다.&nbsp;
&nbsp;
그러나 우리가 가진 날개뼈는 생각보다 그렇게 나약하지 않다.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nbsp;붕새가 갇힌 비좁은 땅.&nbsp;그것이 어떤 반성과 성찰을 해볼 기회가 될지언정 지레 겁내며 자신을 한계 짓지는 말자.&nbsp;나라마저 빼앗겨 모두가 어렵게 살던 시절,&nbsp;하늘을 비상하는 자유를 노래한 한 요절한 청춘이 쓴 구절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nbsp;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nbsp;날자.&nbsp;날자.&nbsp;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nbsp;
-이상(1910~1937), &lt;날개&gt;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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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날개야 다시 돋아라

<a title="코스미안 뉴스 보러가기" href="https://www.cosmiannews.com/news/268572#google_vignette" target="_blank" rel="noopener">코스미안 뉴스 보러가기</a>
&nbsp;
&nbsp;우리 사회는 인정하고 칭찬하는 일에 야박한 사회다. 해방 이후 급격히 제조업 기반 산업 발전을 통해,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여유보단 &lsquo;선진국&rsquo;을 정답 삼아 끝없이 도약해야 하는 사회적 풍토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력에 대한 보상이 정당하게 주어지지 않는 허약한 사회 시스템도 한몫하는 거 같다.
&nbsp;
그렇게 우리는 장점을 부각하는 것보다 단점을 찾아 고치고 메꾸는 데에 시간을 더 할애해왔다. &lsquo;선진국&rsquo;이라는 모범 답안이 있고,&nbsp;내가 틀렸다면 오답을 공부하고 개선하는 것이 당연지사였으니까.&nbsp;그런 처절한 노력한 끝에 우리 사회 경제 규모는 성공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nbsp;
&nbsp;성장에 대한 끝없는 욕망과 발전도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미덕이라면 미덕이다. 그러나 어쩐지 괄목할 만한 성장 끝에 문득 찾아오는 상념이 있다. &lsquo;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일궈왔나?&rsquo;, &lsquo;만족이라는 게 있는 걸까&rsquo;와 같은.&nbsp;
&nbsp;
간혹 우리가 쌓아온 것이,&nbsp;행여 바닷물에 한순간 휩쓸려 가는 모래성이 아닐까 하는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한다.&nbsp;전력으로 질주하던 과정에서,&nbsp;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자존과 자족,&nbsp;그리고 자신감은 등한시되는 일면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nbsp;보상 심리와 인정욕구를 가지는 게 당연하다.&nbsp;그러나 우리 사회는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명목하에 많은 사회적 비용을 미래에 투자하느라 현재 상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서툴다.&nbsp;자꾸 더 잘해야 할 것 같고,&nbsp;더 많이 해내야 할 것 같다.
&nbsp;
그러나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인문학자 이어령(1934~2022) 선생은 피와 땀의 시대가 저물고 앞으로는 눈물의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함께 공명하는 일이 중요한 가치가 될 거라는 이야기다. 세계는 색다른 생각과 시대 감수성을 원하고 있다.&nbsp;
&nbsp;
다행스럽게도 몇 년 전부터 전 세계인들은 너도나도 먼저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알아봐 주기 시작했다.&nbsp;그 결과&nbsp;K-문화 컨텐츠는 막대한 양의 사회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nbsp;대표적인 예로,&nbsp;방탄소년단(BTS)&nbsp;음악 가사와 리듬에 녹아든 한국 특유의 낙천성과 세련미는 세계인들을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nbsp;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 문화 컨텐츠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lsquo;역시 우리는 안돼.&rsquo;, &lsquo;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rsquo;&nbsp;등과 같은 자조 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이제 다가오는 눈물의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
&nbsp;
&nbsp;밖에서 더 좋은 예시와 모범 답안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것, 남들과는 다른 특이점을 온고지신하는 일도 그만큼 중요하다. 그렇다면 서로를 칭찬하고 인정하는 것이 그 첫 단추를 끼우는 일 아니겠는가.&nbsp;
&nbsp;
그래서 난 사람들과 만나, 칭찬하고 감사를 표현하는 일에 서슴지 않는 편이다. 이 작은 실천을 시작으로 이제 곧 눈물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가, 스스로 가진 매력과 잠재력에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훨훨 날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와 주변부터 작지만 인정하고 응원하며 서로 자긍심을 북돋는 일이 언젠가 한국 문화 발전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거라 확신한다.
&nbsp;
&nbsp;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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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img src="https://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xmFa2-2335ucI4zfkkhKlOBdRrI.JPG" width="100%" height="100%">
&nbsp;
<a title="코스미안 뉴스 링크" href="https://www.google.com/url?q=https://www.cosmiannews.com/news/266083&amp;source=gmail&amp;ust=1705738656656000&amp;usg=AOvVaw2F0ycDr9vCsnPBvW6rQMSz&amp;rct=i" target="_blank" rel="noopener">코스미안 뉴스 링크</a>
&nbsp;
저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 1934~1996)은 '우리는 모두 별의 아이들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참 낭만적이면서 동시에 과학적으로 사실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광물과 생물은 모두 우주 별의 폭발로 인한 성분에 기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지구에선 판게아가 쪼개져 우연히 5개의 대륙과 6개의 대양을 이뤘고 판과 판이 움직여 산맥을 만들고, 강이 흐르도록 했다. 그런 산맥과 강을 기점으로 우연히 인류가 정착해 문명이 발생했고 국경이 그어졌다.
&nbsp;
인간도 마찬가지다.&nbsp;아주 먼 옛날 우연히 바다에 살던 한 생물이 뭍으로 올라왔으며 진화를 거듭해 인류를 이뤘고,&nbsp;그들은 우연히 나무에 열린 열매를 먹고 생존했으며 오랜 시간이 지나 그 열매가 우연히 떨어진 것을 본 한 인간이,&nbsp;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해 지금까지에 이르렀다.&nbsp;놀랍지만 이 모든 게 우연의 결과다.
&nbsp;
현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는 이러한 우연의 현상을&nbsp;&lsquo;주름&rsquo;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nbsp;정확히 말하자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는 주름으로 이뤄진 다중체(multiplicity)이며,&nbsp;이 주름은 하나같이 모양이 다르고 배치가 다른 상태,&nbsp;즉 아장스망(agencement)이라 정의한다.&nbsp;산과 계곡을 예를 들면 쉽다.&nbsp;세계 어디를 가도 그 지역 땅이 융기하고 침강해 만들어낸 산과 계곡의 배치는 모두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nbsp;들뢰즈는 이 세계에 일어나는 모든 창조와 생성을 주름의 작용이라 정의한다.
&nbsp;
인간도 마찬가지다. &lsquo;얼굴을 보면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보인다.&rsquo;라는 말이 있다.&nbsp;사람이 나이를 들면 얼굴에 주름이 지곤 하는데,&nbsp;그 사람이 주로 짓던 표정과 자주 사용한 얼굴 근육에 따라 모양 짓는 주름의 배치가 각기 다르다.&nbsp;그래서 작가 발자크(Honore de Balzac, 1799~1850)는&nbsp;&lsquo;사람의 얼굴은 풍경&rsquo;이라는 재밌는 말을 남겼는지도 모르겠다.
&nbsp;
이는 물질에만 제한된 관점이 아니다.&nbsp;우연히 사건과 사건이 만나 생각지도 못한 것을 우연히 마주할 때,&nbsp;그러니까 우연히 들른 빵집에서 산 크림빵과 타르트가 우연히도 정말 달콤하고 맛있을 때 밀려오는 기쁨과 상쾌함도 들뢰즈가 말한 창조적 활동이자 생성 작용이라 말할 수 있다.&nbsp;우리는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창조와 생성을 몸소 경험하고 스스로를 새롭게 배치하고 있다.
&nbsp;
봄은&nbsp;&lsquo;찾아온다.&rsquo;라고 표현하곤 한다.&nbsp;겨울같이 정체된 내 삶에,&nbsp;우연히 찾아오는 새싹 같은 손님을 떠올리며 그리는 설렘 때문 아니겠는가.&nbsp;물론 살면서 예상하고 가늠하는 일도 필요하다.&nbsp;인간은 알지 못하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존재니까.&nbsp;불안한 미래,&nbsp;불안한 상대의 속마음을 가늠하기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나아가 무기력과 우울함에 시달리곤 한다.&nbsp;그러나 우연히 다가오는 타인과 사건에 너무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nbsp;애초에 우린 모두 여기 우연히 왔다 가는 존재니까.
&nbsp;
그러니 좀 더 가볍고 유쾌하게 마음을 먹어보는 게 어떨까.&nbsp;우리에게 설렘과 새로움은 모두 봄처럼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다.&nbsp;예측할 수 있는 운명은 사후확증 편향적 관념일지 모른다.&nbsp;그러니 당장에 답을 알 수 없고,&nbsp;당장 확실하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nbsp;그냥 해보는 것이다.&nbsp;지나간 일에 대한 자책과 후회는 잠시 가슴에 묻어두자.&nbsp;그러면 어느 날 새바람 불어오듯 우연이,&nbsp;뜻밖에 내게 찾아와 새로운 계절로 가는 길을 열어 줄지 모르니.&nbsp;
&nbsp;
이 우연한 세계에 우리는 오늘도 별처럼 살아있다. 그렇게 살아남아 당신에게 이 글을 보내는 일조차 빛나는 일이다. 그래서 이 하루가 더 소중하다. 세상은 정말 기적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은가? 이 얼마나 찬란한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저 별처럼.
&nbsp;
*
<div style="text-align: center;">움직이는 화랑 &lt;비껴서기&gt; 운영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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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연한 세계

&nbsp;과히 이미지의 시대다. 사진과 인쇄술이 발명되더니 자연스레 광고가 발달했고, 괴짜 예술가 앤디 워홀(1928~1987)은 이 흐름을 일찍이 파악해 자신이 만든 작품들을 끊임없이 복제하기에 이르러 예술의 숭고미를 해체한다. 이를 통해 대중미술과 키치문화가 발생한 때로부터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볼거리와 광고가 저변에 널리고 널려 사실과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세상을 살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이라는 1인 미디어를 손에 들고, 가상 세계 안에서 각종 플랫폼과 SNS를 누리며 전 세계의 이미지를 한자리에서 모두 접할 수 있도록 성장한 기술력도 한몫한다.
&nbsp;
&nbsp;예술가이자 사회운동가였던 기 드보르(1931~1994)는 이 이미지가 범람하는 세상을 &lsquo;스펙터클 사회&rsquo;라고 명명한다. 인간이 만들어 인간을 소외시키게끔 만들어진 이미지와 표상을 &lsquo;스펙터클&rsquo;이라 따로 이름 지은 것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경계를 희미하게 하는 스펙터클이 만드는 시각 소음은, 우리에게 단순한 쾌락과 동시에 우울을 급속도로 오가는 감정 기복을 선사한다. 우리는 이 감정 롤러코스터에 몸을 싣고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자극에 노출될 위험에 처해있다. 이러한 인간 소외 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nbsp;
&nbsp;
우리 일상은 대부분 하던 일을 반복하며 채워진다.&nbsp;그런데 스펙터클은 완벽하고 부족한 것 없는 세상을 맥락도,&nbsp;출처도 없이 비추기 때문에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이 굉장히&nbsp;&lsquo;고리타분한 것&rsquo;으로 치부하곤 한다.&nbsp;그래서 우리는 더 강렬하고 극명한 쾌감을 주는 스펙터클에 중독에 빠지곤 한다.&nbsp;요즘 누리꾼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nbsp;&lsquo;도파민 중독&rsquo;이라 자조하듯 부른다.&nbsp;무분별한 미디어와 이미지에 노출되고 있는 심각성을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nbsp;
이러한 소외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nbsp;자본주의가 발달한 이래,&nbsp;인간은 생계를 위한 노동 이외에 여가를 대부분을&nbsp;&lsquo;소비&rsquo;로만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nbsp;평소 출퇴근할 때,&nbsp;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핑할 때 등 우리는 일상 저변에서 스펙터클에 무한정 노출되고,&nbsp;노동시간 외에는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여가 대부분을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nbsp;
그러나 인류는 지난 자본주의&nbsp;100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비보단 생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산 종족이다.&nbsp;봉건사회에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무언가를&nbsp;&lsquo;만드는 일&rsquo;을 꾸준히 해왔다.&nbsp;직업을 구해서 생산활동을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nbsp;생산활동을 하다 보니 직업이 된 경우가 더 많았다.&nbsp;그래서 과거에 살던 사람 중에&nbsp;&lsquo;과학자이자 문인이며 기술자&rsquo;와 같은 직업이 여러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다.&nbsp;농사로 주로 먹고살던 시절, 1년 중 반년 이상을 곡식이 자라길 마냥 기다려야 했다.&nbsp;생산과 여가가 분리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nbsp;농사하며 노래하고 춤추고,&nbsp;아낙네들은 냇가에서 빨래하며 노래했다.&nbsp;수천 년간 유전 정보가 축적된 우리&nbsp;DNA는 최근 수년간 당황스러운 게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nbsp;
&nbsp;
&nbsp;이제 와서 이미지가 산소 입자보다 많은 스펙터클 시대에 무작정 모든 미디어를 차단하고 봉건시대로 회귀하자 말하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 안에 남아있을 선조들 삶을 참고해보자는 말이다. 즉, 소비만 강요당하는 일상이 공허하고 외롭다면 그 반대로 해보자. 바로 만들기!&nbsp;
&nbsp;
여기서 중요한 것은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는&nbsp;&lsquo;놀이&rsquo;여야 한다는 것이다.&nbsp;어린 날,&nbsp;놀이터에서 놀기 위해 놀다 해 넘어가는 줄 모르던 그 시절처럼 말이다.&nbsp;대단한 것을 말하는 건 아니다.&nbsp;오늘 저녁 가족 또는 친구와 나누어 먹을 음식을 요리해서 함께 먹는 일,&nbsp;쓰기를 위한 글쓰기,&nbsp;산책을 위한 산책,&nbsp;좋아하는 콘텐츠를 위해 이른바&nbsp;&rsquo;덕질&lsquo;해&nbsp;2차 창작하는 일 등.&nbsp;경제적 효율을 계산하지 않는 생산활동이자 놀이를 찾아서 해보자.&nbsp;
&nbsp;
내가 원하지도 않은 이미지에 일방적으로 소비 당하지 말고 내가 직접 다양한 자극을 만들어 보자. 스스로 오감을 확장하는 일은 스펙터클에 절은 우리 뇌세포에 새로운 자극을 통해, 일상에 정화와 활력을 불어넣어 줄 테니.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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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만들기 놀이

&ldquo;이제 해야 할 일이 무언지 알겠어요.&rdquo;
&nbsp;
&nbsp;수진은 로즈마리 향기 가득 일렁이는 카페테라스에 앉아, 뜨거운 커피를 입에 머금다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ldquo;나는 그저 살고 싶어요.&rdquo;
&nbsp;
당신이 깃든 이 조용하고 지저분한 도시 길목사이, 아른거리는 밤 풍경 내리쬐어 갈피없는 깃털 같은 마음새로 난 여태 그런 네 뒤꽁무니만 쫓아다녔구나.
&ldquo;그래. 응원할게.&rdquo;
&nbsp;
아쉽게도, 너와 내게 짙었던 지난 밤. 네 눈동자는 내게 티끝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드높은 대지에서 발돋움하는 자를 알아볼 눈썰미는 내게도 있어.&nbsp; 나도 알아.
&nbsp;
왜 내가 아직도 네 앞에 있냐고, 왜 넌 내게 와 여전히 하얗고 아름다운 숨을 내쉬느냐 되묻고 싶었지만 우리, 지금은 서로를 놓아줄 때다.
&nbsp;
두근두근-&nbsp; 나를 작동하는 심장 박동을 두고 이제는 알겠다. 그래. 너는 그저 살고 싶었구나. 미안해, 미안했어.
&nbsp;
수진은 내 마음을 엿듣던 로즈마리가 되어 향긋하며 씁쓸히도 웃었다.
&nbsp;
-마침.
&nbsp;

[장면] 로즈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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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ldquo;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rdquo;
&nbsp;
대학 입시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던 고등학생 시절,&nbsp;선생님이 우리 반 학우들에게 물은 질문이었다.&nbsp;나는 무심코&nbsp;&ldquo;이해하는 거요.&rdquo;라고 답했다.&nbsp;주변이 조용했던지라 내 목소리가 교탁에 계시던 선생님께 그대로 흘러갔다.&nbsp;선생님은 흥미로운 눈치로&nbsp;&lsquo;무엇을?&rsquo;이라 반문하셨지만 난 낯부끄러워&nbsp;&lsquo;그냥,&nbsp;많은 것들을요.&rsquo;라고 답을 무마했다.&nbsp;선생님은 웃으며 한마디를 덧붙이며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렸다.
&nbsp;
&ldquo;이해하려면 스스로부터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해.&rdquo;
&nbsp;
이 일을 계기로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 도전하고,&nbsp;무엇이든 할 수 있으리라는 열정을 태어나 처음 가슴에 품었다.&nbsp;아쉽게도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고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방에 천지지만,&nbsp;그때 선생님과 나눈 짧은 대화는 지금까지도 마음속 화두로 남아 인생길을 밝혀나가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왔다.
&nbsp;
내겐 은사님이 또 한 분 더 계신다.&nbsp;고등학교 시절 방황하고 있고,&nbsp;앞으로 오랜 시간을 방황할 탕아를 어찌 알아보셨는지 날 많이 살펴봐 주신 담임 선생님이었다.&nbsp;문학 수업 때,&nbsp;은사님이 문태준 시인의&nbsp;&lt;가재미&gt;를 낭독하시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한다.&nbsp;그 순간 밀려오던 구슬프고 생경한 감동을 동력 삼아 지금까지도 글을 쓰고 있다.&nbsp;감사한 일이다.&nbsp;좋은 어른을 만나 다행이다.&nbsp;참 운이 좋았다.
&nbsp;
예전부터도 난 어쩐지 세상을 삐딱하게 꺾어 바라보곤 했던 어리숙한 아이였는데,&nbsp;지금 생각해보면 진정 따르고 싶은 어른을 만나고 싶었고 언젠가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부린 치기였을지 모르겠다.&nbsp;그런데도 의문은 계속해서 고개를 든다.&nbsp;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nbsp;이 답에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될까?&nbsp;
&nbsp;
어느새 어른이 되었지만 살다 보니&nbsp;&lsquo;좋은 어른&rsquo;에 대한 정의는 여전히 애매모호하기 짝에 없다.&nbsp;여전히 살아내는 일은 녹록지 않다.&nbsp;그렇게&nbsp;&lsquo;내 코가 석 자&rsquo;로 바삐 지내다 뉴스에서 한없는 방황 끝에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한다.&nbsp;그들 이야기는 내게 남 일 같지 않다.&nbsp;학창 시절 운 좋게 길잡이가 되어준 선생님들이 아니었다면 성적과 순위에 치중한 교육열에 학생 스스로가&nbsp;&lsquo;어떻게 살아야 하나.&rsquo;&nbsp;물을 겨를조차 허락하지 하는 학풍 속에서,&nbsp;내가 저들과 무엇이 달랐을까.&nbsp;나도 살아오면서 번민에 사로잡혀 방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nbsp;어린 그들은 얼마나 더 버거울까 싶어서.&nbsp;
&nbsp;
한데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방황하는 아이들의 극히 일부분만 보고 너무도 쉽게&nbsp;&lsquo;타락&rsquo;으로만 판단해버리고 마는 거 아닐까.
&nbsp;
사람이라면 누구나,&nbsp;그리고 언제나 인생에 배움을 청할 스승이 필요하다.&nbsp;성적과 등수를 매기는 역할이 아니라, &lsquo;어떻게 살지&rsquo;를 함께 고민하고 발맞춰 걸어주는 존재 말이다.&nbsp;그들이 훌륭한 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nbsp;어리숙한 나를 믿어주고 지켜봐 주는 사람,&nbsp;같은 어려움에 부닥쳐 해결해본 경험을 가진 사람에 대한 신뢰가 결국 우리에게 이 추운 겨울을,&nbsp;그리고 세상을 살아갈 힘이자 버팀목이 되어주기 때문이다.&nbsp;
&nbsp;
&lsquo;사람은 사랑으로 산다.&rsquo;
문득 톨스토이의&nbsp;&lt;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gt;에 나오는 구절이 떠오르는 눈 내린 까만 저녁이다.&nbsp;오늘 내 스승은 꼭 사람이 아니어도 좋다.&nbsp;좋은 글과 음악,&nbsp;하물며 오늘 새벽에 내린 싸라기눈조차 소중한 스승의 은혜가 될 수 있으니까.&nbsp;누구나 완전하지 않다.&nbsp;그렇기에 누구나 인생을 헤맨다.&nbsp;그리고 돌이켜보면 그조차 귀한 가르침이리라.&nbsp;
&nbsp;
눈 내린 밤길,&nbsp;우리는 각자 가진 추위를 견뎌 저마다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다.&nbsp;함께 나아가는 동안 그렇게 눈 녹듯,&nbsp;서로가 서로에게 봄이 되어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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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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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몇 달 전부터 한자를 공부하는 일에 재미가 들렸다.&nbsp;볼펜으로 쓰다 보니 글씨 맛이 안 나는 거 같아 붓과 종이를 살까 싶었지만,&nbsp;또 방안에 애꿎은 공간만 차지할까 포기하려 했다.&nbsp;그러던 중에 읽던 책에서 인상 깊은 구문을 발견하고는 바로 재료를 사 붓글씨를 시작했다.
&nbsp;
-&nbsp;직선은 생각이 뻗어간 흔적이고 한일자는 빈 것 위로 밀고 나가는 사람의 몸입니다.
&lt;김훈 저,&nbsp;저만치 혼자서,&nbsp;명태와 고래 중에서&gt; -
&nbsp;
그동안 나는 연필과 펜,&nbsp;그리고 키보드 자판을 사용해 좌에서 우로 글을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nbsp;그런데 붓글씨를 써보니 읽은 책 구문처럼 붓은 좌에서 우로 써가는 동시에 종이를 향해 힘을 싣고 띄우는,&nbsp;즉 위아래 방향감각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새로웠다.&nbsp;기존의 글쓰기가 점과 점을 선으로 잇듯,&nbsp;단어와 단어를 이어&nbsp;2차원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면 붓글씨는 단어에 의미를 담는 것 외에도 글씨 굵기와 획을 긋는 모양새로 글씨 자체에 입체적인 감정을 싣는 일이 가능하다.&nbsp;요즘 세상에선 느끼기 힘든 신선한 감각이다. &nbsp;
문득 예전에 한 팟캐스트 방송에 공군 비행 조종사가 나와 말하기를,&nbsp;하늘에 떠 있을 적에는 공간 감각이 좌우 그리고 하늘뿐 아니라,&nbsp;발아래까지 확장되기 때문에 더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 심리적 스트레스가 육지에서보다 상당하다는 말이 기억났다.&nbsp;조종사는 공간을 머릿속에 떠올릴 때,&nbsp;필시 다른 사람과 아주 다를 것이다.&nbsp;
&nbsp;
한방에서 신체에 흐르는&nbsp;&lsquo;기&rsquo;를 읽어 혈점을 자극해 치료하는 침술도 마찬가지다.&nbsp;한방이 만약 전승되지 않았다면,&nbsp;환부에 직접 손을 대 치료하는 양방이 대세인 현대 의학에서 침술은 환상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신기한 마법처럼 여겨졌을 테다.
&nbsp;
또한,&nbsp;컴퓨터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하이퍼링크 기술을 통해 우리가 전 세계인들과 실시간,&nbsp;그리고 산발적으로 만나고 소통하며 정보를 얻는 일 또한 인류가 얻어낸 새로운 감각이다.&nbsp;이처럼 새로운 도구와 기술은 계속해서 우리의 우주를 확장하는 일을 돕는다.&nbsp;한자를 쓰려고 붓을 쥔 순간,&nbsp;내게는 위에서 아래로 글씨를 누르고 띄우는&nbsp;&lsquo;붓글씨&rsquo;라는 감각 세계가 열리고,&nbsp;하늘을 나는 순간&nbsp;&lsquo;비행&rsquo;이라는 새로운 감각을 몸에 익혀 우리가 사는 육지를 내려다보게 되는 새로운 시야와 관점이 발생한다.&nbsp;그리고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었을 때,&nbsp;비로소 우리는 디지털 공간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접속한다.
&nbsp;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감각뿐 아니라&nbsp;&lsquo;타인을 만나는 일&rsquo;도 마찬가지다.&nbsp;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어머니가 차려주신 따뜻한 밥 한 공기 앞에 앉은 자식 된 자의 마음,&nbsp;고향 친구와 마시는 맥주 한 잔이 주는 시원한 목 넘김이 주는 우정의 유쾌한 맛 또한&nbsp;&lsquo;자아&rsquo;에서 벗어나&nbsp;&lsquo;타인&rsquo;이라는 세계로 입장하는 새로운 감각이다.
&nbsp;
이러한 감각을 깨치고 익히는 일은 즐겁다. &lsquo;실존&rsquo;을 뜻하는 단어&nbsp;Existence가&nbsp;&lsquo;밖으로, ~을 넘어서&rsquo;라는&nbsp;ex-라는 어근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nbsp;인간은 밖으로 나가야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nbsp;
&nbsp;
나가르주나(150?~250?)는&nbsp;&lsquo;모든 것은 공(空)&nbsp;하다&rsquo;했다.&nbsp;이는 허무와 냉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nbsp;세상 모든 것은 타자와의 마주침으로 일어나 상호의존하는 인연으로 이어져 있다는 뜻이다.&nbsp;그렇다.&nbsp;가득 찬 잔에는 아무것도 채울 수 없다.&nbsp;우리는 매번&nbsp;&lsquo;나다운 것&rsquo;으로 끊임없이 의식을 가득 채우기 위해 괴로워하고 애쓰며 살아간다.&nbsp;
&nbsp;
그러나 사실, &lsquo;나&rsquo;라는 존재의 당위성을 비우고 진정한 타자와 마주하며 안 해본 것을 시도하는 경험만이 우리가 비로소 살아있다는 느낌,&nbsp;내일을 살아갈 희망을 마음에 채울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nbsp;어느 정도 자리가 남은 공간이라야 연인에게 받은 엽서 한 장,&nbsp;또는 꿈을 담은 멋진 붓글씨 하나 빈 벽에 걸며 뿌듯해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nbsp;이는 언젠가 깊은 영감이 되어 세상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단 하나의 발견 혹은 발명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nbsp;
우리는 왜 봄이 찾아오면 꽃놀이를 가고,&nbsp;가을에는 단풍을 보러 휴일에 애써 길을 나서나.&nbsp;집안에 인조 벚꽃과 단풍을 가져다 놓고 사시사철 보면 될 일일 텐데.&nbsp;이는 내 존재 밖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실존과 만나는 기꺼움과 반가움 때문일 것이다.&nbsp;매번 다르게 부는 바람과 내리는 비를 온전히 맞으며 피워낸 생화의 향이라야,&nbsp;더 그윽한 봄과 가을 세계가 펼쳐지리란 걸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nbsp;
나를 넘어,&nbsp;밖으로 나가보자.&nbsp;바깥에 펼쳐질 세상은 다채로운 풍경과 그 향기로 가득하다.&nbsp;찬란하다.
&nbsp;
&nbsp;
이로
칼럼니스트
제5회 코스미안상 수상
메일:&nbsp;<a href="mailto:bkksg.studio@gmail.com">bkksg.studio@gmail.com</a>
&nbsp;

[칼럼]밖으로 나가는 존재

&nbsp;
내가 내 마음을 널찍이 하는 일에도 어김없이
타인의 시선과 올곧기만한 세상의 주물틀에 껴맞추는 일을
그만하려 한다 이제
​
산 자의 몸은 오로지 하나의 방향만을 향해 갈 수가 있으니
그에 충실히 하고자 한다.
마음가짐. 
​
정처없이 떠돌던 뒤에야,
널찍이 뻗은 내 몸을 추스리는 마음을 깨친다.
&nbsp;
-이로
&nbsp;

산 자의 몸

&nbsp;
<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images.unsplash.com/photo-1590434434890-eee41ce7d4e1?q=80&amp;w=3087&amp;auto=format&amp;fit=crop&amp;ixlib=rb-4.0.3&amp;ixid=M3wxMjA3fDB8MHxwaG90by1wYWdlfHx8fGVufDB8fHx8fA%3D%3D" width="60%" height="60%">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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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동생과 차 한잔했다. 추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유자차 한잔은 이야기꽃을 피우며 겨울나기 시작을 알렸다. 이제 대학 졸업을 코앞에 둔 동생이 먼저 진로 고민에 대해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 이야기를 듣는 것은 큰 배움이 된다.&nbsp;
&nbsp;
세상이 어찌 굴러가는지,&nbsp;어떻게 이 추운 겨울을 버텨나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 보는 기회다.&nbsp;나는 타인의 고민을 들을 때,&nbsp;애써 그 말에 답을 내려 노력하지 않는다.&nbsp;간혹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오히려 상대에게 되물어 진짜 마음이 입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린다.&nbsp;그러다 한 번씩 제동을 걸어야 할 때가 있기 마련인데,&nbsp;이번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nbsp;
&nbsp;
말하다 보니 동생은 결국 모든 진로에 대한 고민을&nbsp;&lsquo;싫다&rsquo;로 연이어 마무리 짓는 거 아니겠는가.&nbsp;우리가&nbsp;&lsquo;좋다&rsquo;와&nbsp;&lsquo;싫다&rsquo;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너무 쉽게 단정 짓고 결론 내버리는 거 아닐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동생에게 되물었다. &lsquo;그게 왜 싫은데?&rsquo;.&nbsp;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lsquo;모르겠지만 그냥 싫어요.&rsquo;. &nbsp;
&lsquo;싫다&rsquo;라는 표현 밑으로 다양한 감정과 생각의 스펙트럼이 있을 수 있을 텐데.&nbsp;과거에 안 좋은 기억 때문에 무섭다거나,&nbsp;남들이 다 안 좋다고 하니 꺼려진다거나,&nbsp;그 일이 사실 끌리지만 필요한 배경지식을 쌓기에 자신감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nbsp;기저에 깔린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뒤로하고, &lsquo;싫다&rsquo;라는 말 한마디로 애써 꺼낸 화두를 제거하는 쪽으로 생각이 흘러가는 게 걱정되었다.&nbsp;자신이 처한 상황과 고민에 대해 어떤 단어로 정의하는지에 따라 우리가 행동하고 직접 나아가야 하는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nbsp;
&nbsp;
장자(B.C.369~B.C.289?)의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이란 가르침처럼,&nbsp;길은 내가 걸어가는 곳에 나는 법이니까.&nbsp;그러므로&nbsp;&lsquo;싫다&rsquo;라는 말 이외에,&nbsp;그 생각 너머로 우린 더 많은 가능성과 경우를 따져 좀 더 진지하게 생각을 펼쳐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동생에게 말했다.&nbsp;낯선 고민으로 잠시간 번뇌에 시달리겠지만,&nbsp;이 순간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에 깊이를 더할 소중한 기회이니 말이다.
&nbsp;
&nbsp;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nbsp;&lsquo;언어는 존재의 집&rsquo;이라는 말을 남겼다.&nbsp;사람들의 언어 사용이 그 사회의식 수준과 현상을 나타낸다는 뜻이다.&nbsp;말과 글을 다채롭게 사용하고 표현하는 만큼 그 세계는 풍요로워진다.
&nbsp;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선명해 색깔을 표현하는 단어가 다른 나라에 비해 다양한 편이다. &lsquo;빨갛다&rsquo;라는 말을&nbsp;&lsquo;붉다&rsquo;, &lsquo;벌겋다&rsquo;. &lsquo;새빨갛다&rsquo;, &lsquo;불그스름하다&rsquo;,&lsquo;불그죽죽하다&rsquo;로 표현하는 등,&nbsp;하이데거 말에 따르면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색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만큼 우리는 예로부터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관용을 가진 사회에 살고 있던 것이다.&nbsp;
&nbsp;
그런데 최근 들어, &lsquo;극혐&rsquo;이라는 유행어 사용 한 번으로 본인의 부정적인 감정을 뭉뚱그리는 경우라든지, &lsquo;엄마&rsquo;라는 말을 들으면&nbsp;&lsquo;맘충&rsquo;이란 비속한 단어가 만들어낸 부정한 이미지를 먼저 연상하거나, MBTI&nbsp;테스트 결과로 모든 사람을&nbsp;16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쉽게 구분 짓는 등,&nbsp;언어 오남용이 심해지면서 사람들의 감정표현과 논리 전개 그리고 사고의 폭도 점점 협소해지고 있다.&nbsp;그렇게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nbsp;&lsquo;내 존재의 집&rsquo;을 허물고 있는 거 아닐까?
&nbsp;
실제 잘 꾸리고 사는 사람의 집에 방문해 보면,&nbsp;의식주 수단 밖에도 각종 식물과 소품,&nbsp;취미 용품들이 집이란 공간에 잘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nbsp;마찬가지로 언어가&nbsp;&lsquo;내 존재의 집&rsquo;이라면,&nbsp;이 집도 잘 꾸리며 가꿀 필요가 있는 거 아닐까?&nbsp;생존에 필요한 욕구를 해결하는 일 이상으로,&nbsp;인간은 삶을 다채롭게 꾸미고 사람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사회 문화적 동물이기 때문이다.&nbsp;그
&nbsp;
래서 여러 가지 교양을 쌓아 언어생활을 정갈히 하고 표현을 풍부히 사용하는 일은 본인의 품격을 지키는 행위와도 맞닿아 있다.&nbsp;그리고 이때야 비로소 자기 집에 찾아온 손님에게 따뜻한 차 한잔 살뜰히 내줄 마음과 이야기꽃도 피어나기 마련이다.
&nbsp;
또한,&nbsp;요즘처럼 소셜 네트워킹이 발달한 시대에 언어를 다채롭고 풍부하게 사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nbsp;나는 온라인에서 누군가의 계정을 찾아가는 일을&nbsp;&lsquo;집&rsquo;을 방문한다고 생각하곤 하는데,&nbsp;그 사람이 남긴 언어 습관과 게시물을 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nbsp;근데 결국 다시 방문하고 기억에 남는 계정은 생각과 감정을 다채롭고 펼치고,&nbsp;그를 정중하게 표현하는 집이더라.
&nbsp;
무력 전쟁을 지양하는 현대 사회에서,&nbsp;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피력하고 설득하는데 쓰는 창과 방패가 바로&nbsp;&lsquo;말과 글&rsquo;이다.&nbsp;스마트 세계화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유행어도 놓치지 않으며 제2,&nbsp;제3&nbsp;외국어를 공부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nbsp;언어는 결국 내 존재를,&nbsp;생각과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본질을 잊어선 안 된다.
&nbsp;
당장 스마트폰을 켜 남들이 말하고 쓴 것을 지켜보기만 할 게 아니라,&nbsp;오늘 내가 보고 느낀 것에 대해 작게나마 기록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보자.&nbsp;사랑하는 사람과는 좀 더 진솔하게,&nbsp;긴 호흡을 가지고 대화해보자.&nbsp;그리고 좀 더 섬세하고 다양하게 말과 글로 표현해 보자.&nbsp;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도록,&nbsp;우리에게 충분히&nbsp;&lsquo;멍때릴&rsquo;&nbsp;시간을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허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nbsp;그렇게 사고하는 방법에 익숙해지고 재미를 들였을 때 비로소 존재와 내&nbsp;SNS&nbsp;계정도 다시 방문해보고 싶은,&nbsp;집처럼 아늑한 공간이 될 테니.
&nbsp;
&nbsp;
-이로
칼럼니스트
제5회 코스미안상 수상
메일:&nbsp;<a href="mailto:bkksg.studio@gmail.com">bkksg.studio@gmail.com</a>

[칼럼]당신의 말과 글이 아늑한 집이 되기를

<h1 style="text-align: center;"><a style="color: rgb(230, 126, 35);" title="코스미안 뉴스 칼럼 보러가기" href="https://www.cosmiannews.com/news/252358" target="_blank" rel="noopener">코스미안 뉴스 칼럼 보러가기</a></h1>
&nbsp;
며칠 전 코스미안상에 입상해 시상식에 다녀오던 저녁이었다.&nbsp;배울 게 참 많은 자리였다.&nbsp;모든 일정이 끝나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들어선 광화문 광장엔,&nbsp;가을에서 겨울로 향하는 차고 건조한 바람이 많이 불었다.&nbsp;
&nbsp;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며 늠름하게 한 손으론 상패를 들고 버릇처럼 스마트폰으로&nbsp;SNS에 접속해 가장 먼저 본 것은&nbsp;&lsquo;한국민 사망 원인통계표&rsquo;였다.&nbsp;통계에서는 올해&nbsp;10대~30대 사망원인&nbsp;1위가&nbsp;&lsquo;자살&rsquo;이라 했다.&nbsp;그리고 여전히&nbsp;OECD&nbsp;자살률&nbsp;1위라는 뉴스도 확인했다.&nbsp;갑자기 아득해진 기분에 높은 건물들 사이,&nbsp;공기 안 좋은 서울 하늘을 올려다봤다.&nbsp;미미하게 빛나는 별 하나.
&nbsp;
요새 내 또래들이 하늘에 별이 되는 일이 그렇게 많다.&nbsp;근데 많아도 너무 많다.&nbsp;별도 별인데 살아생전,&nbsp;찬란하게 빛나보기도 전에 사그라지는 생명의 불씨
가 정말로,&nbsp;너무 많은 게 아닌가?&nbsp;자의든 타의든 말이다.
&nbsp;
기분이 언짢아 그제야 이어폰을 빼고 주변을 둘러봤다.&nbsp;광장 한쪽은 특정 유명인을 폄훼하며 혐오하는 마이크 소리가 너무 컸고,&nbsp;한쪽에는&nbsp;&lsquo;청년에게 우리가 이만큼 제공한다.&rsquo;라며 생색내는 광고 네온사인이 별 흉내를 내며 번쩍였다.&nbsp;그리고 내 손엔 통계표와 자살률 뉴스가 쥐여있다.&nbsp;
&nbsp;
참으로 비정한 사회다.&nbsp;괜히 내가 살았기 때문에 그들이 죽은 것 같았다.&nbsp;세상은 점점 더 불지옥이 되어가는데 나는 또 살아남았다.&nbsp;나는 생존자다.&nbsp;무엇이 우리를 사지로 내모는 걸까.&nbsp;어떻게 살 것인가.
&nbsp;
시상식은 내게 과분하게 따듯한 자리였다.&nbsp;그래서 마치 아기공룡 둘리가 된 것처럼,&nbsp;요람을 타고 잠시 딴 세상 여행을 한 기분이었다.&nbsp;그렇게 배부른 감상에 빠져있다 찬 바람이 부는 광장에 나앉아 자살률과 사망원인 지표를 보고 나니,&nbsp;문득&nbsp;&lsquo;요람에서 무덤까지&rsquo;라는 말이 떠올랐다.&nbsp;갑자기 튀어나온 실없는 웃음을 참기 어려웠다. &lsquo;국가가 보장하는 사회 복지제도&rsquo;를 상징하는 영국 경제학자의 유명한 말이지만,&nbsp;당장 내게는 조롱하는 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nbsp;태어난 자리와 죽어 눕는 자리가 같아야 한다는 말인가?&nbsp;또는 내게 영원히 누워만 있으란 말인가?&nbsp;
&nbsp;
그래.&nbsp;이 말처럼 요즘 청년들의 세태를 잘 표현하는 말은 없다.&nbsp;요람에서 무덤까지 팔자 고칠 꿈도 못 꿀,&nbsp;천편일률적 사회!&nbsp;내가 자취방을 나서는 길엔 공동주택과 편의점 뒤 주차장,&nbsp;카페테라스 그리고 경찰서 뒷마당이 한데 모여있다.&nbsp;경찰서 뒷마당을 제외하고는 하나 같이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는데,&nbsp;모두 자기 사유지에&nbsp;&lsquo;담배꽁초를 버리지 마시오.&rsquo;라는 삐뚤빼뚤 적은 팻말이 세워있다는 사실이다.&nbsp;내가 사는 동네는 젊은 청년들이 많이 모여 사는데,&nbsp;이들 모두 그 팻말을 보고는 담배를 태우러 나와 헤매다 경찰서 뒷마당에 꽁초를 투척하는 일이 다반사다.&nbsp;
&nbsp;
사람들은 젊은이들이 파렴치하다고 욕할 게 분명하다.&nbsp;하지만 거리에&nbsp;&lsquo;같이 사용할&rsquo;&nbsp;쓰레기통이 없으니 만만한 경찰서 뒷마당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거 아니겠는가.&nbsp;담배라는 걸 떠나 생각해보자.&nbsp;나와 같은 평범한 청년들이 소유할 턱 없는 주택,&nbsp;가게,&nbsp;주차장에는 팻말 하나 세워놓으면 그만이지만 어쩐지 한숨 돌릴 공간조차 어디에도 허락받지 못하는 기분이 든다.&nbsp;그 박탈감.&nbsp;난 이런 데서&nbsp;&lsquo;공공영역과 사회 안전망&rsquo;의 필요성을 생각해본다.
&nbsp;
자동차 클렉슨을 온몸으로 받아 가며 교통 차로를 달리는 배달 라이더들을 봐도 마찬가지다.&nbsp;이들에게 배달 시간은 돈이다.&nbsp;빠른 배달은 소비자 만족에 직결되어 플랫폼 서비스에 자신의 평가지표로 사용되기 때문이다.&nbsp;배달문화가 극치를 달리는 요즘,&nbsp;배달 음식을 그만 시킬 게 아니라면 마구잡이로 차선을 끼어드는 라이더들을 힐난하고 적대할 게 아니라,&nbsp;라이더 오토바이 전용 차로를 따로 구분해 사용하는,&nbsp;즉 교통차로를&nbsp;&lsquo;같이 사용할&rsquo;&nbsp;공공 행정적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nbsp;배달 라이더들은 사고가 나면 사망률이 자동차보다&nbsp;2.7배 높다.&nbsp;안타깝게도 이런 위험한 현장에 내몰린 이들 대부분도 자동차를 살 여유가 없는 청년들이다.
&nbsp;
요람에서 무덤까지,&nbsp;계층 이동은 꿈도 못 꿀 정도로 사회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청년 실업이 사상 최고치인 요즘,&nbsp;연령대별&nbsp;&lsquo;경제고통지수&rsquo;도&nbsp;2022년 상반기 기준 청년이&nbsp;25.1로 가장 높다.&nbsp;사람들은 여전히&nbsp;&lsquo;일 안 하고 노는 사람&rsquo;을 욕하고 경시하기 바쁘다.&nbsp;그 결과,&nbsp;무한 경쟁 사회에서 승자가 되어 독식하면 다행이지만 한때 누구나 하는 실패와 실수,&nbsp;또는 타고난 요람 때문에 한순간에&nbsp;&lsquo;인생 패배자&rsquo;로서 사회 바깥으로 내몰려야 하는 청년들은 주어진 수명보다 빠르게 자기 무덤을 찾아가는 수가 많아지고 있다.
&nbsp;
나는 되묻고 싶다.&nbsp;이 경직된 사회를 모두 우리가 만든 거냐고.&nbsp;아니다.
&nbsp;
광화문 광장에서 내게 찾아온 이 사망원인 지표는, &lsquo;아프니까 청춘&rsquo;이라며 우리를 아프도록 방치한 사회를 향해 자신들의 목숨값으로 전하는 간절한&nbsp;SOS&nbsp;구호로 들렸다.&nbsp;누구도 경쟁에서 패배한 자신을 품어줄 리 없다는 체념과 이 비정한 사회에 대한 불신이 우리를 죽음으로,&nbsp;그렇게 무덤으로 내모는 것이다.&nbsp;별처럼 빛나보지 못한 채,&nbsp;꽃처럼 피워보지 못한 채 말이다.
&nbsp;
사회 각 분야에서 경제적 효용과 부가가치에 대한 통계를 내는 것처럼,&nbsp;청년들이 사회를 불신하는 데서 야기되는 사회경제적 비용 손실도 따져봐야 하는 것 아닌가?&nbsp;그리고 나와 같은 청년들은 자신의 무능력과 패배요인에 자책할 시간에 공공영역이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lsquo;내 땅에는 담배꽁초를 버리지 마시오.&rsquo;와 같은 발상이 아니라, &lsquo;담배꽁초를 같이 버리고 수거할 공공 수단&lsquo;에 대한 고민 말이다.&nbsp;
&nbsp;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nbsp;요람에서 무덤까지 마냥 누워만 있을 게 아니라 직접 뛰쳐나와 행여나 패자가 된 후에도 다시 재기할 공공시스템과 사회 안전망에 대해 직접 요구하고 해결해야 할 시기에 이른 것인지도 모르겠다.&nbsp;실업률과 자살률이 고공행진 하는 요즘,&nbsp;무기력한 그 마음도 이해한다.&nbsp;그러나 이것은 이제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nbsp;
&nbsp;
그러니 요람에서 무덤까지,&nbsp;무사히 살아서 만나자 친구들아!
--
[임이로]
제5회 코스미안상 수상
칼럼니스트
메일: bkksg.studio@gmail.com

[칼럼]요람에서 무덤까지, 무사히 살아서

&nbsp;
내 노트는 마법의 노트
머리가 뒤죽박죽이면
항상 노트부터 쥐곤 했다
&nbsp;
날 이루는 정신과 몸
그리고 영혼,
새긴 이름 만년필
그러모아 노트와 마주하면
&nbsp;
드디어 마법을 쓸 수 있다!
&nbsp;
이렇게 살고 싶다거나
어떤 게 힘들다거나
씩씩하게 써 내려가면
&nbsp;
어느새 일상다반사
이 번다한 삶이 흩뿌린 땀과 눈물
무지개 지며
꽉 잡은 펜 끝으로 누그러지는다
&nbsp;
내 노트는 마법의 노트
내가 못 이룰 일은 없어
무너질 일도 없지
&nbsp;
그러니깐 난 천하무적이야!
&nbsp;
내 노트는 마법의 노트
글쓰기는 각인이다.
&nbsp;
- 이로

마법의 노트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lef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감내하기 너무 어려운 것들을&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감내하기 너무 어려운 것들을&quot;}]}]}">&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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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는 글1

<a title="수상소감&amp;기사 보러가기" href="https://www.cosmiannews.com/news/247588" target="_blank" rel="noopener">수상소감&amp;기사 보러가기</a>
제5회 코스미안 은상 수상 공모작 #2
글. 이로
&nbsp;&lsquo;잊으면&rsquo; 바보가 되는 세상. 행여 내가 잊고 싶어도 나를 기억하는 세상이다.
각종 첨단 기술 발달로 &lsquo;스마트 시대&rsquo;에 사는 우리는 다양한 방식과 형식으로 기억하고 기록하는 기술을 훌륭히 성취했다. 물론 이전에도 기록하고 기억하는 수단은 인류에게 중요한 입지를 지녀왔다. 그러나 그때는 꼭 전해야 할 말만 써야 할 정도로 인류가 가진 자원은 한정적이었다. 그만큼 정보의 밀도와 질이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lsquo;인터넷&rsquo;이라는 무한정해 보이는 자원과 공간 속, 많은 사람이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과다하게 노출되고 있다. 심지어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 기술로, 절대 없어지지 않는 나의 디지털 흔적을 포함한 개인정보를 불시로 누출하며 사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우리는 &lsquo;잊는다&rsquo;, &lsquo;비운다&rsquo;, &lsquo;사라진다&rsquo;와 같은 말을 가장 싫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즉, 과거의 잘못과 실수가 평생을 낙인으로 따라다녀 자칫하면 재기하기도 힘든 나락으로 삶을 내몰기 너무 쉬워진 세상이다.
&nbsp;
&nbsp;사람 감각의 종류를 우리는 &lsquo;오감&rsquo;이라 일컫는다. 감각, 그것은 상(image, 像)을 감각기관을 통해 기억하는 것이라 우린 익히 알고 있다. 그럼 혹시 망감(忘感)이라는 말을 아는가? 인터넷에 검색해도 잘 안 나오는 거 보니, 그 이름답게 이미 많이 잊혔나 보다. 더 흔히 쓰이는 말로는 &lsquo;망각&rsquo;이라 한다. 그런데 망각, &lsquo;잊어버리는 감각&rsquo;이라니. 처음엔 터무니없었지만 곱씹어보니, 이 말이 가진 역설적인 어감에 여운이 꽤 길었다.
&nbsp;
&nbsp;동양철학에서 &lsquo;잊는 감각&rsquo;을 다룬 역사는 생각보다 꽤 길다. 혹자는 &lsquo;잊는다&rsquo;라는 감각에 무려 칠감(七感)이라는 이름과 개념을 부여할 만큼 &lsquo;잊어버리는 감각&rsquo;에 대해 권위를 실었다. 중국 장자의 허(虛)나 망(忘), 선불교 혜능의 무념(無念) 등이 그렇다. 오히려 기억보다는 망각에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nbsp;
불교에서는 일찍이 무아지경(無我之境), 자아를 내려놓는 것이 우리가 불국토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lsquo;자기 자신을 잊는 경지&rsquo; 말이다. &lsquo;나&rsquo;라는 존재를 망각한 체, 오로지 내 밖에 존재하는 타자와 마주치며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좀 더 빛나는 삶이라는 가르침이다. 혜능이 말한 어떤 잡념과 망상이 일절 없는 상태, 무념무상(無念無想)도 이와 마찬가지 가르침이다.
&nbsp;
동양뿐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아는 서양의 해체주의 대표 철학자,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는 그의 주저 &lt;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gt;에서 인간의 정신 단계를 낙타-사자-아이로 비유한다. 그리고 마지막 &lsquo;아이&rsquo; 단계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단계이며 이 창조는 유쾌한 놀이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lsquo;놀이&rsquo;를 하기 위해서는 &lsquo;망각&rsquo;할 줄 알아야 하며, 이를 거룩한 긍정이라고 니체는 예찬한다.
&nbsp;
망각이 가진 힘은 냉소와 허무주의와는 그 맥락이 다르다.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만큼 잊고 살아야 생존에 유리하게끔 진화한 것이라는 일종의 수용이자 유쾌한 긍정의 힘이다. 현재와 미래를 알차게 채워가기 위해, 내 기억을 비우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한 성찰 작업이다. 컴퓨터도 용량 관리가 성능에 직결되는 것처럼.
우리가 음식물을 소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음식이라는 형태로 입에 들어가서, 서서히 녹아 영양소와 에너지는 몸에 흡수되고 찌꺼기는 배설물 형태로 몸 밖으로 나가야 건강한 소화 아닌가? 사실 우리는 첨단기술 시대를 사는 대가로 &lsquo;기억 소화불량&rsquo; 상태에 살아가는 저주에 단체로 걸린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nbsp;
오히려 우리가 망각의 힘을 잊어 갈수록, 정말 사회적으로 &lsquo;절대 잊지 말자&rsquo;라고 합의한 것들에 대해서는 갈수록 무감각해지고, 당장 처한 현실에 대해선 냉소적이고 허무하게만 받아들여 서로를 &lsquo;혐오하는&rsquo; 사회가 되어가는 거 같아 매번 걱정이다. 매년 한국민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통계를 볼 때마다 아찔하다.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을, 이제 존재하지도 않는 과거를 되새김질하며 질책하고 후회하는 데에 쓰고 있다.
&nbsp;
때가 되면 개인의 아픔과 상처는 어느 정도는 감내하며, 서서히 잊고 나아가야 한다. 애끓던 인연도, 언젠가는 잊어야 할 때가 온다. 그리고 나 자신조차 언젠가 사라진다. 사람으로부터, 삶으로부터, 그리고 우주로부터. 그래 우리 모두 잊힌다.
&nbsp;
그러니 지나치게 바쁜 우리네 삶이지만, 용기를 내어 잠깐의 하늘 보기, 차 마시기, 날 좋은 날 공원 거닐기, 명상하기 등 잠시 멈추고 과거에 매몰돼 지친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스스로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 과거로부터 이어진 나를 잠시 잊고, 앞으로 채워갈 나와 우연히 마주칠 타인에 대한 설렘을 만끽할 줄 아는 마음 근육을 키워보자. 그리고 자신에게 위로와 안녕을 건네보자. 우리 모두, 그럴 수 있었다고. 실수, 그거 누구나 한다고.

[칼럼]잊는게 힘이다

제5회 코스미안 은상 수상 공모작 #1
글. 이로
&nbsp;
&nbsp;변기가 고장 났다. 건물 주인에게 전화하니까 두 시간쯤 뒤 방문한다 했다. 그 두 시간 동안 괜히 고쳐보겠다고 변기가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건지 물탱크를 열어 이것저것 만져보고 살펴봤다.
&nbsp;갑자기 학창 시절에 &lsquo;냄새가 나지 않는 수세식 변기&rsquo;를 최초로 개발한 사람에 대해 조각 글을 읽은 게 떠올랐다. 그는 바로 시계 제조자이자 수학자였던 알렉산더 커밍. 1775년, 그는 밸브로 수도를 여닫아 일정 수량과 수압을 조절해, U자 모양으로 구부린 배수 파이프에 물을 일부러 고이게 해 배수관에서 올라오는 악취와 세균을 막고, 대기압으로 인해 물리적 높이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액체가 이동하는, 즉 사이펀의 원리를 이용해 오늘날 수세식 변기를 발명했다. 수세식 변기가 없던 시절, 인류는 &lsquo;뒷간&rsquo;이라는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길거리에서 대소변을 누는 일에 아무도 문제의식을 못 느끼던 시절을 살았다. 생각보다, 거리에 배설물 냄새가 낭자하고 배설물에서 나온 세균에 전염병을 얻어도 그 출처조차 모르던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는 알렉산더 커밍이라는 위대한 인물 덕에 이제 집안에 뒷간을 들여놔도 아무런 위생에 위협이 없는, 그런 위대한 신세계를 사는 것이다.&nbsp;
이것이 연장한 인류의 평균 수명이 과연 얼마일까? 운 좋게 &lsquo;수세식 변기 시대&rsquo;를 살던 작가들이 세균 전염으로 병들지 않고 좀 더 살아내, 얼마나 더 많은 작품을 탄생시켜 사람들에게 감명을 줬을까? 우리는 이 수세식 변기 발명을 단지 &lsquo;냄새나는 뒷간 해결&rsquo;로서 바라볼 게 아니라,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절감시키는 일로 해석해봐야 하는 거 아닐까?
&nbsp;
&nbsp;화석연료 사용과 지나친 환경파괴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넘어서 지구가 끓고 있다(global boiling, 2023). 이번 여름은 정말 끝내주게 더웠다. 앞으로 여름은 더 뜨거울 예정이란다. 그런 뉴스 보도가 왜 이렇게 무책임하고 냉소적으로 느껴지는지. 인간의 허영과 끝없는 욕심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며 동족 혐오하는 것도 힘들 만큼 더워 지쳤다. 그러다 보니 &lsquo;세계 최고 원자력 발전 기술을 보유한 한국은,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이가 시린 추운 여름을 지내다 땡볕 아래 길거리를 걷는 일을 마치 벌 받는 것처럼 다녀도 참 잘 견뎌낼 참을성 넘치는 훌륭한 나라&rsquo;라는 비소에 찬 푸념이 들기도 했다.
어쨌든 우리는 화석연료 대부분을 태워 전기를 만들고, 보일러를 켜는 세상에 살고 있다. 더군다나 이제는 SNS &lsquo;좋아요&rsquo;와 조회수, 일상이 바쁜 현대인이 지우지 못한 스팸 메일과 무궁한 온라인 쇼핑몰 덕에, 거대한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기동력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활활 타오르는 화석연료는 &lsquo;에너지 보존의 법칙&rsquo;과 &lsquo;엔트로피 증가 법칙&rsquo;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방출해 세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고, 환경은 급속도로 망가져 가고 있다.
누구나 걱정하지만, 누구나 외면하는 &lsquo;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거대한 코끼리&rsquo; 같은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답도 없이 고민하다 문득, 고장 난 우리 집 변기가 새삼 너무나 신기했다. 참으로 대단한 물건이다. 급등한 전기세와 가스보일러 비용이 골치인 요즘, 어쩜 이렇게 가성비 좋고 대단한 발명품이 있느냐 말이다. 필요한 전기동력이 제로라니! 과히 신의 물건이다!
그렇게 한번 시작한 &lsquo;변기&rsquo;에 대한 내 고찰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만약에 이 수세식 변기 발명보다 먼저 전기를 발명해 지금처럼 석유와 석탄을 태우고, 원자를 폭발시키는 &lsquo;에너지 과부하 세상&rsquo;이 먼저 인류를 지배했다면, 우리는 불행히도 아직도 요강을 쓰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 요강은 당신의 배설물을 밀봉하기 위해 요강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들어 가열해 수분을 증발시키고, 증발한 수분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기 위해 최첨단 전기 모터가 장착되어 있으며, 이 모터를 충전하는 배터리 단자가 있다. 추가로 고객 취향에 맞춰 무드등 기능까지 겸비한 일명 &lsquo;스마트 요강&rsquo;! 그리고 이 스마트 요강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현재 휴대한 배설물량을 확인할 수도 있고, 내용물 성분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내 건강 상태를 측정해 스마트워치로 확인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는 기본 메신저 아이콘 자리에 변기 아이콘이 가장 1순위로 설정되어 있을 거다. 이것은 반도체 스마트 요강! 그런데도 악취는 어쩔 수 없어서 향수와 요강 악취를 혼합해 일명 &lsquo;패션&rsquo;으로 소화하는 문화까지 생겼을지 모른다. 아, 상상만 해도 당장 그 스마트 요강을 던져 버리고 싶다.
&nbsp;
&nbsp;이쯤 되니까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가 &lsquo;최선&rsquo;이라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한 거 같다. 그러니 너무 자만하지 않는 게 좋겠다. 비단 과학기술 영역에서만 필요한 생각은 아니지 싶다.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우리는 지나치게 새로운 것, 새로운 자극에 중독된 채 살고 있다.&nbsp;
우리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로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한 지난 몇 년 보다, 훨씬 더 오래 인류는 적응하고 생존해 왔다. 우리는 배설물과 함께 길을 거닐어도 마냥 즐겁기만 했던 비범한 적응력을 가진 종족이다! 그런데 어찌 미디어 노출과 중독에 이렇게 맥없이 무너지는지. 그렇다. &lsquo;좋아요&rsquo;가, 내 피드 조회수, 구독자 수가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lsquo;좋아요&rsquo; 개수가 당장 내 기관지에 스며 패혈증을 일으키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추천하는 오늘의 점심 메뉴가, 당장 녹아 없어지는 극지방 빙하보다 중요해 보이는 주객전도된 세상이라니! 아찔하다.
&nbsp;나는 &lsquo;고장 난 변기&rsquo;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 1700년대에 다녀온 이상한 기분이었다. 이 변기와 하수도 시설뿐 아니라, 나무와 빙하, 바다와 같이 열기로 들뜬 세상을 식히는 주변 것들이 새롭게 보였다.
현재 지구촌이 앓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방책과 발상은 앞으로 우리가 획기적으로 발견하고, 발명해야 하는 &lsquo;프로메테우스의 불&rsquo; 같은 것이 아닐지 모른다. 고장 난 변기 위에 앉아, 나처럼 잠깐 멈춰 이전 시대의 생각과 방식을 곰곰이 되새겨보는 게 더 현명해 보이기도 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이후. 우리는 빛을 동경해 &lsquo;전기 만능주의&rsquo;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 전등이 없어 밤에 일을 못 하던 때에 인류는 잠이라도 충분히 잘 수 있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유물론자다. 발전하는 기술과 문명이 인간의 정신과 마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발명으로 급속도로 전 세계가 이어지며 사람들의 생활 습관과 사고방식은 이전과 아주 다르다. 흔히 말해,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 연락할 수도 있는 시대다, 근데 연락하기도 전에 우리 모두 진짜, 더워서 죽게 생겼다. &lsquo;원료를 뜨겁게 가열해 동력을 만드는 에너지 패러다임&rsquo;이 이뤄낸 세상은 이제 불에 타다 못해 끓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나무를 베고, 쓰레기를 버리고, 연료를 태우는 일뿐이라니. 우리 인간이 이렇게 대책 없이 맹목적인 종족이었단 말인가?
분명한 건 이 들끓는 세상을 잠재우는 방식, 지구를 차갑게 식히는 방식을 과학 기술 영역뿐아니라 많은 생활 영역에서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언제나 생존이 문제다. 하지만 나는 인간 특유의 그 집요한 생존력이 이번에도 해내리라 본다.

[칼럼]변기가 고장난 날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서랍은 기억을 조립하는 제3의 공간이다&quot;}]}]}" data-block-index="2" data-shown="false">서랍은 기억을 조립하는 제3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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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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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반짝이는 우리네 별과 은하바람이 출렁인다&quot;}]}]}" data-block-index="24" data-shown="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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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우주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활주로에 시선을 내딛는 힘으로&quot;}]},{&quot;type&quot;:&quot;br&quot;}]}"><img src="https://bkksg-images.s3.ap-northeast-2.amazonaws.com/ProjectImages_highquality/%E1%84%89%E1%85%A1%E1%84%8C%E1%85%B5%E1%86%AB100807_039.jpeg" width="70%" height="70%">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활주로에 시선을 내딛는 힘으로&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활주로에 시선을 내딛는 힘으로 나아가는 중력의 소용돌이 속에&nbsp; 나는 견뎌내고 또 견디어 내었다
하늘로 향하는 마음이 거멓다
이 거뭇한 마음 동력체에 힘을 실어 날아오를 때면 문득 우리네 고단한 마음 구석쯤이 떠올라 눈물이 난다
방울방울한 마음 다채로운 색깔로 터지며 피어오른다
나약한 마음아 다시 부딪혀 날아올라라
이 마음 창공으로 솟아올라 검고 아늑한 하늘이 된다 아득히 먼 하늘이 된다
나는 피어올라 그렇게 하늘이 된다.
&nbsp;
-이로
&nbsp;

밤하늘이 가는 길

<div data-pm-slice="0 0 []" data-en-clipboard="true">헤르만 헤세, &lt;데미안&gt; 독후감, 이로, 2023</div>
<div data-pm-slice="0 0 []" data-en-clipboard="true">&nbsp;</div>
<div data-pm-slice="0 0 []" data-en-clipboard="true">나는 카인의 후예다. 이 책을 읽고 그렇게 자신하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그만큼 헤르만 헤세의 문장은 높은 산골짜기처럼 깊고 아득하다. 주인으로 사는 삶의 무게와 아브락삭스의 자유와 고독에 대한 갈등과 투쟁을 이렇게 탁월하게 묘사하는 작품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div>
<div data-pm-slice="0 0 []" data-en-clipboard="true">&nbsp;</div>
<div>&nbsp;스무&nbsp;살&nbsp;문턱에서&nbsp;실제로&nbsp;'데미안'을&nbsp;만난&nbsp;적&nbsp;있다.&nbsp;아&nbsp;참,&nbsp;내가&nbsp;붙인&nbsp;데미안의&nbsp;아명이&nbsp;따로&nbsp;있다.&nbsp;바로&nbsp;'발렌타인'.</div>
<div>나는&nbsp;발렌타인을&nbsp;통해&nbsp;깨어났으며,&nbsp;자유와&nbsp;고독을&nbsp;감당해야&nbsp;하는&nbsp;운명을&nbsp;감히&nbsp;맞닥뜨린다.&nbsp;이마에&nbsp;카인의&nbsp;표식은&nbsp;선명해졌고,&nbsp;돌이킬&nbsp;수&nbsp;없었다.&nbsp;진정한&nbsp;경험은&nbsp;과거로&nbsp;돌아가지&nbsp;못하는&nbsp;것이라&nbsp;했나.&nbsp;</div>
<div>우리는 절절하게 사랑하는 만큼 서로를 미워했다. 동시에 돌아갈 영혼의 집을 잃었다는 수치와 자괴감에 알을 깨고 나오자마자, 그를 목 졸라 숨통을 틀어쥐고는 멀리 쫓아냈다.&nbsp;</div>
<div>&nbsp;</div>
<div>&nbsp;나는 그토록 사랑하던 이를 직접 상처 낸 대가를 치르느라 피가 철철 넘치는 두 손을 숨긴 채 도망쳤다. 마주친 운명의 강을 넘어, 드높은 자유가 파도처럼 범람하는 투쟁의 바다로 향하는 일을 거부했다. 쫓기는 탕아가 삶을 구도하는 것처럼, 덜덜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철저하게 아벨의 삶을 살고자 했다. 지난날 내 간난한 삶에 대한 피해의식을 극복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런 내게 한치도 알 수 없는 미래를 지탱할 힘이 있을 리 만무했다. 과연 그 대가는 참혹했다.&nbsp;</div>
<div>형체 없는 공포에 시달려 방황했으며, 내 질겁한 모습을 거울삼아 이를 갈았다. 자기 연민과 혐오를 씨실과 날실로 엮어 새까만 그물을 만들어 내 몸을 칭칭 감고, 한 발 짝도 움직일 수 없는 나약한 정신을 만드는 데에 온몸과 마음을 다했다. 다가온 운명에 휩쓸리기 무서워 저항하던 그 세월, 내 이마에 카인의 표식은 점점 흐릿해져 가고 있었다.&nbsp;</div>
<div>&nbsp;</div>
<div>그러던&nbsp;어느&nbsp;날&nbsp;숨이&nbsp;막혔다.&nbsp;그물에&nbsp;감겨&nbsp;꿈적도&nbsp;하지&nbsp;않는&nbsp;내&nbsp;몸뚱이는&nbsp;아무것도&nbsp;해내지&nbsp;못하리라&nbsp;짐작했다.&nbsp;이대로&nbsp;내&nbsp;작동은&nbsp;멈추는가.&nbsp;</div>
<div>그런데&nbsp;좀&nbsp;억울했다.&nbsp;지금&nbsp;내가&nbsp;겪는&nbsp;이&nbsp;비루함과&nbsp;그때,&nbsp;질식할&nbsp;것&nbsp;같은&nbsp;운명을&nbsp;거부한&nbsp;대가로 겪은&nbsp;고통이&nbsp;과연&nbsp;뭐가&nbsp;다른가.&nbsp;</div>
<div>한번 깨어난 새는 다시 알로 돌아갈 수 없다. 내 마음 바닥보다 더 아래를 들춰 보고 나니 깨달았다. 남은 것은 견디지 못했다는 분노와 생존에 대한 열망뿐. 이대로는 살 수 없다.&nbsp;</div>
<div>&nbsp;</div>
<div>&nbsp;살고&nbsp;싶었다.&nbsp;그래서&nbsp;삶을&nbsp;구도하는&nbsp;마음이&nbsp;이끄는&nbsp;대로,&nbsp;헤르만&nbsp;헤세의&nbsp;책을&nbsp;허겁지겁&nbsp;펼쳤다.&nbsp;더&nbsp;이상&nbsp;늦지&nbsp;않게,&nbsp;질식할&nbsp;것&nbsp;같은&nbsp;자유가&nbsp;넘실거리는&nbsp;검푸른&nbsp;바다를&nbsp;향해&nbsp;손을 뻗었다.&nbsp;그&nbsp;속에서&nbsp;나는&nbsp;데미안을&nbsp;다시&nbsp;만났다.&nbsp;아니&nbsp;데미안이&nbsp;나를&nbsp;불렀지&nbsp;싶다.</div>
<div>&nbsp;</div>
<div>&nbsp; 불교에는&nbsp;'전등식'이라는&nbsp;행사가&nbsp;있다.&nbsp;도반들이&nbsp;등불에서&nbsp;등불로&nbsp;불심을&nbsp;전해&nbsp;받으며&nbsp;부처의&nbsp;가르침을&nbsp;되새긴다.&nbsp;부처는&nbsp;'오로지&nbsp;자신만을&nbsp;등불로&nbsp;삼아&nbsp;나아가라.'라는&nbsp;말을&nbsp;남겼다.&nbsp;일단&nbsp;등이&nbsp;켜지면&nbsp;그&nbsp;등을&nbsp;손에&nbsp;쥐고,&nbsp;운명을&nbsp;향해&nbsp;길을&nbsp;밝혀&nbsp;나아가는&nbsp;것은&nbsp;오로지&nbsp;자신의&nbsp;몫이라는&nbsp;가르침이다.&nbsp;데미안이&nbsp;말한&nbsp;카인의&nbsp;표식도&nbsp;앞서&nbsp;말한&nbsp;&lsquo;전하여&nbsp;받은&nbsp;등불&rsquo;과&nbsp;다르지&nbsp;않다.&nbsp;데미안,&nbsp;그는&nbsp;이름만&nbsp;달리할&nbsp;뿐&nbsp;실재한다.</div>
<div>&nbsp;</div>
<div>&nbsp;알고도&nbsp;나아가지&nbsp;못하면&nbsp;영원히&nbsp;앉은뱅이로&nbsp;살아야&nbsp;한다.&nbsp;나는&nbsp;발렌타인을&nbsp;만나&nbsp;깨어난&nbsp;내&nbsp;운명을&nbsp;깨닫고도,&nbsp;한&nbsp;치&nbsp;앞도&nbsp;나아가지&nbsp;못했다.&nbsp;싱클레어가&nbsp;그랬듯,&nbsp;자유를&nbsp;향한&nbsp;투쟁을&nbsp;위해&nbsp;감내해야&nbsp;할&nbsp;미래가&nbsp;너무나&nbsp;외롭고&nbsp;무서웠기&nbsp;때문이다.&nbsp;그러나&nbsp;이제&nbsp;나는&nbsp;&lsquo;전하여&nbsp;받은 등불&rsquo;을 들고 앞으로&nbsp;걸어가고자&nbsp;한다.&nbsp;스스로&nbsp;이마에&nbsp;표식을&nbsp;새긴&nbsp;그&nbsp;시점부터&nbsp;사실&nbsp;돌이킬&nbsp;수&nbsp;없었다.&nbsp;우리&nbsp;인간은&nbsp;과거에&nbsp;살&nbsp;수&nbsp;없는&nbsp;존재다.&nbsp;</div>
<div>&nbsp;</div>
<div>&nbsp;우리는 사랑하는 만큼 미워한다. 그래서 가끔 당연한 일을 잊고 산다. 바로, 사랑하든 미워하든 두 발로 걸어 앞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 말이다. 중요한 것은 내 몸, 내 두 발이다.</div>
<div>그러니까&nbsp;부디,&nbsp;너무&nbsp;오랜&nbsp;시간을&nbsp;자신의&nbsp;운명을&nbsp;원망만&nbsp;하느라&nbsp;사랑하는&nbsp;일을&nbsp;포기하지&nbsp;말기를.&nbsp;</div>
<div>세상에 모든 카인의 후예들이여, 등불을 전해 받은 자여,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면 그냥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는 단 한 번을 산다.</div>
<div>&nbsp;</div>
<div>&nbsp;</div>

[독후감]우리는 사랑하는 만큼 미워한다

흐르는 강물

작은 거인 | 이로, 디지털콜라주, 2023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Gothic&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한 걸음 씩&quot;}]}]}]}]}">한 걸음 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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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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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Gothic&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새로운 길이 나는다&quot;}]}]}]},{&quot;type&quot;:&quot;br&quot;}]}">새로운&nbsp;길이 나는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Gothic&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새로운 길이 나는다&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작은 거인

점멸 | 이로, 디지털콜라주, 2023
당신은 늘 그런 식이었다
내가 켜놓은 등불을 황급히 뒤에 쫓아와선
서둘러 꾸고는 했다
&nbsp;

당신은 늘 그런 식이었다
앞날은 어두컴컴히 그대로 두고는
세상 끝자락에 몰려
떨어지지 않으려고만 애써
밝힌 불씨 하나라도 숨죽여 죽여가고 있다

-이로

점멸

| 파란 독 : 초고 , 이로, 2023
&nbsp;

파란 독 : 초고

강과 별 | 이로, 디지털콜라주, 2023
&nbsp;
보이지 않던 별들은 빛이 모자랄 때 자신을 드러낸다 그들은 부족과 결핍에 이미 익숙해서 그렇다 강은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얼굴이다 그 얼굴이 조용하다 세월이 그 수심 깊은 얼굴에 흘러&nbsp; 눈물이 된다 바다가 된다
&nbsp; -이로
<h1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바다가 된다.&quot;}]}]}">&nbsp;</h1>

강과 별

| 두 세계, bkksg, 2023,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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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계

별의 그늘 | 이로, 디지털콜라주, 2023
&nbsp;
내 마음의 주변에는 늘 그랬듯
유별나게 그늘이 많이 졌다
&nbsp;

어둠은 쉽사리 나를 놓지 못하고 내 주변을 에워쌌고
많은 것들이 숨죽여 우는 것을 들었다
&nbsp;

나는 저주받은 인간, 아니 쇠락하는 별
&nbsp;

별의 그림자는 내 몸이 자라는 만큼 더 큰 그늘이 되어
이제는 두 손으로 가려지지 않는 하늘을 에워싸며
이토록 만질 수도 없는 어둠에 나는 둘러싸여
&nbsp;

그늘이 많이 지는 것에 영문을 모른 채
굳이 추락하였다
&nbsp;

쇠락하여 추락하는 별
&nbsp;

별들은 나를 떠받들어
끊임없이 어둠 속에 갈라져
뻗어 가도록 한다

별의 그늘

<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images.unsplash.com/photo-1433863448220-78aaa064ff47?ixlib=rb-4.0.3&amp;ixid=M3wxMjA3fDB8MHxwaG90by1wYWdlfHx8fGVufDB8fHx8fA%3D%3D&amp;auto=format&amp;fit=crop&amp;w=3131&amp;q=80" width="60%" height="60%">
&hellip; (흐린 하늘, 여름 장대비가 퍼붓는 도서관 주차장에는 우산도 없이 비에 흠뻑 젖은 채 마주 선 둘 뿐이다.)
&nbsp;
&nbsp;&ldquo; 신은 이미 당신에게 깃들어 있어요.
&nbsp;버클리는 내가 보고 듣지 못하는 상태에서 존재에 대한 증명을 &lsquo;신이 모든 것을 보고 듣기 때문&rsquo;이라 말했어요.
&nbsp;근데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신은 당신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nbsp;저 태양이 아니고 달이 아니라, 도처에 설치된 CCTV가 아니라
&nbsp;내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을 다름 아닌 바로 &nbsp;당신이 보고 듣기를 바라고 상상했다고요! &ldquo;
(두 사람은 맞은 비에 미동이 멈추지 않는 속눈썹만을 서로 바라볼 뿐이다. )
&nbsp;&ldquo; 근데 정말 당신이었던 거예요. 그리고 지금 내 앞에 나타난 거예요.
&nbsp;여름 한 낮 아래 우는 저 매미처럼,
&nbsp;비에 젖은 아스팔트를 밟고 달려가는 저 경찰차 사이렌 소리처럼.
&nbsp;이제 내가 당신을 보고 들을 수 있어요. 이렇게&hellip;
&nbsp;이렇게 만져볼 수도 있겠죠. &ldquo;
&nbsp;
&nbsp;&rdquo; 당신이 신이 아닌 이유가 있긴 해요? &ldquo;
&nbsp;

장면#0 : 신(가제)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lef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quot;}]}]}">| 이로, 디지털콜라주, 2023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quot;}]}]}">&nbsp;
<div id="SE-13c18a62-9ff3-41b2-b688-55509e240725" class="se-component se-text se-l-default" style="text-align: center;" data-compid="SE-13c18a62-9ff3-41b2-b688-55509e240725" data-a11y-title="본문">
<div class="se-component-content">
<div class="se-drop-indicator" data-unitid="" data-compid="SE-13c18a62-9ff3-41b2-b688-55509e240725" data-direction="top">
<div class="se-section se-section-text se-l-default se-is-focused">
<div id="SE-79cf83bc-09fa-4b51-8816-011f426baa8b" class="se-module se-module-text __se-unit">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비가 오면 사라질지언정
내 미련한 발자국이 땅에 깊숙이 스미어
오늘만이라도 너에게로 가는
거룩한 발자취가 되기를
서슴지 않는 일이다
&nbsp;

살아내는 것도 이와 같다
&nbsp;

</div>
</div>
</div>
</div>
</div>
<div id="SE-74f7ac72-cff7-4aaa-bec3-3766f4046d69" class="se-component se-text se-l-default" data-compid="SE-74f7ac72-cff7-4aaa-bec3-3766f4046d69" data-a11y-title="본문">
<div class="se-component-content">
<div class="se-drop-indicator" data-unitid="" data-compid="SE-74f7ac72-cff7-4aaa-bec3-3766f4046d69" data-direction="top">
<div class="se-section se-section-text se-l-default se-is-focused">
<div id="SE-fe374e64-3057-4ff7-9c87-713106bbb793" class="se-module se-module-text __se-unit">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어느 날
타오르는 홍염에 다가가
산산이 흩어지는
찰나의 뜨거운 먼지가 되어
기꺼이 사라지는 일이다
&nbsp;

살아내는 것도 이와 같다
&nbsp;

나는 바란다
살아내는 것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언젠가 영혼의 비상(飛翔)을 앞다투어 꿈꾸는
단 한 번의 날개 짓이 되기를
&nbsp;

사랑하고 살아내는 것도 이와 같다
&nbsp;
-이로



</div>
</div>
</div>
</div>
</div>

좋아하고 사랑하는

&nbsp;
&nbsp;
세상 전부가 
파란 들숨과 날숨으로 가득한 새벽을
넋 놓고 걸었다
​
지고 만 어제 달과 태양은&nbsp;
도무지 기억에 없다
​
한숨 섞인 하늘 아래
그늘진 희끄무레한 길 모퉁이 돌고 나면 
생과 사의 경계에 서 있는 모든 게 깨어나는 이 시간을
내 파란 핏줄에 감아낸다
​
하늘 구석에서
빛마저 으스러지는 태양이 떠오르기 전에 
세상 숨 내쉬는 생애들에
제일 먼저 사랑을 보태야지
​
이 시퍼런 경계에 서서
이슬 젖은 땅 풍기는 내음
마음 깊이 아스라이 스민다.
​

새벽유감

<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blog.kakaocdn.net/dn/dryJNH/btso7iDJJzi/2AuALLqtA6XIMvggG20gYK/img.jpg" width="40%" height="40%">
&nbsp;
태양도 흑점이 있듯
나도 너무나 활활 타올랐나봐
그렇게 내 몸을 스스로 지지고 나서야 알겠더라 
내가 별이였다는 것을 
​
흉이 어느날 훈장이 되지 않겠느냐고 
내 친구는 말했다
​
그래 
그런 나를 용서한다 
​
지난 날 작열하던 나 
모든것을 태워버리고 
이제는 식어가는 별이 되었노라고 
​
그러나 별은 별이다 
우리에겐 늘 햇살이 비추듯
나는 이제 아프지않게 따뜻해지겠노라고 
​
그래 
이런 나를 용서한다.
​

<div id="SE-c92ec288-dbc6-4307-bce3-208415acf471" class="se-component se-text se-l-default">
<div class="se-component-content">
<div class="se-section se-section-text se-l-default">
<div class="se-module se-module-text">
&nbsp;
&nbsp;
네가 하는 말은 조금 패어 있다
하늘 같다가도 낭떠러지 같아
​
모래알 발로 으깨면 나는 소리
서걱서걱
그래서 가끔 네 목소리가 듣기 힘들어
​
그래도 그냥 널 사랑해 
그러니까 이불 덮고 푹 잘 자
​
시끄러운 세상이 그저 시끄러워서 그래
​
너는 강한 사람이야
그럼, 언제나 잘하고 있지
존재 자체가 더없는 축복인 걸
​
그러니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
그럴 거야.
&nbsp;
- 이로
​
</div>
</div>
</div>
</div>
<div id="SE-d3050b44-50d5-48be-9e8a-d1b67aed9564" class="se-component se-horizontalLine se-l-line1">
<div class="se-component-content">
<div class="se-section se-section-horizontalLine se-l-line1 se-section-align-center">
<div class="se-module se-module-horizontalLine" style="text-align: center;">&nbsp;</div>
</div>
</div>
</div>

위로

<img src="https://mblogthumb-phinf.pstatic.net/MjAyMzA3MjJfMTEz/MDAxNjkwMDA0MzQ2MTk1.P5rpXPZIL2FfltARWmnXKaZ0Il1X94BXobaYGVKuJPAg.Y0_yoEz5FKcKuVmTWViQdfWo48lzwddh60CL6p6e5ZYg.JPEG.txter_jaya/IMG_0798.jpg?type=w800" width="80%" height="80%">
&nbsp;
날씨 미쳤다
쨍쨍한 땡볕
버스 정류장
&nbsp;
아 제발 시원한 버스
아 진정 차가운 바람
&nbsp;
버스 오기만 목 빠져라
&nbsp;
갈 곳 잃은 양손&nbsp;
바지 주머니 뒤적뒤적
&nbsp;
어라
레몬사탕!
&nbsp;
노오란 빛깔 알맹
한 입 쏙
&nbsp;
입 안을 놀이터마냥 꺄르르 굴러다니는데
타고 노는 그네마냥 시다 달다
&nbsp;
세상 상큼
꿀맛이다
레몬맛 꿀!
&nbsp;
사탕일랑 동글동글 놀다 보니&nbsp;
&nbsp;
아
버스 왔다
&nbsp;
2023. 7. 21
이로, &lt;레몬사탕&gt;
 책방물결 50일 하루 쓰기 모임 #2일차

레몬사탕

이 어린 것이 매번 사람을 살리고 온다
&nbsp;
야무지고 동근 손끝으로
사람이 목숨줄을 쥐고 애쓰는 흔적을 수없이 닦고&nbsp;
또 닦고 가지런히 하는 일을 하는다
&nbsp;
죽고 사는 일에 있어서&nbsp;
사람이 얼마나 나약하고
얼마나 억척같은지
작고 단단한 손끝
그 손끝으로
두드리고 또 두드려보며
가까스로 숨쉬는 미미한 생명력을 가늠하고 또 가늠한다
&nbsp;
환자 본다고 그 좁은 공간을 매번 바쁘게 쏘다니다
오늘도 만 보 넘게 걸었다고 풀풀거리고는
제 퉁퉁 부은 발바닥과 종아리를 주무르다&nbsp;
픽 쓰러지듯 잠에 든다
&nbsp;
쿨쿨 자는 속눈썹 아래
오늘 하루 지낸 고단함이 오롯이 그늘지는다
&nbsp;
보고 있자니 속이 텁텁하다
&nbsp;
눈 감고 잠 자는 시간만이라도&nbsp;
매일 보살피는 생명만큼
네 지친 몸과 마음도 잘 살폈으면
&nbsp;
네가 매일 두드리는 사람들 마음보다
네 맘에 작게 울리는 요동하나&nbsp;
놓치지 않았으면
&nbsp;
- 이로
&nbsp;

내 동생은 간호사

사는 일&nbsp;온통 고달파
마음에 이는 고요한 파동하나 미처 알아채지 못해
그 끝에 도달하였는가&nbsp;
&nbsp;
도달한 발끝 너머로 보이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이 비어있는
널찍한 땅&nbsp;
&nbsp;
우리가 가진 테두리 안쪽을 그대로 비워둔 채 우리
밖에서 온갖 가져다 채우고 채우며
비천한 삶에 한가득 우리를&nbsp;욱여넣고&nbsp;있었다&nbsp;
&nbsp;
누가 그리 하자했는지&nbsp;알 겨를도 없이
야속하길 이루 말할 수&nbsp;없으이&nbsp;
&nbsp;
가운데 그 빈 땅&nbsp;
&nbsp;
텅 빈 우리 땅을 알아채기엔&nbsp;
이미 미천하고 비루해진 현상은
과연 누구네 비극인가&nbsp;
&nbsp;
가진 전부를 내놓고 우리는
온갖 걸 치렁치렁 달고자 하는데
멈추지 못하는 허영은 여전히 갈피 없다&nbsp;
&nbsp;
가운데 그 빈 땅&nbsp;
&nbsp;
-이로
&nbsp;

가운데 땅 그 빈자리 - 해제

<img src="https://images.unsplash.com/photo-1642285230633-cf8012546f14?ixlib=rb-4.0.3&amp;ixid=M3wxMjA3fDB8MHxwaG90by1wYWdlfHx8fGVufDB8fHx8fA%3D%3D&amp;auto=format&amp;fit=crop&amp;w=2940&amp;q=80" width="80%" height="80%">
&nbsp;
한자를 공부하다
 '화할 화'자를 쓰는 날이었다
​
한자는 우리 말이랑 달라
세종대왕님 은혜를 떠올리며
글자를 쓴다
​
和
벼(禾)를 식구(口)들 끼리 나눠먹으며 화목하다는 뜻
어여쁘다
​
그러다
和와 뜻이 반대인 '싸운 전'자를 배운다
戰
글자에 담긴 분노와 버거움, 부채감
그리고 죄의식
​
모두가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
평평하고 和한 세상
평화(平和)!
​

한자공부1

디지털시대 유감 -2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우리는 밀도 높은 사회에 살고 있다. &quot;}]}]}"><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Te0hpW8327Nh-OqyGVP4zHaiqH4.jpg" width="80%" height="80%">
&nbsp;
1. 밀도높은 사회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우리는 밀도 높은 사회에 살고 있다. &quot;}]}]}">우리는 밀도 높은 사회에 살고 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한정된 공간 속 입자 개수를 \u0027밀도\u0027라고 이른다. 밀도가 강해지는 순으로 기체-액체-고체로 물질 상태를 나열할 수 있다. 이러한 물질세계의 운동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양새와도 닮아있다. &quot;}]}]}">&nbsp;한정된 공간 속 입자 개수를 '밀도'라고 이른다. 밀도가 강해지는 순으로 기체-액체-고체로 물질 상태를 나열할 수 있다. 이러한 물질세계의 운동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양새와도 닮아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요즘은 더욱이 그렇다. 주차 공간을 위해 놀이터를 없애도 모자랄 정도로 빼곡히 늘어선 자동차, 한정된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청년들, 스크롤을 내리고 내려도 끝이 없는 볼거리. &quot;}]}]}">요즘은 더욱이 그렇다. 주차 공간을 위해 놀이터를 없애도 모자랄 정도로 빼곡히 늘어선 자동차, 한정된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청년들, 스크롤을 내리고 내려도 끝이 없는 볼거리.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너도 하니 나도 하기 위해 가지는 것과 갖추는 것들이 도처에 빼곡하다. 우리가 물질세계를 사는 한, 어떤 식으로든 우리가 생산한 부산물은 공간을 차지하며 복잡해진다. 그에 따라 \u0027고립된 구조 속 무질서한 정도는 계속해서 증가한다\u0027는 엔트로피 법칙(entropy, 열역학 제2법칙)을 그대로 실현하는 셈이다.&quot;}]}]}">너도 하니 나도 하기 위해 가지는 것과 갖추는 것들이 도처에 빼곡하다. 우리가 물질세계를 사는 한, 어떤 식으로든 우리가 생산한 부산물은 공간을 차지하며 복잡해진다. 그에 따라 '고립된 구조 속 무질서한 정도는 계속해서 증가한다'는 엔트로피 법칙(entropy, 열역학 제2법칙)을 그대로 실현하는 셈이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무언가를 계속 채우려는 욕망 때문일까? 우리는 빈 화폭 위에 끊임없이 피사체들을 그려 넣듯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세상은 어느덧 포화상태에 이르렀다.&quot;}]}]}">&nbsp;&nbsp;무언가를 계속 채우려는 욕망 때문일까? 우리는 빈 화폭 위에 끊임없이 피사체들을 그려 넣듯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세상은 어느덧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포화에 이른 에너지는 분출시키든 변환시키든지 해야 하는데 시간도 신대륙도 인류가 모두 발견한 지금, 우리는 끊임없이 팽창하는 에너지를 &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디지털 세계&quot;}]}],&quot;styleType&quot;:&quot;bold&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라는 거대한 공간으로 분출하고 있다. &quot;}]}]}">포화에 이른 에너지는 분출시키든 변환시키든지 해야 하는데 시간도 신대륙도 인류가 모두 발견한 지금, 우리는 끊임없이 팽창하는 에너지를&nbsp;디지털 세계라는 거대한 공간으로 분출하고 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포화에 이른 에너지는 분출시키든 변환시키든지 해야 하는데 시간도 신대륙도 인류가 모두 발견한 지금, 우리는 끊임없이 팽창하는 에너지를 &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디지털 세계&quot;}]}],&quot;styleType&quot;:&quot;bold&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라는 거대한 공간으로 분출하고 있다. &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2. 이주정책&quot;}]}]}">&nbsp;2. 이주정책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2. 이주정책&quot;}]}]}">영국의 팀 버너스리가 웹(WWW, World Wide Web)이라는 또다른 광야를 발견한다(1990). 이후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야후, 메타(페이스북)와 트위터, 한국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각자의 방식으로 웹을 개척하고,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도시 국가를 건설한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2. 이주정책&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영국의 팀 버너스리가 웹(WWW, World Wide Web)이라는 또다른 광야를 발견한다(1990). 이후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야후, 메타(페이스북)와 트위터, 한국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각자의 방식으로 웹을 개척하고,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도시 국가를 건설한다.&quot;}]}"><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WGZfREc8NnyDYuZBcewGk9V3hQM.png" alt="가상 디지털 세계의 지도" width="80%" height="80%">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영국의 팀 버너스리가 웹(WWW, World Wide Web)이라는 또다른 광야를 발견한다(1990). 이후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야후, 메타(페이스북)와 트위터, 한국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각자의 방식으로 웹을 개척하고,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도시 국가를 건설한다.&quot;}]}">&nbsp; &nbsp; 디지털 세계 지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사람들은 하이퍼링크(Hyperlink)와 웹주소(URL, Uniform Resource Locator) 통해 다른 공간으로 접속하고 유랑(Web Surfing)하며 정보라는 발자욱을 남긴다. 검색창과 포털사이트라는 유통망을 통해 정보를 취득 및 소비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는 삽시간에 거대한 디지털 생태계를 꾸려왔다.&quot;}]}]}">사람들은 하이퍼링크(Hyperlink)와 웹주소(URL, Uniform Resource Locator) 통해 다른 공간으로 접속하고 유랑(Web Surfing)하며 정보라는 발자욱을 남긴다. 검색창과 포털사이트라는 유통망을 통해 정보를 취득 및 소비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는 삽시간에 거대한 디지털 생태계를 꾸려왔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처음엔 팀 버너스리가 만든 html 태그 자체를 이용한 형식으로 기능을 이용하며 &lsquo;디지털 이주자&rsquo;들은 간단한 움막 정도를 짓고 잠시간 머물다 떠나는 식에 간소하게 살아갔다. 그리고 점점 그들은 좀 더 세련된 사용경험을 제시하는 검색 플랫폼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는 도시국가에 정착한다. &quot;}]}]}">처음엔 팀 버너스리가 만든 html 태그 자체를 이용한 형식으로 기능을 이용하며 &lsquo;디지털 이주자&rsquo;들은 간단한 움막 정도를 짓고 잠시간 머물다 떠나는 식에 간소하게 살아갔다. 그리고 점점 그들은 좀 더 세련된 사용경험을 제시하는 검색 플랫폼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는 도시국가에 정착한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이후 디지털 세계를 향한 이주 현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이주자들은 개인정보를 여권과 세금 삼아 \u0027나의 계정\u0027이라는 집을 임대하고 해당 에서 제시하는 사회문화를 학습하여 실제 경제 활동, 다양한 정보 습득을 하는 등 변화무쌍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quot;}]}]}">이후 디지털 세계를 향한 이주 현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이주자들은 개인정보를 여권과 세금 삼아 '나의 계정'이라는 집을 임대하고 해당 에서 제시하는 사회문화를 학습하여 실제 경제 활동, 다양한 정보 습득을 하는 등 변화무쌍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마침내 현실(off-line)에서도 인터넷(on-line)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두 세계는 강하게 유착된다.&quot;}]}]}">마침내 현실(off-line)에서도 인터넷(on-line)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두 세계는 강하게 유착된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영국의 팀 버너스리가 웹(WWW, World Wide Web)이라는 또다른 광야를 발견한다(1990). 이후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야후, 메타(페이스북)와 트위터, 한국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각자의 방식으로 웹을 개척하고,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도시 국가를 건설한다.&quot;}]}"><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bau08nCs0D9LnPzGnlTxSa-yE9o.jpeg" width="80%" height="80%">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영국의 팀 버너스리가 웹(WWW, World Wide Web)이라는 또다른 광야를 발견한다(1990). 이후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야후, 메타(페이스북)와 트위터, 한국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각자의 방식으로 웹을 개척하고,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도시 국가를 건설한다.&quot;}]}">인터넷 역사를 간단하게 설명한 인포그래픽. 출처) <a href="https://joelin.cc/?p=927">https://joelin.cc/?p=927</a>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righ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는 순간,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연필을 쥐고 종이에 마음 울림을 써내리면 시인의 세계가 열리고 피아노를 치는 순간 공간은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찬 세계가 되며, 팁승한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 지구의 모습을 작고 새롭게 마주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컴퓨터와 스마트폰, 나아가 인터넷이 장착된 사물(IOT, Interntet of Things)을 통해 매일같이 접할 수 있는 디지털 세계는 인류역사상 가장 고도화되고 신박한 세계다. &quot;}]}]}"><a style="color: rgb(241, 196, 15);" href="../essay/82">다음편 보러가기</a> &gt;

디지털시대 유감 -1

| Taeguek, 2023
&nbsp;
입체 평면 | 혼합 재료
Mixed Media behind Canvas. 35cm x35cm

태극

&nbsp;
<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WJD_S_MfuegGkITdhsN0p7992p8.jpg" width="60%" height="60%">
전시 포스터 디자인
&nbsp;
<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Ua-TBDzVsuFoBhWzn_IikdZllrI.jpg" width="80%" height="80%">
<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mg9XH5IpALHz8H5BJnG8Om3lxaw.png" width="80%" height="80%">
리플릿 디자인
&nbsp;
<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ASjiFzY1_YUJx2nk5tk2dnymGHM.png" width="60%" height="60%">
X배너 디자인
&nbsp;
<img src="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aLQp/image/IKVKvHHwcY2N03GSdgqDajRhIbQ.JPG" width="597" height="447">
에코백 디자인
&nbsp;
<img src="https://cdn-bastani.stunning.kr/prod/portfolios/441c79d5-9d36-40c0-ab23-aee25f2c46a5/contents/j43NogwxiTsgyxC2.%E1%84%8C%E1%85%A5%E1%86%AB%E1%84%89%E1%85%B5%20%E1%84%80%E1%85%A5%E1%86%AB%E1%84%86%E1%85%AE%E1%86%AF%20%E1%84%8B%E1%85%AC%E1%84%87%E1%85%AE%20%E1%84%8C%E1%85%A5%E1%86%AB%E1%84%80%E1%85%A7%E1%86%BC1.jpeg" width="100%" height="100%">
Main Visual Design
2023.06.15 - 07.22
h.art1_euljiro X sahngupgallery
&nbsp;
<a title="전시 설명" href="http://sahngupgallery.com/335">전시 설명</a>

CROSSING 1

| The Kkoccjari,&nbsp;2023
&nbsp;
입체 평면 | 혼합 재료
Mixed Media behind Canvas. 40.9cm x31.8cm

꽃자리

벽만 보고 사는 사람

시처럼 다가온 운명에 잠시 머무르며 오롯이 가는 것들 오는 것들 사이를 오가며
&nbsp;
그 회한에 귀 기울여 어디로 향할지 잊은 채였다
&nbsp;
내가 가는 길은 누구나 아는 불모지 사람들이 보려 않고 가지 않는 가운데 땅 그 안으로 가는 길이라
&nbsp;
참 야속하고 쾌한 일이다
&nbsp;
한 꺼풀 힘껏 부여 쥐던 장막이 걷히더니 비로서 다음에야 할 일이 보인다 소리 없이 울던 지난날의 내 속 공명이 어디로 그 길을 향하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왜 여기에 도달했는지를 이제 아는가?
&nbsp;
울림은 여전히 계속해서 내 가야 할 길 내비치는 불빛이 되는다 사랑하여 살아가는 자
&nbsp;
온통 설움에 젖어 이제야 그 존재를 내비치는 그 소리는 감히 외면할 수 없는 중력과도 같이 여겨지는다
&nbsp;
&nbsp;

가운데 땅 그 빈 곳 - 목적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밤 풍경 내리쬐어&quot;}]}]}"><img src="https://images.unsplash.com/photo-1509264241942-e0f554893e92?ixlib=rb-4.0.3&amp;ixid=MnwxMjA3fDB8MHxwaG90by1wYWdlfHx8fGVufDB8fHx8&amp;auto=format&amp;fit=crop&amp;w=1287&amp;q=80" width="100%" height="100%">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밤 풍경 내리쬐어&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밤 풍경 내리쬐어&quot;}]}]}">밤 풍경 내리쬐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검게 흐르나 그 위에 별빛 머금은 강가를 바라보니&quot;}]}]}">검게 흐르나 그&nbsp;위에 별빛 머금은 강가를 바라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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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광채가 실로 경이로와&quot;}]}]}">그 광채가 실로 경이로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주변 것은 보잘것없어 뵐까 염려스럽구나&quot;}]}]}">주변 것은 보잘것없어 뵐까 염려스럽구나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러나 일찍이 높이 솟은 나무가 바라보건대&quot;}]}]}">그러나 일찍이 높이 솟은 나무가 바라보건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강물이 흐르며 만든 찬란한 명암은&quot;}]}]}">강물이 흐르며 만든 찬란한 명암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실로 그림의 한 폭이니라&quot;}]}]}">실로 그림의 한 폭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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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이 땅에 난 사람들은&quot;}]}]}">이 땅에 난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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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등불 하나 없이 빛나&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는 보석 같은 &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당신을&quot;}]}]}">등불 하나 없이 빛나는 보석 같은&nbsp;당신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어떻게 하면 저 강물처럼&quot;}]}]}">어떻게 하면 저 강물처럼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별빛으로 녹아내리게 할 수 있을까?&quot;}]}]}">별빛으로 녹아내리게 할 수 있을까?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누가 감히 깨뜨리고&quot;}]}]}">누가 감히 깨뜨리고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부수어 무너뜨릴 수 있을까&quot;}]}]}">부수어 무너뜨릴 수 있을까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뭍 경계에 넘실거리는 파도와&quot;}]}]}">뭍 경계에 넘실거리는 파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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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세상 아름답다는 풍경은&quot;}]}]}">세상 아름답다는 풍경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자태가 기이하고&quot;}]}]}">그 자태가 기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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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높이 솟아 홀로 서 있는 나는&quot;}]}]}">높이 솟아 홀로 서 있는&nbsp;나는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다채로운 당신 별빛을 필요로 하는다&quot;}]}]}">다채로운 당신 별빛을 필요로 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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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홀로 빛을 품어 견고한 마음을 가진 당신이&quot;}]}]}">홀로 빛을 품어 견고한 마음을 가진 당신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풍파에 힘껏 부서지고 으깨어지어&quot;}]}]}">풍파에 힘껏 부서지고 으깨어지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마침내 별빛 머금은 찬란한 물결 되어&quot;}]}]}">마침내 별빛 머금은 찬란한&nbsp;물결 되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게로 와주오&quot;}]}]}">내게로 와주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게 온몸으로 쏟아지어&quot;}]}]}">내게 온몸으로 쏟아지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가 당신을 머금고&quot;}]}]}">내가 당신을 머금고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늘을 뭍사람들에게 쉼터로 내어주듯&quot;}]}]}">그늘을 뭍사람들에게 쉼터로 내어주듯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당신도 파도가 되어 내게 별빛을 내어주오&quot;}]}]}">당신도 파도가 되어 내게 별빛을 내어주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별빛 물결 되어!&quot;}]}]}">별빛 물결 되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별빛 물결 되어!&quot;}]}]}">&nbsp;

별빛 물결

| Deer
&nbsp;
3d modeling, blender, 2021

사슴

| Lovedream
패턴 | Pattern , 2020

상사몽

<img src="https://bkksg-images.s3.ap-northeast-2.amazonaws.com/ProjectImages_highquality/Asset+3xxhdpi.png" alt="blue hour character" width="100%" height="100%">
&nbsp;
<iframe style="display: table;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player.vimeo.com/video/305223641?title=0&amp;byline=0&amp;portrait=0&amp;color=8dc7dc" width="100%" height="100%" allowfullscreen="allowfullscreen"></iframe>
-
<iframe src="https://player.vimeo.com/video/301468311?title=0&amp;byline=0&amp;portrait=0&amp;color=8dc7dc" width="100%" height="100%" allowfullscreen="allowfullscreen"></iframe>
Media Art Project 'BlueHour' 
for 2018 Hongik University Digital Media Design Graduation Exhibition.
&nbsp;
<h3 style="text-align: center;"><a style="color: rgb(236, 240, 241); background-color: rgb(0, 0, 0);" title="기획한 보러가기" href="https://drive.google.com/file/d/1p5QxPrdWNiq6GsHxe97zccRekT8T8y-F/view?usp=share_link" target="_blank" rel="noopener">CLCIK : 기획안 보러가기</a></h3>
&nbsp;

파란시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u0027모르게끔 한다\u0027는 것은 &quot;}]}]}"><img src="https://i.pinimg.com/564x/72/d1/74/72d1743bd49927290aace5acbcde1b07.jpg" width="300px" height="300px">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u0027모르게끔 한다\u0027는 것은 &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u0027모르게끔 한다\u0027는 것은 &quot;}]}]}">'모르게끔 한다'는 것은&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실로 나에게 대단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quot;}]}]}">실로 내게 대단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가 &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알고는 있으나 그 존재는 &quot;}]}]}">내가&nbsp;알고는 있으나 그 존재는&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가 알지 못하는 끝없는 우주로 들어간 것이며&quot;}]}]}">내가 알지 못하는 끝없는 우주로 들어간 것이며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저 너머에 자리 잡은 것이며&quot;}]}]}">그 너머에 자리 잡은 것이며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실로 존재는 하나,&quot;}]}]}">실로 존재는 하나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 우주에 더이상&quot;}]}]}">내 우주에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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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존재는 하지만 나는 &quot;}]}]}">존재는 하지만 나는&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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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너는 그러므로 나를 영원히 알지 못한다&quot;}]}]}">너는 그러므로 나를 영원히 알지 못한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틈새는 벌어져 서로를 잊히고 만다&quot;}]}]}">틈새는 벌어져 서로를 잊히고 마는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틈새는 벌어져 서로를 잊히고 만다&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틈새는 벌어져 서로를 잊히고 만다&quot;}]}]}">-이로

틈새의 비밀

| Jagae
디지털 프린팅&nbsp;&nbsp;| Digital Printing , 2019

자개

<img style="display: block; margin-left: auto; margin-right: auto;" src="https://i.pinimg.com/564x/87/ac/37/87ac37b631eb134fd512e861a1b40aec.jpg" width="170" height="850">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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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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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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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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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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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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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전장

| Say Hello
디지털 콜라주&nbsp; | Digital Collage , 2022

안녕

|&nbsp;A Flower Blooming on The Plateau
디지털 콜라주&nbsp; | Digital Collage, 2022

고도 위 피어난 꽃 한 송이

|Butterfly Waltz
디지털 콜라주 | Digital Collage , 2022

나비춤

| Holong
디지털 콜라주 | Digital Collage , 2022

호롱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quot;}]}]}">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nbsp;&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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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스무살이 훨씬 넘은 지금 놀랍게도 나는 지금까지 이룬 게 아무 것도 없다! &quot;}]}]}">스무 살이&nbsp;훨씬 넘은 지금 놀랍게도 나는 지금까지 이룬 게&nbsp;아무것도&nbsp;없다!&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남은 것은 타고난 반골 기질과, 원하는 것은 무조건 이뤄야겠다는 무지몽매한 아집 뿐. &quot;}]}]}">남은 것은 타고난 반골 기질과, 원하는 것은 무조건 이뤄야겠다는 무지몽매한&nbsp;아집뿐.&nbsp;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런 내가 사춘기부터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quot;}]}]}">그런 내가 사춘기부터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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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저 절실한 습관이었다. &quot;}]}]}">그저 절실한 습관이었다.&nbsp;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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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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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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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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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글2

| Hwaeom,&nbsp;2022
&nbsp;
입체 평면 | 혼합 재료
Mixed Media behind Wood Panel. 13.8" x13.8"

들꽃

| The Wave,&nbsp;2022
&nbsp;
입체 평면 | 혼합 재료
Mixed Media behind Wood Panel. 16.7" x11.9"

<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c3r8m-0-0">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left;" data-offset-key="c3r8m-0-0">&lt;기록 2019.2.15&gt;</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left;" data-offset-key="c3r8m-0-0">2018.12.10~2019.2.13 마침.</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center;" data-offset-key="c3r8m-0-0">&nbsp;</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center;" data-offset-key="c3r8m-0-0"><img src="https://bkksg-images.s3.ap-northeast-2.amazonaws.com/ProjectImages_highquality/51970233_2066403433476911_4383579450638336000_o.jpg" width="100%" height="100%"></div>
</div>
<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634rb-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634rb-0-0">&nbsp;</div>
</div>
<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3cr3l-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3cr3l-0-0"> 개인프로젝트 &lt;오늘도 꽃은 피어라&gt;를 드디어 마무리합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대학생활을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근 10년간(2008~2018)의 일기와 그림을 책으로 엮어 전시 후, 은사 이태훈 선생님께 완성한 제 시집을 전달하는 어려운 숙제를 푸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습니다.</div>
</div>
<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99b5n-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99b5n-0-0">&nbsp;</div>
</div>
<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feudn-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feudn-0-0"> 글을 쓰는 것은 그냥 답답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쌓아놓은 기록들을 보니 양이 엄청나더군요. 쌓인 글들은 점점 시의 형식을 갖춰가기 시작했습니다. 때문에 언젠가는 한 권의 시집으로 정리하고 다시 써내려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nbsp;</div>
</div>
<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4nvu-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4nvu-0-0">&nbsp;</div>
</div>
<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4lu2d-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4lu2d-0-0"> 그 과정에서 도와준 많은 친구들과 인연들에게 감사합니다! 사진은 서애희 친구와 동생 임수민께서 도움 주셨습니다.</div>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4lu2d-0-0">&nbsp;</div>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4lu2d-0-0"><img src="https://bkksg-images.s3.ap-northeast-2.amazonaws.com/ProjectImages_highquality/IMG_2182.jpg" width="100%" height="100%"></div>
</div>
<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6qveg-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6qveg-0-0">&nbsp;</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left;" data-offset-key="6qveg-0-0">차례</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left;" data-offset-key="6qveg-0-0">1. 탕자의 기도</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left;" data-offset-key="6qveg-0-0">2. 허무의 추상</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left;" data-offset-key="6qveg-0-0">3. 창공이 되어</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left;" data-offset-key="6qveg-0-0">4. 오늘도 꽃은 피어라</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left;" data-offset-key="6qveg-0-0">5. 위대한 정오</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left;" data-offset-key="6qveg-0-0">6. Love, Valentine</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center;" data-offset-key="6qveg-0-0">&nbsp;</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center;" data-offset-key="6qveg-0-0">*</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center;" data-offset-key="6qveg-0-0">&nbsp;</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54unm-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54unm-0-0">&ldquo;글쓰기는 각인(刻印)이다&rdquo; </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fm54l-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fm54l-0-0">&nbsp;</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1h00b-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1h00b-0-0"> 지나간 어린 나날을 지나 스무 살 그 문턱에서 발렌타인(Valentine)을 만나고 지금 여기까지에 이르렀다. </div>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1h00b-0-0">이는 그 과정을 함께한 10년 간의 기록들이다.&nbsp;</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2hcrn-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2hcrn-0-0">&nbsp;</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efsen-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efsen-0-0"> 모든 사람들이 꽃과 같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div>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efsen-0-0">바깥 세상의 풍파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격렬히 충돌하며 나무가 원래 자신의 몸에 없었던 꽃을 피워내는 것처럼 사람들도 그들만의 꽃을 피우기를.&nbsp;</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b76tu-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b76tu-0-0">&nbsp;</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el9bd-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el9bd-0-0"> 그리고 피워낸 꽃은 언젠가 지기 때문에 그 순간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를. </div>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el9bd-0-0">오늘도 꽃을 피울 수 있기를 지금도, 앞으로도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984id-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984id-0-0">&nbsp;</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dnlc-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dnlc-0-0">_ 2018.12.12 전시. 작품 설명글</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1unlv-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1unlv-0-0">책 &lt;오늘도 꽃은 피어라&gt; 본문 중_</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c88l7-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c88l7-0-0">&nbsp;</div>
</div>
<div class="" style="text-align: center;"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1r7i5-0-0">
<div class="_1mf _1mj" data-offset-key="1r7i5-0-0">저자 임이로</div>
</div>
<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2scm8" data-offset-key="1gs3l-0-0">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center;" data-offset-key="1gs3l-0-0">제자 임이로 드림.</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center;" data-offset-key="1gs3l-0-0">&nbsp;</div>
<div class="_1mf _1mj" style="text-align: center;" data-offset-key="1gs3l-0-0">*</div>
</div>

오늘도 꽃은 피어라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노를 저어라. &quot;}]}]}"><img src="https://images.unsplash.com/photo-1508624217470-5ef0f947d8be?ixid=M3wxMjA3fDB8MXxhbGx8fHx8fHx8fHwxNjg5MjcwMjYzfA&amp;ixlib=rb-4.0.3&amp;auto=format&amp;fit=crop&amp;w=2000&amp;q=60" width="80%" height="80%">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노를 저어라. &quot;}]}]}">노를 저어라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거머쥐어야 할 고통이 &quot;}]}]}">거머쥐어야 할 고통이&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위로 뜬 뜨거운 태양만큼 가련하고 아련하여 &quot;}]}]}">그 위로 뜬 뜨거운 태양만큼 가련하고 아련하여&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심장의 실핏줄을 모두 도려내는 마음일지라도. &quot;}]}]}">심장의 실핏줄을 모두 도려내는 마음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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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머리를 땅바닥에 부딪히어, 그리고 깨지어 새어 나온 핏물들이 &quot;}]}]}">머리를 땅바닥에 부딪히어, 그리고 깨지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머리를 땅바닥에 부딪히어, 그리고 깨지어 새어 나온 핏물들이 &quot;}]}]}">새어 나온 핏물들이&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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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받아들여질 수 없다면&quot;}]}]}">받아들여질 수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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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는 기꺼이 감내할 것이다.&quot;}]}]}">나는 기꺼이 감내할 것이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누군가는 이 바닷물에 얼굴을 씻고, 물장구를 치겠지. &quot;},{&quot;type&quot;:&quot;br&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quot;}]}]}">누군가는 이 바닷물에 얼굴을 씻고, 물장구를 치겠지.&nbsp;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러나 놓치지 않을 것이다. &quot;}]}]}">그러나 놓치지 않을 것이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바다에. 그 내리쬐는 태양에 짓이겨 사라질지언정 &quot;}]}]}">그 바다에. 그 내리쬐는 태양에 짓이겨 사라질지언정&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노를 저어라. &quot;}]}]}">노를 저어라
<div class="wrap_item item_type_hr hr_type_4"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hr&quot;,&quot;kind&quot;:&quot;hr_type_4&quot;}">
<div class="inner_wrap">&nbsp;</div>
</div>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글_소요림&quot;}],&quot;styleType&quot;:&quot;bold&quot;}]}]}">&nbsp;

항해법1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보이지 않던 별들은&quot;}]}]}">보이지 않던 별들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빛이 모자랄 때 자신을 드러낸다.&quot;}]}]}">빛이 모자랄 때 자신을 드러낸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들은 부족과 결핍에&quot;}]}]}">그들은 부족과 결핍에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이미 익숙해서 그렇다.&quot;}]}]}">이미 익숙해서 그렇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강은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quot;}]}]}">강은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시간의 얼굴이다.&quot;}]}]}">시간의 얼굴이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얼굴이 조용하다.&quot;}]}]}">그 얼굴이 조용하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세월이 그 수심 깊은 얼굴에 흘러 &quot;}]}]}">세월이 그 수심 깊은 얼굴에 흘러&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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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바다가 된다.&quot;}]}]}">바다가 된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바다가 된다.&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당신들은 늘 그런 식이었다.&quot;}]}]}">당신들은 늘 그런 식이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내가 켜놓은 등불을 황급히 뒤에 쫓아와선&quot;}]}]}">내가 켜놓은 등불을 황급히 뒤에 쫓아와선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서둘러 꾸고는 했다.&quot;}]}]}">서둘러 꾸고는 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당신들은 늘 그런 식이었다.&quot;}]}]}">당신들은 늘 그런 식이었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앞날은 어두컴컴히 그대로 두고는&quot;}]}]}">앞날은 어두컴컴히 그대로 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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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떨어지지 않으려고만 애써, &quot;}]}]}">떨어지지 않으려고만 애써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밝힌 불씨 하나라도 숨죽여 죽여가고 있다.&quot;}]}]}">밝힌 불씨 하나라도 숨죽여 죽여가고 있다
&nbsp;

| Dawn Flowers, 2021
2D Digital Printing
&nbsp;
*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밤이 저물어오는 새벽은&quot;}]}]}">밤이 저물어오는 새벽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파란 정적으로 물이 든다.&quot;}]}]}">파란 정적으로 물이 든다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네들은 보라색 숨을 색색이며&quot;}]}]}">그네들은 보라색 숨을 색색이며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다음 날의 이슬이 되고자 기꺼이,&quot;}]}]}">다음 날 이슬 되고자 기꺼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끊임없이&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흔들리는&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것을&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반복하는&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중이다&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quot;}]},{&quot;type&quot;:&quot;br&quot;}]}">끊임없이&nbsp;흔들리기를&nbsp;반복하는다
​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렇게 파란 공기를 머금은 이슬 방울은 &quot;}]}]}">파란 공기 머금은&nbsp;이슬방울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제 몸을 지탱하는 줄기가지에 매달리어&quot;}]}]}">제 몸 지탱하는&nbsp;가지 나무에&nbsp;매달리어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새벽의 리듬을 만들어내는 중이다.&quot;}]}]}">새벽을 품은 리듬을 만들어내는다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아침을 꿈꾸는 그 영롱한 미동들은&quot;}]}]}">아침을 꿈꾸는 그 영롱한 미동들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천천히 만개(滿開)의 때를 기다리며&quot;}]}]}">천천히 만개(滿開)를 기다리며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자욱이- 숨을 내쉰다.&quot;}]}]}">자욱이 숨 내쉬는다

여명화

| Abyss, 2021
2D Digital Printing
*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심연은 아득하니&quot;}]}]}" data-block-index="3" data-shown="false">심연은 아득하니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저 먼 곳으로 비껴나가&quot;}]}]}" data-block-index="4" data-shown="false">저 먼 곳으로 비껴나가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리운 곳&quot;}]}]}" data-block-index="5" data-shown="false">그리운 곳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 수평의 선(線)&quot;}]}]}" data-block-index="6" data-shown="false">&nbsp;수평의 선(線)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그 끝에&quot;}]}]}" data-block-index="8" data-shown="false">그 끝에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quot;}]}]}" data-block-index="9" data-shown="true">나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여기 서 있는 뭍으로&quot;}]}]}" data-block-index="11" data-shown="true">여기 서 있는 뭍으로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작은 물결 위 넘실넘실&quot;}]}]}" data-block-index="12" data-shown="true">작은 물결 위 넘실넘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빛자락 실어 보내니&quot;}]}]}" data-block-index="13" data-shown="true">빛자락 실어 보내니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이들은 어떤 이의 흔적이려나&quot;}]}]}" data-block-index="15" data-shown="true">이들은 어떤 이의 흔적이려나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기억이려나&quot;}]}]}" data-block-index="16" data-shown="true">기억이려나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넘실넘실&quot;}]}]}" data-block-index="18" data-shown="true">넘실넘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다시는 돌아오지 않을&quot;}]}]}" data-block-index="19" data-shown="true">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알면서도&quot;}]}]}" data-block-index="20" data-shown="true">알면서도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는 그 깊이를 감히 헤아릴 수가 없어&quot;}]}]}" data-block-index="21" data-shown="true">나는 그 깊이를 감히 헤아릴 수가 없어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물결&quot;}]}]}" data-block-index="23" data-shown="true">물결
&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잔잔히 별처럼 쏟아지는&quot;}]}]}" data-block-index="25" data-shown="true">잔잔히 별처럼 쏟아지는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머무는 발끝에 적시는 소리&quot;}]}]}" data-block-index="26" data-shown="true">머무는 발끝에 적시는 소리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가만히&quot;}]}]}" data-block-index="27" data-shown="true">가만히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귀 기울여볼 뿐이다&quot;}]}]}" data-block-index="28" data-shown="true">귀 기울여볼 뿐이다

심연

| Birdman
디지털 콜라주 | Digital Collage , 2021
<a style="color: rgb(241, 196, 15);" title="시조각, 새의 전장" href="../poem/51">시조각, 새의 전장</a>

Love, Valentine #2

Love, Valentine #1

꽃, 그리고 고원

| The Sierra, Nov 2021
&nbsp;
입체 평면 | 혼합 재료
Mixed Media behind Canvas. 45.5cm x27.0cm
<img src="https://bkksg-images.s3.ap-northeast-2.amazonaws.com/ProjectImages_highquality/IMG_3126+(1).jpg" width="100%" height="100%">
Front Canvas
*
소요(騷擾)와 소요(逍遙) 그 사이를 노닐며
나는 스스로 어른이 되기로 했다.
은사님께 제자 林이로 드림.
&nbsp;
Behind Canvas
*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나무는 숲을 이루고자 하니&quot;}]}]}">나무는 숲을 이루고자 하니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숲은 산을 이루고&quot;}]}]}">숲은 산을 이루고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산은 맥(脈)을 이루고자 하니&quot;}]}]}">산은 맥(脈)을 이루고자 하니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산맥은 대륙을 이루리라. &quot;}]}]}">산맥은 대륙을 이루리라.&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br&quot;}]}]}">&nbsp;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바람이 불어온다&quot;}]}]}">바람이 불어온다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바람이 불어온다&quot;}]}]}">-
<p class="wrap_item item_type_text" style="text-align: center;" data-app="{&quot;type&quot;:&quot;text&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style&quot;:{&quot;font-family&quot;:&quot;Nanum Myeongjo&quot;},&quot;data&quot;:[{&quot;type&quot;:&quot;text&quot;,&quot;text&quot;:&quot;바람이 불어온다&quot;}]}]}">이로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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